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어선 안될 말'', ''낙엽의 비'' 등 우울한 감성의 음악으로 마니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밴드 넬이 돌아왔다. 김종완(보컬, 기타),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 등 동갑내기 네 명으로 구성된 넬은 오랜 공백을 깨고 그들의 통산 세 번째 음반을 발표했다. 이들의 컴백을 둘러싼 반응은 그러나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서태지가 최초로 프로듀싱에 참여했기 때문. 넬의 이번 신보는 실력 있는 후배가수들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서태지의 의지에 따라 설립된 서태지컴퍼니의 [괴수인디진] 레이블에서 내놓은 첫 앨범이다. 일단 서태지의 그 의도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미디어의 관심이 뜨겁고, 과거에 넬의 음악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넬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는 상황이니까. 하지만 그들의 골수 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앨범을 두고 넬이 ''변했다'', ''안 변했다'' 찬반 양쪽으로 대립하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넬은 과연 변했을까? 편견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넬의 음악이 다시 나오게 되어 반갑습니다. 요즘 정신없이 바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지내나요?
정재원: 7월 12일 메사팝콘홀에서 공연 있거든요. 그 공연 연습과, 인터뷰를 통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새 앨범 발표 전부터 여기저기서 넬의 기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 2장의 앨범을 냈을 때와 지금은 전혀 느낌이 다를 듯합니다.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서태지라는 이름이 들어가니까 일제히 넬을 찾는 미디어들의 확 바뀐 태도에 쓴웃음이 나오지는 않던가요?
김종완:저희는 별로 달라진 게 없거든요. 아직 저희가 실감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요. 작업도 하던 대로 계속 한 거니까. 저희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별로 잘 못 느끼겠어요. 기사 나왔으면 ''아 기사 나왔구나'', 그 정도...(웃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할 필요도 없는 것 같고요. 우리는 음악만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어느 신문에서는 ''서태지 날개''를 달았다고 표현했더군요.
김종완:그런 것들은 저희가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기사는 기자 분들이 쓰시는 거니까 그분들에 대해서 저희가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닌 거 같아요.
그럴 입장은 아니더라도 묘한 기분은 들었을 텐데.
김종완:처음에는 나왔을 때 참 신기했어요. 그런 식으로도 나올 수 있구나. 그런데 이제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거 같아요.
이재경:아주 나쁜 기사만 아니면 틀린 말은 아니니까 저희도 공감하는 기사도 많고요. 좀 아닌 부분들이 부각되는 부분들도 있죠. 하지만 서태지씨에 대한 언급 때문에 저희는 많이 힘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시작은 좋은 거 같고요. 좋은 느낌이예요.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가 뮤직 비디오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Stay''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많이 놀랐어요. 너무 깔끔하고 세련돼서. 러브홀릭의 뮤직 비디오를 찍은 감독이 찍었다고 하던데요. 예전 팬들로부터 상당히 비주얼해졌다는 지적도 있거든요.
김종완:저희를 기존에 알고 계신 분들도 있고 새롭게 접하신 분들도 계신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포커스가 어느 쪽에 맞춰지느냐에 따라 다른 거 같아요. 저희를 처음 보신 분들은 이게 저희의 이미지가 될 거고, 기존에 알던 분들은 기존의 이미지만을 갖고 있을 거고. 저희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잖아요. 또 어떤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희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그런 지적, 약간 변했다? 그런 얘기들도 있는 거 같은데, 그분들은 앨범을 죽 들어보시면 그런 느낌이 없어지실거예요. 처음 들었을 때는 아마 그러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운드도 많이 달라지고 깔끔해지고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몇 번 들어보면 ''아, 그대로구나'' 그러실 거예요. 별로 변한 게 없어요. 저희 내적으로도.
