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47&8 산행동우회 소식지
(제143호)
2017년 4월
27일 발행
제목 제153차 산행 — 과천 서울대공원 둘레길
동우 여러분, 그간 건강하셨는지요?
산과 들엔 온통 꽃이 만개하고 하루가 다르게 푸르른 잎들이 한층 짙은 색깔로 녹음을 입혀가는 산천이 그야말로 시야를 즐겁게 하는 좋은
봄날입니다.
이렇게 좋은 봄날이건만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는 때아닌 4월 위기설로 한동안 뒤숭숭한 뜬
소문이 퍼져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4월은
북한에서 최대명절로 삼고 있는 태양절, 이른바 김일성의 탄생일과 이어서 인민군 창건기념일 등 대형 기념행사가
있는 달이고, 그들은 이 행사에 맞춰 해마다 남북간 긴장을 조성하는 무력 도발을 일삼았던 터였고, 이번의 경우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규모가 큰 핵실험 도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았기 때문이겠지요.
이를 보다 못한 미국 새행정부의 트럼프 정권은 연이어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경고 성명을 발표하고 얼마 전 한미 합동훈련을 마치고 싱가포르
인근에 머물러 있던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로 다시 이동시키는 중이라는 소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지요(이후
그 보도는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지만).
이에 겁을 먹었음일까, 북쪽에서는 태양절에도 인민군창건일에도 행사는 요란했지만 특별한 도발
징후는 보이지 않았고 위기설에 민감했던 항간의 뜬 소문도 서서히 잦아들며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던 잔인한 4월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6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미상원의원을
전원을 백악관에 초정한 자리에서 국무장관, 국방장관, 국가정보국장이
함께 모여 상원의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북정책을 브리핑한 뒤 합동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성명에서
북한 핵무기는 미 외교정책의 최우선순위로서 대북 경제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통하여 반드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고 이어서 협상의 문은 열어두겠지만
우리 자신과 동맹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있다고도 밝혔습니다.
미 상원의원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외교·안보팀 명의의 합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풀 코트
프레싱(Full-court Pressing·전면 압박)' 전술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합동 성명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지만. 이전 정부와는 달리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가 실행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고 새로운 대북 정책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경제·외교적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면 군사적 옵션도 적극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국의 강력한 의지표현에 한반도에서의 전쟁위기설은 여전히 잠재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북측의 도발의지를 꺾을 수 있는 주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떳떳하게 제 목소리를 낼 힘을 갖추지 못한 소국의 처지가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얼마 전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나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자리에 우리가 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의제에
참여하지도 못하는 오늘의 현실을 두고 일찍이 들어본 기억도 없는 코리아 패싱(Korea Psssing)이란 말이 누리꾼의 관심사 상위를 오르내리는 서글픈 현상을 보자니 뒷맛이
영 씁쓸합니다.(북핵위기를 놓고 주변국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이슈에 한국을 소외시킨 채 논의하는 현상을 빗댄 신조어로 보입니다)
국내에선 5월 초에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많은 인물들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
저마다 대통령으로 적임자임을 외치는 유세전이 뜨겁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은 분명 국민의 선택을 받겠지만
다당제로 갈라진 오늘의 정치 현실에서 어느 당이 집권당이 되든 국정운영의 앞날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중국의 사드 보복을 극복하고 경제를 되살려야 할 난제와 어느 때보다도 위중한 북한의 도발야욕을
억제할 강력한 의지를 갖춘 지혜로운 인물이 선택되기만 고대할 뿐입니다.
지난 월초에는 석수역에서 삼성산을 오를 예정이었지만 참가한 친구들 의견에 따라 둘레길로 코스를 바꿔 서울대까지 산 중턱에 조성된 둘레길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참석하진 않았지만 해외에 나갔던 송길찬 동우도 오랜만에
참석하여 친구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참석한 것만도 고마운데 이 친구는 동우회에 찬조까지 해주어 총무로서는
더없이 고마울 뿐입니다. 산행을 마친 후 서울대 부근의 음식점에서 뒤풀이 시간을 가졌고 다음 산행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다가오는 5월의 산행은 오랜만에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걸어볼까 합니다. 한동안 대공원이 폐쇄되어 이곳은 출입이 제한된 상태였지만 다시 개장했으니 오랜만에 한번 걸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요즘은 친구들이 나이 탓인가, 본격적으로 산 정상을 오르는 게 부담스러운 모양입니다. 그래도 둘레길이나마 걸으며 우의를 다지고 다리에 힘을 길러야 사는 날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많은 친구들이 참석하여 건강을 지키고 친구들 간의 우의를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산행참석자 – 권병찬, 송길찬,
안승식, 이영구, 황교갑, 황인환
회비 지출 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