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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급증에도 증차 전혀 안해
- 사고 다음 날도 70여 명 태워
- 배차 지키려면 과속도 불가피
- 시민 "출퇴근 시간 운행 늘려야"
- 市 "28일 2개 노선 신설할 계획"
"부산 금정구에 있는 직장까지 가는 직행버스가 한 대뿐인데 배차 간격이 15분이 넘습니다."(박모·50)
"인구가 늘었는데 버스정책은 외려 퇴보하는 것 같습니다. 제발 노선 좀 늘려주세요."(여·최모·44)
10일 오전 7시30분 부산 기장군 정관읍 신동아파밀리에 후문 정류장에서 1010번 좌석버스에 올랐다. 지난 9일 출근길에 70여 명을 태우고 사고를 낸 버스(본지 10일 자 6면 보도)가 운행을 시작하는 기점이다. 정류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버스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서너 정거장을 지날 때까지 한산했던 버스는 동일스위트3차와 이지더원아파트 등 수천 세대가 밀집한 아파트단지에 들어서자 도심의 일터로 향하는 직장인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오전 8시 전날 사고 지점을 통과해 기장군 정관읍 구연동 정류장에 다다르자 그야말로 버스는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했다. "제발 좀 뒤로 더 갑시다." 승객은 버스에 오르려고 아우성쳤고, 기사석 뒤 좁은 공간까지 사람이 들어서야 간신히 2명이 더 탈 수 있었다. 버스기사는 "아침마다 정원 44명을 초과해 70명은 족히 탄다. 버스가 무거우니 급제동 때는 2m는 밀려나가는데 빗길에는 정말 아찔하다. 바쁜 승객을 그냥 지나칠 수도 없고…"라며 혼잣말처럼 불만을 내뱉었다.
기장군 정관신도시의 덩치가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부산시의 버스정책은 수요와 공급 간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승객과 운전기사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면 대형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관신도시에는 7개 노선의 시내버스가 하루 370회 운행한다. 10개 노선의 마을버스는 250회 달린다. 주민은 늘어난 인구에 비해 버스 노선이 부족하고 배차 간격이 촘촘하지 못해 출퇴근 시간 때마다 극심한 불편을 겪는다고 호소한다. 정관신도시 인구는 2010년을 넘어서면서 급격히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7만1081명으로 2010년 10월(2만3008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9월 인구 7만 명이 넘어서면서 정관읍으로 승격했다.
기장군 가동마을 1010번 종점에서 만난 버스기사는 "1시간 전후로 정관에서 서면까지 도착해야 한다. 복잡한 서면에 도착하려면 신도시에서는 과속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버스기사의 스트레스에 따른 위험은 승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버스노선을 증편할 수 없다면 기존 배차에서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운행횟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이런 민원을 고려해 오는 28일 185번과 187번 등 2개 노선을 신설한다. 정관신도시 인구증가에 맞춰 버스노선을 계속해서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