이번 앨범을 보면 서태지씨가 총 책임 프로듀서라고 나와있습니다. 보도 자료에서는 앨범 작업 전반에 걸쳐 그가 조언자 역할을 했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그의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김종완: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제일 많이 도움을 주신 분이죠. 모니터를 많이 해주셨고요. 사운드적인 측면이 가장 컸죠. 예를 들어 워낙 저희는 음악에 빠져서 작업을 하다 보니까 멀리 떨어져 보는 게 부족했거든요. 그 때 태지형이 냉정하게 ''이건 좋고 이건 좀 아닌 거 같다. 생각도 조금 더 해보자'', 이런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그리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 특히 엔지니어링 쪽으로 록 음악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계신 분들이 적은 거 같아요. 태지형 같은 경우는 외국에서 외국 사람들과 작업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가 많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희가 얘기를 하면 태지형이 그런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그런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됐고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사운드가 예전보다 좋아졌습니다. 깔끔해졌고 가사도 더 잘 들리는 것 같고. 지난 1, 2집과 마찬가지로 전곡의 프로듀싱, 연주, 레코딩, 엔지니어링을 모두 넬이 직접 담당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좋아질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재경:한 7개월 동안 앨범 작업을 했는데요. 녹음도 해보고 믹스도 해보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나 좋은 점을 찾아내서 그걸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도움이 된 거 같아요.
김종완:전에 앨범 두 장을 작업할 때는 시기가 굉장히 짧았었어요. 게다가 앨범 레코딩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였고요. 당시에는 녹음에 대한 지식이 너무나 부족해서 녹음 끝낸 후에 많이 실망했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작곡하는 것보다 사운드적인 측면을 많이 연구했죠. 어떡하면 좋은 사운드를, 좋은 레코딩을 나오게 하느냐. 그렇게 해서 2년이 지나 저희 스스로 레코딩에 대한 지식을 많이 얻은 상태에서 이번 녹음을 들어간 겁니다. 그리고 가녹음을 워낙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사운드가 어느 정도 좋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 믹스를일본에서 기사분이 해주셨는데 체계적이고 자기 스타일이 있는 분이셔서 굉장히 잘 해주셨어요. 마스터링을 하고 나니까 완전히 새로 태어난 느낌이었죠. 그런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재킷 디자인도 특이한 편입니다. 그림들이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숲의 정령, ''코다마''를 좀 길게 늘여놓은 것 같네요.
김종완: 디자이너 분이 저희 음악을 듣고 작업하신 거에요. 안의 그림들도 하나하나 다 음악과 가사를 결부시켜서 만드셨더라고요. 상처받은 자신의 영혼, 자아를 비춰보는 그런 컨셉트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희도 그런 컨셉트에 대해 만족하고 있어요.
비오는 날 넬의 음악을 들으면 미칠 것 같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묘하게도 이번 앨범 제목에 ''Rain''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네요. 무슨 의미가 담긴 제목인가요?
김종완: 꼭 비 때문에 한 건 아니고 표현 방식에 대해서 말한 건데요. 표현을 하고 싶을 때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잖아요. 특히 요즘 같은 때는 사회에 있으면 진짜 웃기 싫어도 웃어야 할 때도 대부분이고 감정을 삭이고 살아야 되는 때가 많은데요. ''Let It Rain''이 그런 의미에서 ''비가 내리듯, 자연스럽게 있는 대로 표출 시켜라''라는 뜻으로 한 거고요. 외국에서는 ''Let It Rain''이란 말이 꼭 ''비가 와라'', 이런 게 아니라 여러 상황에서 많이 쓰는 말이거든요. 이번 앨범의 컨셉트와 잘 맞을 거 같기도 하고 또 우리 음악을 들으면 비가 생각나게 하고 금상첨화다 해서 그런 제목을 달았어요.
이재경: 한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저희가 앨범을 12일에 발매했는데, 그날부터 3일 동안 비가 왔어요. 날씨를 미리 알고 낸 것도 아닌데 비가 오더라고요. (웃음) 굉장히 좋았어요.
[Let It Rain]이라는 타이틀이 지난해 나온 트레이시 채프먼의 음반 제목과 같은 걸 알고 있나요?
이재경: 앗, 네? 전혀 몰랐던 사실이에요.(웃음)
이정훈: 아, 들켰다. (웃음)
이재경: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네요. 혹시 음악도 똑 같은 거 아니에요?
전혀 아니에요. (웃음) 그리고 첫 트랙인 ''유령의 노래''는 왜 유령의 노래인가요?
김종완: 소외감을 얘기한 거에요. 자기는 항상 거기에 있었고 얘기도 많이 하고 그러는데,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없는 사람 취급 당하는 것 같다. 그런 노래죠. 생활하면서 그런 느낌 받을 때가 많은 것 같아서요. 굳이 옆에 있는데 존재감이 없다, 그런 게 아니라 생각이나 감정에서 소외되는 걸 많이 느껴서요. 그게 유령이면 여기도 있을 테고... 그런 것을 기반으로 해서 유령이 노래를 한다라고 했을 때 자신이 그렇게 된 거 같다라는 생각을 해서 그렇게 나온 노래죠.
