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未練素描(미련소묘)
장 용 학
어디로 나가버렸는지 두꺼비가 없어졌다.
망설이면서 집을 나온 하늘이기는 하였으나 그렇게 다짜고짜 주먹 같은 빗방울이 쏟아질 줄은 몰랐다. 정거장이 보이는 어느 처마 밑에서 한 시간 가까이나 비를 피하다가 활짝 개인 길을 “에―재수궂다.” 하면서, 멱감은 듯이 싱싱해진 논밭 저쪽을 달리는 교외전차를 등지고 그는 도로 집으로 돌아와버렸고, 문턱을 넘으려다 두꺼비 생각이 났던 것이다.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았으나 궤짝 밑은 역시 비어 있는 대로였다. 움직이고 있던 바늘이 없어진 시계판도 설멍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주(向柱)의 그것은 한가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한번 굽실 엉덩이를 떠올리면서 궤짝 밑을 들여다보는 그의 모습은 얄궂은 세월의 반영이라고 할까. 자꾸 강하(降下)하는 펑우계(晴雨計) 침영(針影)이 그의 마음을 좀먹기 시작한 지도 이미 오래다. 굽실하고 난 얼굴에 머금어 울리던 자조(自嘲) 웃음도 없어진 지 어제오늘이고, 내일모레면 저도 모르게 신기해 하는 빛이 얼버무려진 애매한 표정을 지어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도 밖으로 나가면 무명이기는 하나 그는 모더니스트로 알려진 시인(詩人)인 것이다. 뒷숲 속을 일일이 뒤져본 달수도 없으려니와 거기 그 근처의 어느 틈에 숨어 있지 않을까 살펴볼 필요는 더 없었다. 숨을 곳이라고는 없는 것이다. 바닥이 지면에 닿지 않게 돌로 받친 식기가 몇몇 개 들어 있는 궤짝, 깡통굴뚝이 숲이 우거진 언덕에 기대게 된 아궁이에 걸려 있는 솥 남비 그리고 그 구석에 있는 이빠진 물독.
이러한 것이 이 집 온 부엌세간이지만, 이 노천부엌의 전모도 본체에 덧붙여 지은 변소의 들창에서 바로 눈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위치만이라도 아니면 그렇게 보잘것없는 감이 일지는 않았을 것이다. 밥지을 때가 되면 방 안에서 파리떼가 뭉치뭉치 몰려나오고 그것을 잡아먹으려고 숲 속에서 개구리들이 껑충껑충 뛰어든다. 이런 풍경(風景) 속에 두꺼비가 거처하게 되었었으니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 그렇게 합장(合掌)해준 것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 두꺼비는 그런 초라한 의미에서만 거기에 존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 열흘 전의 일이었다. 주인집 기둥시계가 11시를 칠 무렵에야 잠을 깨고 식은 숟가락질 하다가 상주는 어머니에게 “아까 두꺼바 두꺼바, 어머니에요?” 하고 물어보았다. 밝을 녘 잠이 들락날락하는 꿈길에서 들려온 소리가 생각나서였다. 그때 상주는, 고생을 못 이겨 어머니는 끝내 노망하시지나 않었나…… 까지 하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던 것이다.
빨래의 구김살을 펴면서 그 소리에 그저 웃기만 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그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평화스러운 그림자를 느꼈다. 좀 서러워졌다. 언제 이 어머니에게 그 옛날이 돌아올 것인가…….
더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 하는데, 아무래도 알 것이니까 하면서, 어머니가 궤짝 밑을 나가보라 하기에, 숟가락을 놓고 밖에 나가 그 궤짝 밑으로 모가지를 늘어뜨렸다가 그는 그만,
“히야…….”
몇 날 밥알이 가시지 않었던 목젖이 질색하였다.
“저게 뭐유 지게, 저 더러운 거 그대루 놔두다니…….”
막대기를 찾아들었다.
“다치지 말아라! 그래두 복이란다.”
“뭐 복?…… 복이 될 게 없어, 저런 지 더러운 걸…….”
