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금 시각은 2100년 12월 31일 밤 12시 정각입니다.”
21세기의 마지막 날 벌어지는 네 개의 사건
그날 그 시간 속 십 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근미래 앤솔러지
“2100년은 지금 열다섯이 아흔 살 즈음인 해이다. 그때 이 위태로운 행성 지구의 삶은 지금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2100년 12월 31일』은 이 질문을 모티브 삼아 멀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리 머지않은 시간, 오늘의 우리 삶과 분명히 이어져 있을 근미래의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낸 책이다. 청소년 장르문학을 별처럼 비추는 길상효, 김정혜진, 남유하, 이희영 작가가 가까운 미래에서 현재를 상상할 때만이 가능한 투명하고도 올곧은 시선으로 네 편의 빼어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영아 살해 바이러스가 지구를 뒤덮고, 푸른색을 보면 청색발작을 일으키는 망가진 세상에서 과거로부터 온 모든 것을 증오하는 아이. 행복하고 그리운 기억이 아로새겨진 몸과 마음을 지키고자 마인드 업로딩을 거부하고 신인류 대신 구인류로 남길 선택한 소녀. 최첨단 과학이 인간을 우주로 실어나르는 시대에도 변함없이 일어나는 베일에 싸인 신비한 일들을 믿으며 시간의 지층에 차곡차곡 기억을 쌓아가는 쌍둥이 소년. 미확인 지뢰 구역에서 붉은 여우를 구하다 파손된 후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티타임을 갖게 된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 작품 속 주인공들은 어쩌면 지금보다도 더 약하고 어린 것들을 밀어내게 될 그 서늘한 세상에서, 희미하지만 강렬한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마침내 희망을 찾아내고야 만다. 『2100년 12월 31일』은 내일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를 안타까워하며 보낸 애틋한 편지와도 같은 책이다.
저자 소개
길상효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독서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신소재공학을 전공하고 영화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SBS 창사 기념 미니시리즈 극본 공모에 당선되어 청소년 드라마 [공룡 선생] 극본을 집필했다. 지은 책으로는 『점동아, 어디 가니?』, 『너를 만났어』, 『최고 빵집 아저씨는 치마를 입어요』, 『그 말 내가 전할게』, 『해는 희고 불은 붉단다』, 『골목이 데려다줄 거예요』, 『아톰과 친구가 될래?』 등이, 옮긴 책으로는 『산딸기 크림봉봉』, 『살아남은 여름 1854』, 『하나만 골라 주세요』, 『행복해라, 물개』, 『못된 녀석』, 『안아 드립니다』, 『아웃 게임』 등이 있다. 첫 SF 중편소설 「소년 시절」 로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가작을, 동화 『깊은 밤 필통 안에서』로 제10회 비룡소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SF 앤솔러지 『당첨되셨습니다』에 참여했다.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는 콩가루를 듬뿍 올린 우유 빙수이다. 여름에도 최고이지만 겨울에도 좋다. 줄 서서 먹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김정혜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예술전문사(MFA)를 졸업했다. 친구들과 극단 목요일오후한시를 만들어 2009년까지 활동했다. 공연담당 기자, 대안학교 연극교사 등을 거치며 글을 쓰다 2011년 「소녀들이 사라져간다」를 써서 플랫폼 문화비평상 공연 부문에 당선돼 연극평론가로도 잠시 활동했다. 2013년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에 입주해 희곡 「마지막 짜지앙미엔」을 쓰고 연출했다.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가작을 수상하였다 TRS는 ‘Trusting a Robot’ Study의 약자로, 로봇을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 실험하고 연구하는 입장에서 SF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남유하
소설가. 일어나지 않은 일,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과 예리한 시선으로 다양한 빛깔의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장르문학의 주목할 만한 작가로 떠올랐다. 2018년 안전가옥에서 작가살롱 ‘로맨스 쓰는 호러 작가’를 열었으며, 호러 소설 창작 그룹 ‘괴이학회’의 창립 멤버이다.
「미래의 여자」로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 우수상을, 「푸른 머리카락」으로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와 창작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가 있다. 『다이웰 주식회사』에 수록된 단편 「국립존엄보장센터」는 2019년 미국 SF 잡지 『클락스월드』 10월호에 번역, 소개되었다. 『우주의 집』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등 여러 앤솔러지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희영
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로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페인트』로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제1회 『너는 누구니』로 브릿G 로맨스스릴러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이외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썸머썸머 베케이션』, 『보통의 노을』 등이 있다. 그 밖에 제10회 5·18문학상 소설 부문, 제3회 등대문학상 최우수상, KB 창작동화제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줄거리
「아무 날도 아니어서_길상효」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는 지구, 푸른색을 보면 청색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비공 필터를 코에 끼워야 외출할 수 있는 세상. 50년 전 영아 살해 바이러스가 지구를 덮치자 아이들은 죽음의 바이러스를 피해 유전자 편집으로 태어났고, 이 아이들이 40살이 되자 원인 모를 병으로 죽어갔다. 그로 인해 엄마를 잃은 솔이는 낡아서 터진 엄마의 가방에 집착하고, 솔이와 같은 이유로 아빠를 잃은 친구 루이는 수상한 마켓 2050에서 솔이에게 새 가방을 사준다. 다 쓰지도 못할 물건을 지구를 망쳐가면서까지 산더미처럼 만들어 미래로 떠밀어버린 과거의 사람들을 증오하던 솔은, 루이가 사 준 가방 속에서 50년간 보관되어 있던 편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마켓 2050의 설립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는데…….