그런데 그 곡을 들어보면 어쩔 수 없이 외국 밴드가 연상되거든요. 기타 리프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콜드플레이 그리고 고음으로 치닫는 보컬 부분에서는 스타세일러,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일동: (웃음)
김종완: 그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고 당연한 거 같아요. 저희가 기존에 없던 음악을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기존에 있는 음악을 차용해서 저희 걸 표현해내기 위해서 그런 장르나 표현 방식을 사용하는 거죠. 그건 어떤 밴드나 다 마찬가지고요. 당연히 영향을 받았겠죠. 저희가 좋아하고 많이 듣고 했으니까 그게 묻어 드러나는 것이고... 그런데 예전에 저희가 첫 앨범 내고 그런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어린 나이에 상처 받고 그랬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요.
저도 그 말씀을 하고 싶었어요. 라디오헤드나 켄트(Kent), 뮤즈 이런 팀들의 모방이 아니냐는 말들에 대해서는 이젠 별로 신경도 안 쓰지 않을까...
이재경: 저희가 그 밴드들 알렸어요. (웃음) 켄트나 뮤즈는 저희 때문에 많이 알려진 거 같아요.
이정훈: 켄트 같은 밴드는 저희가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웃음)
이재경: 그런 냄새가 나는 것은 저희가 영향을 많이 받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런 걸 따라 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게 아니라면 좋은 거 같아요.
가사가 상당히 냉소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김종완: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제 성격이 그런 거 같아요. (웃음) 제가 어떤 사회 문제에 관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그런 거라면 이유를 잡아서 말씀 드리기가 편할 텐데요. 그런 게 아니라 평상시에 개인적으로 느꼈던 생각들을 그대로 적은 거거든요. 무척 개인적인 가사죠. 많은 종류의 가사들이 있을 거에요. 그런데 저희는 굉장히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밴드라고 생각해요. 사회성이 짙다기보다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음악이라서 듣는 사람들도 개인마다 느끼는 감정이 많이 다를 거에요. 예를 들어 시위성의 그런 가사의 음악을 한다면 듣는 사람들이 느끼는 건 한 가지 밖에 없겠죠. 저희 음악 같으면 굉장히 주관적이니까 듣는 사람들도 자기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해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음악이나 가사나 저희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차피 그런 거'', ''믿어선 안될 말'', ''에덴'', ''낙엽의 비'' 등 4곡은 1집과 2집에 있는 곡인데 이번 음반에 다시 수록되었습니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넬의 대표곡을 골라 넣은 것인가요?
김종완: 그런 것보다는 1, 2집 녹음할 때 워낙 그런 실력이 부족해서 녹음을 해놓고 나니까 이게 아닌 거 같아 아주 많이 아쉬웠죠. 물론 그런 식으로 보자면 1, 2집에 있는 곡들이 거의 다 모두 그렇죠. 그 중에서도 저희가 이 곡은 절대 다시 해보겠다, 사람들에게 많이 이 노래들도 들려졌으면 좋겠다 하는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뽑아서 한 겁니다.
이재경: 혹자는 곡이 없어서 그런 거 아니냐, 울궈 먹기 아니냐, 그런 말씀들도 하셨다는 데요. 사실 저희는 이번 앨범을 위해 곡 작업을 아주 많이 했어요. 수록된 곡은 11곡이지만 거의 30~40곡 정도 새로운 곡을 만들었죠. 곡이 많아서 고생했으면 고생했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요. 진짜로 좋아했고 아까웠기 때문에, 또 지금 1집은 살수도 없기 때문에 그 4곡은 꼭 넣고 싶었어요.
사실 넬은 무척 특별한 밴드입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음악이 너무 우울해요. 왜 그렇게 우울한 색채만을 고집하고 있는지요?
김종완: 평소에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음악을 통해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된 거 같네요. 음악이라는 것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대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 이런 말들을 이렇게 차 마시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는 없잖아요. (웃음) 그것을 음악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얘기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 같네요.
