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란 무엇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법을 어긴 행위(불법 또는 위법)를 죄라고 하지만,
우리말 사전에서는 제일 먼저 「양심이나 도리에 벗어난 행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우리나라는 정서 상 법을 어긴 행위보다 그 이면에 있는 동기나 양심,
인간으로서의 반드시 해야 할 도리를 더 중시하는 듯합니다.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죄란 '하나님의 계명을 거역하고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아니하는 인간의 행위'라고 되어 있네요.
과연 그러한지 성경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먼저 『죄』라는 단어가 사용된 곳은 창세기 4장 7절입니다.
창세기 4장은 최초의 인간 아담이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 하신 선악과를 따 먹은 이후
에덴으로부터 추방당한 후 낳은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가인과 아벨은 장성하여 하나님께 희생제물을 드렸는데
가인은 자신이 농사지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드렸고, 아벨은 자기가 기르던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습니다. 왜일까요?
성경에는 그 이유가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에 가인은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가인에게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찌 됨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찌 됨이냐?'고 꾸중하셨고,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라고 타이르셨습니다.
이로 볼 때, 가인은 자신의 제물이 하나님께 받아드려지지 않자,
분하여 안색이 변할 뿐 아니라 고개를 숙이고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과 가인 사이에 불화관계가 성립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죄』라는 단어가 쓰였는데, 히브리어로는 חַטָּאָת(하타아트)이고,
라어 번역성경인 70인역에서는 이 단어를 ἥμαρτες(하마루테스)로 번역하고 있느데,
어근은 ἁμαρτάνω(하마르타노)입니다.
חַטָּאָת(하타아트)라는 단어는 구약성경에서 296회 정도 사용되었는데,
흠정역(KJV) 기준으로 sin(182회), sin offering(116회), punishment(3회), purification for sin(2회), purifying(1회), sinful(1회), sinner(1회) 등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죄라는 단어가 사용된 문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좀 특이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인은 이미 하나님을 향해 분을 내고 있고, 안색이 변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는 선을 행하지 않았다고 하나님께서는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선을 행하지 않으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고, 그 죄가 가인을 원한다고 하십니다.
여기서 '가인을 원한다'는 말은 가인을 죄의 손아귀에 넣고 주관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가인은 죄를 지은 것일까요? 아직 죄를 짓지는 않은 상태일까요?
사실 창세기는 아담 당시에 기록된 성경이 아니라,
모세 이후에 기록된 성경이라는 사실을 미루어볼 때
'죄'라는 개념은 출애굽한 이스라엘에게 주어졌던 십계명을 포함한 모세의 법(율법)에 비추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세의 법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이 행한 행위를 다루고 있습니다.
마음에서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사람을 죽이지만 않으면 그 사람에게 살인죄를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모든 나라의 법이 다 그렇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제물을 드렸다가 거절당하자 분을 내고 안색이 변하였다고 가인이 죄를 범하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모세의 법(율법)에 따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가인 앞에 죄가 웅크리고 앉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에
만약 가인이 죄를 다스리지 않는다면 죄는 가인을 사로잡아 자기 소유로 만들것입니다.
먼 훗날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가 한 말입니다.
야고보서 1:15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죄는 욕심이 잉태되어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물론 사망은 죄의 최종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말씀에 비추어 본다면, 가인은 무엇을 욕심냈을까요? 가인은 얼마 후 동생 아벨을 죽이는 죄를 범하게 됩니다.
가인이 원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비교에서 오는 부끄러움과 수치, 그리고 비교상대였던 아벨에 대한 적개심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삶을 살다보면, 다양한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심적 경험을 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의 욕구와 욕망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행위로 드러나게 되고 결국 죄인으로 판명되게 될 것입니다.
가인이 만약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분을 다스리고 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다면
동생 아벨을 죽이는 일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한1서 3:12 "가인 같이 하지 말라.
그는 악한 자에게 속하여 그 아우를 죽였으니, 어떤 이유로 죽였느냐?
자기의 행위는 악하고, 그의 아우의 행위는 의로움이라."
창세기 4장은 가인이 죄를 다스리지 못하여 죄에게 넘어간, 즉 악한 자에게 자신의 주권을 넘겨준 사건의 기록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드셨다고 하셨습니다.
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자유의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의지... 이는 사실 창조주 하나님만이 가질 최고의 권한이자 권리하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은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창조하시면서 처음부터 그들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하셨습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존재, 그것이 사람이었습니다.
이 면에서 천사와도 다른 피조물입니다.
그러나 죄를 다스리지 못하면, 자유의지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죄가 권한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죄란 무엇인가? (1) (춘천샘물단지길교회) | 작성자 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