“얘 더럽다, 더럽다. 자꾸 말아라. 사람 말을 알아듣는단다.”
“…….”
“두꺼비를 복두꺼비라구들 하지 않니. 잘 사는 집에는 다 저게 있단다. 우리 집에두 전에는…….”
하는 그 말투가 이제는 우리두 잘살게 될지도 모른다 하는 그런 것이었다.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밝은 녘, 좀 이르지만 조반을 하려고 문 열고 나가니 바로 그놈이 숲 속에서 기어나오더라는 것이다.
“두꺼바 두꺼바, 네 복을 내게 주려무나 네 복을 내게 주려무나.” 했더니 물독 옆으로 내려와 떡 멈추고 멀뚱멀뚱 쳐다보더라는 것이다.
“내와 같이 살자 ― 응, 저 밑에 들어가 엎드리고 있어라 ― 응.” 하니까 그놈 두꺼비 정말 가리킨 그 궤짝 밑으로 엉기정엉기정 어깨까지 낮추면서 기어들어가더라는 것이다. 들어가더니 자리를 잡으려고 뒷발로 땅을 뒤지는 것이었으나 워낙 황토가 말라붙은 땅인지라 허비다 못해 모두 나와버리기에, 어머니가 식칼로 땅을 파고 궤짝도 약간 돋우어 놓으니까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그놈이 다시 엉기정엉기정 어깨를 낮추면서 들어가 이쪽으로 돌아앉더라는 것이다.
“그런 신통한 말 곧이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지요…….”
“내가 거짓말 하겠니…….”
“거짓말 한 것은 아니지만 어머닌 거짓말일 때가 많지 않아요. 비행기 열몇 대 떠두 수십 대, 수십 대면 백 대 이상이나 뜨더라 하구…….”
“하늘에 뽀얗게 떴으니 그랬지.”
“저 두껴비두 그렇게 뽀얗게 보인 게 아니에요?”
상주는 두 번 세 번 테스트도 하면서 캐어물어 봤으나, 역시 말한 그대로인 것 같지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아들이 믿든 안 믿든 어머니는 아주 선선한 얼굴이었다. 아주 선선해 해도 좋을 것이라는 것이, 그것이 바로 어떤 날 아침인가 하면 바로 전날 밤 어머니는 이웃에 있는 무당집에 가서 굿을 떨고 온 이튿날 아침이었던 것이다.
“이제부터는 내가 도와서 모든 일이 뜻대로 되게끔 해주리다.” 하는 귀신의 말을 귀담아들은 것은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 새로 거쯤 되어서 “암만해두 뭐가 있어…….” 하면서 무당집에서 돌아온 어머니의 함빡 흘렸던 눈물로 밍밍해진 얼굴에 쓸쓸하기도 하지만 상주는 고마워하는 읏음을 보았다.
“얘, 정말 신통두 하더라. 네 형이 불쑥 뛰어나오면서 하는 말이 하나 안 맞는 말이 있겠니. 너를 큰사람이 될 사람이라구 하면서 세월이 이렇게 된 것은 생각지 않구 상주만 나무라니 그애 마음 상해하지 않겠는가구 하지 않겠니. 어떻게 알았을까. 얘 듣니. 그 무당이 언제 요 창문 밖에 와서 가만히 엿듣구 가겠니……. 암만해두 뭐가 있어…….”
상주가 오히려 의아하게 느낀 것은 미신 속에서 살아온 줄만 알았던 어머니가 귀신이 있다는 것을 아직껏 그렇겐 믿고 있진 않았었단 말인가 하는 것이고, 콧마루가 좀 시려지는 것은 그 귀신이 그가 마음이 상해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대목이다. 말하자면 귀신이 그의 뱃속을 어머니에게 일러바친 것이다.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좀 어떠해지는 그였다. 그러나 이내 비틀어졌다.
“지금, 큰사람이 될 걸 몰라서 이 고생인 줄 아세요?”
“얘얘, 네 그런 마음부터 고쳐라.”