이재경: 그런데 우울이라는 단어가 어울리긴 하지만 우리 음악을 대표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우울한 게 강해서 그렇지 차라리 묘하다고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슬픈데 행복하다, 이런 감정도 있잖아요. 그런 감정들을 오히려 더 표현하고 싶었지 우울 쪽으로만 컨셉트를 잡아 표현한 건 아니에요.
데뷔 앨범 [Reflection Of Nell]은 경기방송에서 일하던 조경서씨가 총제작을, 델리스파이스의 윤준호씨가 프로듀싱을 맡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도 음악계에서는 나름대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들인데, 그분들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김종완: 지금과 비슷하게 그때 그분들도 저희 음악을 듣고 앨범을 내보지 않겠냐고 해서 만나게 됐고요. 그 와중에 저희가 워낙 어렸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프로듀서로 참여하게 됐어요.
이재경: 그 당시에도 음악적으로도 도움을 주셨지만 그것보다는 저희가 처음이잖아요. 긴장도 많이 하고 부담도 많이 됐는데 준호형 같은 경우는 선배로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굉장히 편하게 해주셨죠.
오이뮤직 홈페이지 안의 100자 감상평을 보면 넬의 이번 음반을 놓고 상당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로 넬의 음악을, 그리고 한국 인디 신을 예전부터 사랑해왔던 사람들이 많은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 중 쟁점이 되는 것은 ''넬이 서태지 때문에 변해버린 게 아닌가'' 우려하는 팬들과 ''넬은 예전 모습을 버리지 않았다. 서태지는 음악적 환경을 제공했을 뿐이므로 서태지와 넬의 음악을 연관짓지 말라''고 주문하는 팬들 사이의 논쟁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속시원히 자신들의 입장을 밝혀주신다면?
김종완: 우선 저희 작업 스타일이 변했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항상 앨범을 만드는 데 있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저희는 변화라기보다는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넬이 변화했다가 아니라 발전했다. 저희가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죠. 음악 하는 사람이 계속 발전해야 하는 거고. 변했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게 저희 마인드라면 저희는 항상 똑 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더 나아지려고 열심히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특히 ''고양이'' 같은 곡을 듣고 그러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고양이''를 만든 때는 계약하기 훨씬 전인 2001년이었다는 걸 밝혀드립니다.
이재경: 그간 앨범에서 저희 색깔을 다 보여준 건 아니거든요. 이번 3집의 경우는 예전 모습보다는 약간 새로운 면이 많이 보여진 거 같은데, 저희는 얼마든지 더 우울한 음악을, 반대로 더 밝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어요. 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 드리면, 서태지씨는 저희들에게 굉장히 고마운 분이에요. 앨범은 거저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이런 여건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특혜를 받았다고 볼 수 있어요.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니었으면 3집 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앨범이 나왔을 수도 있었겠죠. 그렇게 나왔으면 팬들은 매너리즘에 빠진 밴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었을 테고. (웃음)
김종완: 저희는 저희 색깔이 더 확실하게 자리 잡은 거 같아 만족스러워 하고 있어요. 보컬이 커졌다, 사운드가 깔끔해졌다, 이런 부분들에서 이질감을 많이 느끼시는 거 같아요. 그런데 예전 보컬도 작았던 게 아니라 묻혀서안 들렸던 거거든요. (웃음) 그때도 지금처럼 잘 들리게 하고 깔끔하게 하고 싶었지만 능력이 잘 안 됐던 거에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김종완: 저희 마음에 드는 앨범이 나온 거 같고요. 저희가 7월 12일에 공연하는데 그 공연도 저희에겐 굉장히 의미가 있는 공연이거든요. 거기에 저희 모든 걸 쏟아 부어서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저희 음악을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넬의 음악은 상당히 개인적인 건데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듣는다는 것은 듣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해야 하나? 음악이 어떤 정치도 아니고. 우선적으로는 음반을 내고 시장에 나와있긴 하지만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있는 거지 돈을 벌기 위해서 있는 건 아니니까 음악을 들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음악만 들으면서 희열을 많이 느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희 공연 꼭 오셔야 합니다. (웃음)
이재경: 공연 꼭 오세요. 공연 때는 음반으로 들었던 거와는 또 다른 힘을 느끼실 거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보여드릴 게 정말 많아요.
이정훈: 사랑합니다.
정재원: 그래도 앨범은 많이 사주세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