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식을 먹었는지에 따라 감각이 둔해질 수도 있으므로 공복 상태로 땅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땅 위를 걷는다. 땅의 가장자리를 먼저 돌다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나선형을 그리면서 중앙을 향해 걸어 들어가라. 가능하면 맨발로 걷는다.
대지의 감정을 '경청'할 목적으로, 에너지를 땅 속으로 집어넣을 때 내면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지 주의 깊게 듣고 느껴라. 참을성을 가지고 현재에 머물러라. 발밑에 있는 '아이'의 감정에 귀를 기울여라.
어쩌면 슬프고, 화나고, 두려운 감정이 들 수도 있고, 만족스러운 감정 이외에 다양한 대지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미묘한 느낌이기 때문에 스스로 꾸며 낸 감정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꾸며 낸 감정이 아니다. 대지의 감정 메시지를 전달받으려면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우회할 필요가 있다. 대지의 감정이 과거에 있었던 개인적인 경험과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할 수도 있다. 또는 지난 세월 동안 땅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관한 선명한 이미지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신뢰하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을 붙잡고 있지 마라. 단지 알아채고 느낀 다음, 떠나보내라. 그 감정은 당신이 지켜야 할 것이 아니다. 풀어 보내고 끝내라. 그것이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꼭 필요하다면, 떠오른 장면과 감정을 종이에 써 내려간 다음, 그 종이를 태우고 마음에서 털어 버려라.
만약 별다른 나쁜 감정 없이 만족감만 느껴진다면 그 땅은 풍요로운 곳이다. 그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 『생명의 정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