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활절은 3/31일이다. 조금은 빠르게 맞게 되는 부활절이다. 이제 막 한 해를 시작한 것 같은데, 어느덧 봄이 오고, 부활절을 기다리고 있다. 부활절을 기다릴 때, 사순절을 지킨 적은 별로 없다. 부활주일 전에 고난주간을 보내며 예수님을 묵상한 게 다였다. 올해는 사순절을 지키고 싶었다. 예수님의 오심과 이 땅에서의 사역, 그리고 죽음과 부활을 좀 더 깊이 묵상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사순절을 보낼까 하던 중에 만난 책이 바로 김기현 목사님의 <고난은 사랑을 남기고>(두란노)였다. 제목을 마주하면서, 삶의 여러 주름들 속에서 누구보다 고통과 고난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씨름했던 저자의 책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예수님의 부활 승리가 있기 전, 낮아지고 고난을 당하신 예수님의 공생애를 묵상하기에 이보다 좋은 책이 없다고 생각하며 책을 들어 읽었다. (아직 사순절 기간이기에 읽고 있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이 책은 표지에 나와있듯이,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말씀, 가상칠언을 7장으로 구성해서 40일에 나누어 읽고, 필사하고, 기도문을 낭송하고, 묵상과 실천을 적는 방식으로 쓰여 있다. 각 장이 마무리될 때마다 나눔을 위한 질문을 제공해서 개인적으로 묵상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에서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필사하고 묵상과 적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이 좋았다. 말씀을 반복해 쓰다 보면, 그 말씀이 자연스레 몸에 익혀지고, 마음에 새겨지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 장을 마무리할 때 제공되는 나눔 질문은 개인적으로 묵상하고 느낀 것을 공동체와 함께 나눔으로 묵상의 깊이와 풍성함을 제공해 줘서 좋았다. (현재 우리 교회는 온 성도 이 책과 함께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하나의 나선형적 흐름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가상칠언의 말씀을 용서 - 낙원/안식 - 가정/관계 - 고통 - 의미 - 목적 - 죽음, 그리고 또다시 용서로 읽히게 하고, 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 살아가는 삶으로 초청한다. 독자들은 책을 읽어가면서 우리의 죄 용서와 죄 씻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완성되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부활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 용서의 삶으로 부름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연스레 그 여정을 살아가길 결단하고 소망하게 된다. 이러한 소망 가운데 부활절을 맞이한다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나의 부활이 되고, 부활의 기쁨은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 책은 단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그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매년 반복되는 부활절이다. 반복이 습관이 되고 관성이 되어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게 될 때, 가끔 우린 그 당연함 속에 그것이 담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놓쳐버리거나, 가벼이 여길 때가 너무도 많다. 이 가벼움에 무게를 싣기 위해 우린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 이런 반복으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그 죽음과 부활이 우리의 삶에 일부가 되도록 반복하는지를. 부활절을 기다리며 주님의 십자가에서의 말씀을 반복적으로 마음에 되새겨보자. 반복 속에 그 말씀의 깊이를 그 말씀의 정수를 맛보자.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죽음과 부활의 삶을 소망하고 살아가자. 우리의 365일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사는 삶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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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늦어서 죄송합니다. ㅜㅜ
온라인서점에도 곧 서평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