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처럼 지내던 아버지가 천안함 사망자 보험금 수령/ 조선일보

<남처럼 지내던 아버지가 천안함 사망자 보험금 수령/ 조선일보>   이혼후 남남으로 지내던 친부가 천안함 전사자 보상금 타가   천안함 전사자 중 1명인 고 정범구 병장의 아버지가 최근 사망보험금을 몰래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정 병장의 아버지는 정 병장이 2세 때 어머니와 이혼한 이후 줄곧 생면부지로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7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고 신선준 상사의 경우와 친모, 친부인 것만 바뀐 상황일 뿐 거의 흡사한 상황이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27일 정 병장의 어머니인 심모씨가 정 병장의 미니홈피에 사연을 올리며 알려졌다. 심씨는 “이 나라의 상속법, 군인연금법이 잘못된 것인지. 인간이(친부) 잘못된 것인지. 어리석게 당하고만 살아온 이 엄마 탓인지 혼란스럽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심씨는 “(정 병장이) 돌을 지났을 때 (친부와) 헤어져 양육비라는 것도 모르고, 위자료라는 것도 모르고 맨몸으로, 여자의 몸으로 아이를 길렀다"며 "철저하게 외면하고 자식이라고 취급조차 안했는데, 지금 조용해지니 보훈처에서 사망일시금을 받아 갔다”라고 사연을 알렸다.   이 글에 따르면 정 병장의 친부는 자신의 경우와 거의 비슷한 신 상사의 친모가 언론 등에 보도되며 비난 여론이 일어나자 보상금 수령에 대해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잠잠히 있다가 여론이 조용해지자 국가보훈처에서 돈을 받아간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부모 양측 모두가 자녀의 군인사망보상금과 군 사망보험금을 신청한 경우엔 이혼 여부와 관계없이 군인의 양친에게 각각 보상금 절반을 지급하게 돼 있다. 정 병장이 기혼자라면 배우자가 상속자가 되지만, 미혼이기 때문에 부모가 제 1상속자가 된다. 정 병장의 아버지는 보상금 2억원 중 절반을 타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병장의 이모부인 송모씨는 “범구 아버지는 범구가 두살 때 이혼하고 나서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지난달 2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정씨가 성금 50%를 요구했다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심씨는 “인간이라면 군인연금법이 잘못된 것이라 해도 (돈을) 포기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어떤 책임과 의무를 했다고 (돈을 받느냐)”며 정 병장의 친부를 비난했다.   강원대 물리학과 재학생이던 정 병장은 2008년 해군에 입대, 2009년 2월 천안함에 배치돼 군 복무 중 지난 3월 26일 침몰사건으로 순국했다. 강원대는 지난달 31일 정 병장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권승준 기자 virtu@chosun.com 입력 : 2010.09.01 19:18 / 수정 : 2010.09.01 20:34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상속-천안함사망보험금01) - 사망자가 기혼자라도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있으면 이들과 공동상속 - 기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