중생인 우리가 일상사에 지대한 관심을 표해도 되는 일이 있고 굳이 그러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있다고 본다.
아마도 오늘이 그런 날이 아닐까 한다.
오늘이 대입 수능일이라고 한다. 온나라가 오늘 하루만큼 이 시험에 매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온 나라가 이에 몰두할 만큼 거국적인 행사(?)인가를 차분히 반문하고 싶다.
고교졸업하면 대학 진학하는 거 사람따라 차이가 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거의 자동적으로 진학하는 게
당연시된다면 왜 국가적인 호들갑을 피우야 하는가? 그냥 입시에 관련된 사람들만의 행사를 치루면 되지 않을까 한다. 유독 한국과 중국만 입시 전쟁이라 할 정도로 국가적인 거대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그냥 무심하면 어떨까?
대학 진입자가 극소수라면 이들에 대한 국가적인 성원(?)이 필요할 수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대학 진학하는
현추세로 본다면 이렇게 거국적인 행사로만 행하여야 꼭 대학 진학하는 느낌을 만끽하려나?
우리가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고 진실인지는 모른다.
하도 나라를 경영하는 인간이나 언론 방송 매체에서도 표현을 하고 있어서 듣는 우리라는 소시민들로서는 단지
긴가민가할 뿐이다. 우리의 처지가 이른바 세계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그 지경에 까지 도달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처지에서 보면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격이다.
그래,우리가 선진국 진입을 눈 앞에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대학 진학 수능일이라고 해서 거국적인 호들갑을 피우어야 하나?를 묻고 싶다.
오늘 아침에 창너머 보이는 대로에서 들리는 긴급한 사이렌 소리가 자주 들린다. 오늘이기에 그 소리의 여파를 넓은 아량심을 인내할 수 있다고? 오히려,역설적으로 수능일이기에 이런 소리를 내지 않는 게 일반인들의 청각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한다.
거리로 나가 보니 대중 버스의 앞유리에는 고사장로 간다는 안내문이 붙여 있다.
시험을 위해서 사회 각계가 도움을 주고 있다.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칭송해야 하나?
이제 우리도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와 있다는 자긍심이 있다면 모든 것들을 행함에 있어서 관련 종사자들만으로
일을 치루면 어떨까?
마치 온국민이 이 행사에 자진 참여하지 않으면 무신 불상사라도 일어날 것만 같다는 불편한 심기를 느끼게 하는 게 선진국적인 행태인가를 반문하고 싶다.
잘 먹고 잘 사는 게 삶의 요체라고는 보지 않는다.
선진국이라면 일을 해도 가능한 선의의 제3자에게는 정신적/물질적인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일을 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
올해만 대학 진학하는 시험을 보는 거 아니다.해마다 이런 행사가 되풀이 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차분한 마음가짐속에서 대학 수능일에 일어나는 제반 현상들이 꼭 바람직하다고 여길 수가 있나?
이 일에 관련된 사람들만 참여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의 일을 행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욕심을 낸다면 오늘이 수능일이라는 거 언론매체가 드러내지 않고 모르고 지나는 날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다면,너무 매정하지 않는가? 반문하겠지만 세상사란 것을 우리 모두가 일일이 다 알고 있어야 하나?
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가운데 각자의 처한/주어진 삶의 영역에서 옆사람이나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각자의 생활을 구가하는 일상이 되기를 바란다.
수능일이라고 해서 너무 민감한 태도나 반응을 꼭 보여야 하나?
이에 전혀 무심해도 각자가 살아 가는데 있어서 무탈하다면 그냥 있는 그대로 가을철 풍광을 느끼면서 의미있는 하루로 자신의 일생을 차근차근 쌓아 가는 거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