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이 일을 어느 지경까지 몰고 가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어마어마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가져옵니다. 그 책임을 누가 다 짊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습니다. 단순히 지나가는 여행객일 수 있습니다. 지나가게 두면 됩니다. 그런데 보안관입니다. 자기 마을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사람입니다. 미리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니 수상하게 보이는 사람이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미리 막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간섭이나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언행입니다. 소위 권력을 짊어지고 있으니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 힘으로 강제하는 것이지요.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이라는 나라라고 별다르지 않음을 봅니다. 사람보다 힘이 우선합니다.
한적한 길에서 낯선 사람을 만납니다. 그 때 겉모습과 차림새가 매우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혹 험상궂은 얼굴의 사람이라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겠습니까? 그냥 수수한 얼굴이라도 차림새가 허술하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깔끔한 차림새라도 심상치 않은 얼굴을 가졌다든지 평범한 얼굴이라도 누더기 차림의 모습의 사람이라면 마주쳐 지나갈 때 어떤 느낌이 들까요?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엇갈려 지나가며 눈이 마주쳤다면 무엇인가 느껴지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서로의 몸집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심히 지나갈 수도 있지만 괜히 위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행여 몇 발자국 지나가 뒤돌아보았는데 상대방도 뒤돌아보고 다시 눈이 마주쳤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보안관 ‘윌’은 지나가다 낯선 젊은이가 군복을 입고 가방을 어깨에 메고는 걸어가는 것을 발견합니다. 여기 처음이요? 어디로 가는가? 태워줄 테니 타시오. 근처에 점심 먹을 만한 식당은 있나요? 그런데 마을을 지나면서 저 입구에서 고속도로로 가다가 48Km쯤 가면 휴게소가 있다고 가르쳐줍니다. 아니 이 마을에서는 왜 식사도 못하는가? 당신 같은 부랑자는 여기도 많으니 그냥 가라는 뜻입니다. 그러고는 외진 곳에 내려줍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차를 돌려오는데 언뜻 백미러를 보니 녀석이 뒤돌아 다시 마을을 향하고 있습니다. 안 되겠는데, 차를 돌려 잡아서 강제 연행합니다. 경찰서로 돌아와서 유치장에 가두고 조치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신상 뒷조사를 의뢰합니다.
보안관과 경찰관들이 낯선 부랑자를 신사적으로 다룰 리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참고 넘어갑니다. 그러다가 한 경찰관이 수염을 깎으려고 칼을 들이미는 순간 월남전 때 포로가 되어서 당했던 고문이 눈앞에 전개됩니다. 갑자기 용사의 반항이 시작되고 경찰서 안의 경찰관들을 때려눕히며 도주합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를 강탈하여 추격을 따돌리며 도망합니다. ‘람보‘와 경찰관들의 대결이 시작됩니다. 람보는 산속으로 도주합니다. 특히 보안관 윌은 이제 혈안이 되어 추격전에 돌입합니다. 주변 모든 경찰관들을 불러내고 추격견과 헬기까지 동원합니다. 본격적으로 람보와의 전투가 벌어집니다.
월남전 밀림에서 갈고 닦은 용사입니다. 호신용 칼 한 자루만 가지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헬기로 쫓아오던 경찰관이 오히려 람보에게 당하여 추락 사망합니다. 물론 람보의 탓이 아니지요. 람보에게 못된 짓하던 대가를 스스로 치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친구 같던 동료를 잃은 윌은 더욱 길길이 날뜁니다. 그 사이 신원조회가 전해져 옵니다. 월남전 참전에 국가 훈장까지 받은 대단한 용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괜히 잘못 짚은 것은 아닌지 젊은 경찰관이 걱정스레 말합니다. 윌에게 그 말이 들려올 리 없습니다. 이제는 부랑자 처리가 아니라 복수를 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것도 쉽게 죽도록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그러나 추격에 참가하던 경찰관들이 오히려 당합니다. 람보는 가능한 살생을 피합니다. 다만 심한 부상으로 추격을 막고자 할 뿐입니다. 결국 윌 본인마저 람보에게 잡힙니다. 그러나 위협만 주고 살려서 보내줍니다. 그만하면 정신을 차릴 만하지요. 이제는 주 방위군까지 동원합니다. 이러한 난장판의 상황이 뉴스로 보도됩니다. 윌은 군바리 용사에 경찰관의 명예를 겁니다. 내가 죽든지 네가 죽든지 끝장을 내고자 합니다. 폐광으로 숨어들어간 람보는 다른 탈출구를 찾습니다. 그리고 마을로 침투합니다. 이 보안관을 확실하게 잡지 않으면 여기서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판사판 보안관의 처소를 박살내주어야 합니다.
소식을 듣고 람보를 키운 옛 상관인 ‘트로트먼’ 대령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조언해줍니다. 그러나 윌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돕고자 하나 거부합니다. 어떻게든 람보를 자기 손으로 잡아 처단해야 속이 풀릴 것입니다. 람보를 불러 제지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자기뿐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몰라줍니다. 딱하지만 도리가 없습니다. 결국 윌 자신이 중상을 입고서야 상황은 종료됩니다. 람보는 대령의 만류로 윌을 살해하려다 중지하고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합니다. 그 누구도 자기를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대하여 돌아온 고국은 자기 삶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습니다. 훈장이 무슨 기대치를 줄 수 있겠습니까? 이미 전쟁은 사람들에게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리고 자신은 어디에서나 이방인일 뿐이지요. 영화 ‘람보’(First Blood)를 보았습니다. 1982년 작품입니다. 그 후 5편까지 나왔던가요?
첫댓글 람보의 사랑 기억합니다
멋진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