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하루는 단조롭다. 아침 눈뜨면 뉴스와 일기를 검색하고, 카톡과 밴드의 창을 연다. 저물어 가는 인생사에 오늘 하루는 어떻게 후회없이 보낼까?
근래들어 심심해서 밴드를 열대여섯군데나 가입했다. 예전엔 도서관을 많이 다녀 다독상을 받기도 하였다만, 불편한 코로나 상황, 그보다는 시력이 갈수록 나빠지자 발길이 멀어졌다.
손쉬운 방법으로 세상 사는 이야기를 접하거나, 지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밴드에 치중하게 된 것이다.
밴드에도 흐름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접할때는 좋은 글이나 사진들, 그리고 생활 중의 본받고 싶은 이야기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것들도 시간이 흐르니 세상인심 변해가듯 분위기가 달라졌고, 요즘엔 누군가가 평범한 일상에 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글꼬리를 물었다.
그걸보며 소위 요즘 뉴스에서 자주 회자되는 '개ㄸ'이란 성향의 사람들이 머릿속에 스크린 되었다. 몰려다니며 물고, 뜯고, 맛보고, 내뱉고...(나쁘다고 폄하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무엇을 보고 단순이 좋고 싫다거나, 공감을 넘어서 자신도 직접 다가서서 목소리를 보태야 직성이 풀리는 사회현상일 것이라는...
공짜는 없는 법이어서, 어느 밴드에 포스팅을 하다가도 겁이 더럭난다. 이해관계도 없는 내용도 잘못 올렸다간 다수에게 뒤통수(?)를 내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보기 좋은 내용이야 백번을 강조해도 넘침이 없으련만, 자신의 만족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인 것 같다.
인구가 늘어나니 정치체제도 직접 민주주의에서 간접(대의)민주주의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 다양한 개인의 바람을 수용치 못함에, 불만은 봄바람에 꽃가루 날리 듯 전파를 탄다.
옛속담속 '침묵'의 가치는 금이었는데, 은으로 평가 되었다가 말의 과유불급탓에 다시 금으로 회귀해 가는 것 같다.
때론 바른 글과 말도 수난을 겪는다. 다수가 침묵하는 이유이다. 각인이 올바르고 선한 생각을 품고, 그러한 행위가 더욱 빛나는 세상, 베풀며 공생하는 사회를 기원해 본다.
*때론 댓글이 글쓴이를 춤추게 한다. 엇그제 내게 붙은 댓글들이 또 자판을 두드려야 하는지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참 잘 쓰시는 글 앞에서 봄 맞이 합니다.
한편의 수채화 같은 글
부럽습니다.,
저도 이번주는 여행을 가야 겠습니다,"
"선생님 글 또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