21세기의 마지막 날, 마음을 닫아버린 십 대와 그 마음을 두드리는 또 다른 십 대, 그리고 힘든 일상을 버티면서도 서로를 보듬는 일을 멈추지 않는 이들의 주변 인물이 들려주는 오래된 희망에 관한 이야기.
「멸종위기인간_남유하」
99퍼센트의 인류가 마인드 업로딩을 한 뒤 기계 바디를 가진 신인류로 살아가는 2100년, 마인드 업로딩을 거부한 구인류는 21세기의 마지막 날 M 섬으로 강제 이주를 당하게 된다. 사고로 가족을 잃고 홀로 남은 소녀는 엄마 아빠를 닮은 몸, 행복하고 그리운 기억이 아로새겨진 몸을 포기할 수 없어 신인류가 되기를 거부하고 M 섬으로 가는 기차에 오른다. 소녀는 기차 안에서 의문의 소년을 만나고, 소년은 신인류가 구인류를 M 섬에 가두려는 이유를 들려주며 소녀에게 탈출을 제안하는데……. 인간다운 것들이 사라져 가는 차갑고 무거운 세상에서 엉뚱하고 쾌활한 소년과 차갑고 맑은 물 같은 소녀가 만들어 내는 몽글몽글하고 반짝이는 순간들.
「마디다_이희영」
유명 재즈 가수인 엄마와 피아니스트 겸 엄마의 매니저인 아빠는 21세기의 마지막 날 콘서트로 집을 비우며 케어봇 서비스인 휴머노이드 로봇 마디다를 신청한다. 성격도 취미도 정반대인 남매 쌍둥이 중 하나인 온은 사람들과 달리 자신을 평가하지 않는 마디다에게 뜻밖의 편안함을 느낀다. 온은 차분하고 온화한 마디다에게 차츰 마음을 열고, 휴머노이드와의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인 ‘러프’에 대해 마디다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사랑과 기억, 시간의 축적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린다. 그러다 문득 누리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는데.……. 최첨단 과학이 인간을 우주를 실어나르는 시대에도 변함없이 일어나는 베일에 싸인 신비한 일들과 지층처럼 쌓여가는 기억 속에 아픔을 묻고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서도 꿋꿋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
「미확인 지뢰 구역_김정혜진」
2100년 12월 31일, 임무 중 파손된 로봇 메이 37031은 안드로이드 팩토리로 옮겨져 분해되기 전, 감독관 지영과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한다. 메이와 대화를 나누던 지영은 메이로부터 DMZ 근처의 미확인 지뢰 구역의 기계 오작동과 관련된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안드로이드 메이는 인근 야생동물보호센터 수의사인 소희가 동물 구조를 위해 미확인 지뢰 구역에 출입하는 것을 막던 중, 멸종한 줄 알았던 토종 붉은 여우와의 접촉으로 인공 뇌에 알 수 없는 파동을 느끼게 되고, 소희는 여우의 도움으로 미확인 지뢰 구역의 비밀을 풀게 되는데……. 죄책감만으로는 어디에도 갈 수 없음을 깨닫는 나약하지만 비겁하지 않은 한 인간과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마음을 가진 로봇이 함께한 마지막 티타임에 관한 이야기.
출판사 리뷰
나는 늘 상상해 21세기의 마지막 날을
그때도 여전히 내가 존재한다면
그 세계도 지금처럼 눈이 내리고 네가 있고 별이 반짝이기를
21세기의 마지막은 어떨까? 기후 위기로 망가진 지구?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계? 인공 지능의 인류 지배? 그도 아니면 소행성 충돌과 지구인들의 우주로의 이주? 20세기는 어떻게 끝났을까?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지도 않았고 Y2K는 유행으로만 남았을 뿐이다. 21세기의 마지막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조용하고 평범할지 모른다.
“2100년은 지금 열다섯이 아흔 살 즈음인 해이다. 그때 이 위태로운 행성 지구의 삶은 지금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2100년 12월 31일』은 이 질문을 모티브 삼아 멀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리 머지않은 시간, 오늘의 우리 삶과 분명히 이어져 있을 근미래의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낸 책이다. 청소년 장르문학을 별처럼 비추는 길상효, 김정혜진, 남유하, 이희영 작가가 가까운 미래에서 현재를 상상할 때만이 가능한 투명하고도 올곧은 시선으로 네 편의 빼어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이런 게 끝일 리 없어
너라면 어떨 것 같아?”
2100년 12월 31일에 벌어지는 네 개의 사건
영아 살해 바이러스가 지구를 뒤덮고, 푸른색을 보면 청색발작을 일으키는 망가진 세상에서 과거로부터 온 모든 것을 증오하는 아이. 행복하고 그리운 기억이 아로새겨진 몸과 마음을 지키고자 마인드 업로딩을 거부하고 신인류 대신 구인류로 남길 선택한 소녀. 최첨단 과학이 인간을 우주로 실어나르는 시대에도 변함없이 일어나는 베일에 싸인 신비한 일들을 믿으며 시간의 지층에 차곡차곡 기억을 쌓아가는 쌍둥이 소년. 미확인 지뢰 구역에서 붉은 여우를 구하다 파손된 후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티타임을 갖게 된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안드로이드. 작품 속 주인공들은 어쩌면 지금보다도 더 약하고 어린 것들을 밀어내게 될 그 서늘한 세상에서, 희미하지만 강렬한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마침내 희망을 찾아내고야 만다. 『2100년 12월 31일』은 내일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를 안타까워하며 보낸 애틋한 편지와도 같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