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최근 우크라이나 금융불안 배경 및 평가’ 발표
우크라이나 금융시장이 최근 국가신용 등급 강등과 채무불이행 우려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13일 발표한 ‘최근 우크라이나 금융불안 배경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자금조달 리스크와 경기침체 지속으로 금융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센터는 우크라이나가 IMF 지원협상 지연이나 대외자금 유입액이 불충분할 가능성이 높아 외환보유고 축소 및 환율절하에 대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최근 우크라이나 금융불안 배경 및 평가’ 보고서를 요약·정리한다.
● 우크라이나 금융시장 동향 = 무디스(Moody's)는 대외자금조달 우려 부각으로 지난 9월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을 B3→Caa1(부정적)으로 강등했다. 피치(Fitch)와 에스엔피(S&P)도 지난 11월 각각 B→B-(부정적)로 조정했다. 이는 투자적격등급 보다 6단계 낮은 등급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11월말 EU와의 FTA 체결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통상 관계 주력 방침을 발표하면서 반정부, 반러시아 시위가 격화되고 있고, 금융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연초 7.6%에서 현재 10.3%로 상승했으며, 2014년 6월만기 달러화표시 국채 금리는 한때 20%(12월 9일)를 상회하며 발행 이후 최고수준으로 급등했다. CDS(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은 1135.6bp(12월 10일)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아르헨티나(1672.6bp), 베네수엘라(1227.1bp)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대비 흐리브냐(Hryvnia)화 가치는 2009년 평가절하 이후 최저수준인 8.2925(12월 12일)흐리브냐로 하락했다. 주가도 연초대비 10% 하락하며 2009년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 리스크요인 = 우크라이나는 자금조달 리스크와 경기침체 지속 등 경제적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으로도 대내외적 난관이 직면하고 있다.
2014년 약 101억달러의 펀딩 갭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외환보유액이 2011년 대비 절반 수준인 188억달러에 불과해 대외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채무불이행이 불가피하다. 2014년 외채상환액과 경상적자를 감안할 때 약 101억달러의 펀딩 갭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외채무/GDP는 76%(2013년 7월 기준)로 2009년(88%)보다 낮은 수준이나 단기외채/외환보유고는 148%에서 273%로 확대됐다. 총외채의 71%는 은행 및 기업 등 민간부문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는 환율방어 및 외채상환 등으로 올해 중 23%가 소진되어 월 수입액의 2.5배에 불과한 상황이다.
추가자금 확보 실패시 외환보유고 소진에 따른 급격한 환율 평가절하 및 자금유출 발생이 우려된다. 우크라이나는 2008년 이후 2차에 걸쳐 총 220억달러의 IMF 대기성차관을 승인받았으나 가스비 인상 등 재정개혁에 대한 이견으로 추가 협상이 중단된 상황이다. 에스앤피와 피치 등은 향후 외환보유고가 더욱 감소할 경우 추가적인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2008년 이후 세 번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주요 수출품인 철강제품 가격 하락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 경기둔화 여파로 우크라이나 경제는 2012년 0.2% 성장에 그쳤다.
2012년 경상수지는 GDP대비 8.3% 적자를 기록했고, 적자규모는 금년 3분기 50억달러로 1998년 이후 분기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재정수지 적자는 2011년 GDP대비 2.9%에서 2012년 4.5%로 악화됐다.
은행권의 취약성도 리스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외화대출 비중과 NPL 비율 등으로 통화 평가절하에 대한 은행권의 취약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외화대출 비중은 총자산의 약 36%로 통화가치 변동시 부실대출과 은행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화대출 비중은 러시아(28%), 터키(26%) 등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며, NPL비율은 약 40%(IMF 추정), 예대비율은 약 134%다.
외국계 은행들(40% 점유)의 자금회수 가능성도 잔존하고 있다. EU 은행권 차입은 2분기 240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했다.
대외적으로는 EU와 러시아 사이에서의 갈등관계가 지속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반정부 기조로 인한 위기대응 능력 저하 및 내년 대선을 앞둔 정책적 불확실성이 잠재하고 있다. EU와의 FTA 체결 협상 재개시 러시아의 무역제재와 가스 공급 가격 인상 가능성이이 전망된다. 러시아측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가 참여하는 러시아 주도의 관세 동맹 참여 조건으로 가스 공급가 인하 및 추가자금 지원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대통령 퇴진과 조기총선 요구 시위 등으로 정부의 국정운영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며 IMF와 EU가 요구하는 정책개혁 수행 여부도 불투명하다. 2004년 에너지 혁명 당시 두자리수 성장률이 1.6%로 급격히 하락한 것과 같이 정치적 혼란이 우크라이나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것으로 바클레시스 은행(Barclays)은 전망하고 있다.
● 평가 및 전망 = IMF 구제금융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으나 내년 5월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디폴트상황을 모면하더라도 금융시장 및 경제 위기요인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디폴트를 막기 위해서는 IMF의 긴급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가 IMF의 재정개혁 요건 등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나 최근 러시아, 중국 등의 자금지원 거부와 반정부 여론 등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협상 지연이나 자금 유입액이 불충분할 가능성도 높아 외환보유고 축소 우려 및 환율절하에 대한 금융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U측은 IMF와의 구제금융 지원 요건으로 EU와의 FTA 선체결을 요구할 수 있어 러시아와의 갈등이 재부각될 것으로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외환보유고가 금년말 170억달러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경상적자는 올해에도 GDP대비 7%를 상회할 전망이다.
추가적 신용등급 강등이나 디폴트 발생시 우리나라에 직접적 영향보다는 국제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위축 등에 따른 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러시아 금융시장도 우크라이나 정정불안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위기 확대시 러시아로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 12월 러시아 증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하락세가 일부 장세 하락 요인으로 작용키도 했다.
한편 국제 펀드운용사인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이 우크라이나 해외채권 발행량의 약 40%(액면가기준 60억달러 이상)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손실 확대시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전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