어머니가 얘얘 고쳐라 한 그런 마음이란, 눈앞에 찾아온 기회를 번번이 놓쳐버리는 고집 부리는 마음 따위를 말한 것이고 부아가 일 때면 네가 못나서 이 고생이라면 내 아무말두 않겠다 하는 것이 어머니의 넋두리었다.
그건 그렇고 하여간 신착(神托)을 받은 이튿날 밝을 녘에 복두꺼비라는 두꺼비가 엉기정엉기정 바로 눈앞에 출현하였으니 귀신의 화신이요 복을 가져온 저승의 사자 아니랄 수 있으랴 싶었다.
내쫓으려고 들었던 막대기를 멋없이 버리고 그는 그 궤짝 밑을 이번에는 슬그머니 들여다보았던 것이다.
턱받이를 걸고 턱 버티고 도사리고 있는 그 꼬락서니는 아무리 곱게 보자 해도 구역이 났다. 개구리만 해도 복이리니까 머리를 만져주겠다 했다. 만화책에 그려 있는 개구리는 애교도 있고 귀염성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이놈 복두꺼비란 놈은 도무지 눈감고 참자 해도 참을 수 없는 흉물이었다. 거무죽죽한 문둥이 껍질은 고사하고 질펀한 뱃대기라든지 불쑥 튀어나온 눈퉁이라든지……. 하필 왜 이런 따위에 복을 붙여놓았는지 ……. 그 주제에다 점잖게 꾹 담은 아가리가 군자연(君子然)해 보이는 것이 반감까지 돋군다. 그러면서 무엇을 언제나 그렇게 맛있는 걸 먹기에 굴뜨럭꿀뜨럭 쉴 사이가 없다. 그러나 그다지 맛있는 걸 먹는다는 표정은 아니다. 도시 권태(倦怠)를 먹는 게로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바로 두꺼비는 밖으로 나가보는 적이 없었다. 언제 봐도 그 자리에 그저 그러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그 배는 불룩불룩 언제나 당당하다.
“파리 잡아먹는 것두 아니구 도대체 저건 뭘 먹구 사는 거요?”
“공기 먹구 살지.”
“공기? 맨 공기…… 다른 건 뭘 먹는 게 없어요?”
“글쎄 공기만 먹구 산다드라.”
“야 그 참 편리한 배다.”
빈정거리는 것이었으나 상주는 은근히 부러웠다. 까딱하면 끼니를 굶주려야 할 집안을 돌아보니 좀 폐롭게 슬슬해진다. 그렇게 슬슬해진 감회 속에서서 그런지 공기만 먹구 산다는 두꺼비가 성스럽게도 느껴졌다. 외모는 더럽고 능갈치게 보이지만 내포는 새하얀지도 모른다. 백로(白鷺)야 웃지 말라고 한 까마귀의 시조(時調)를 이제 여기서 한 번 읊조려야 할 판인지도 모른다. 복두꺼비랄 수 있는 일반의 자격을 전연 지니고 있지 않는 것도 아니라 해보았다.
그러다가 불쑥 상주는 막 회전하는 기계소리가 생각났다. 흥남(興南) 질소공장(窒素工場)의 거대한 기계장치다. 공기를 끌여들어서 웬만한 철 따위는 엿처럼 휘어질 만한 압력으로 꾹꾹 눌렀다가 탁 놓아주고 놓아주었다간 다시 끌어들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붙들어다 꾹꾹 눌러서 온도를 낮추어 마침내 액체가 된 것을 원소(元素)로 분해시켜가지곤 비료를 만든다, 비누를 만든다, ‘다이너마이트’를 만든다, 또 뭘 또 뭘…….
저 질펀한 권태 같은 뱃속에 질소공장 비슷한 장치가 들어 있단 말인가. 그래서 그 좋은 입을 가지고 두꺼비는 정말 공기 이외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단 말인가…….
그는 요즈음 미신(迷信)과 과학(科學) 사이에 일맥상통하는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비논리적(非論理的)으로 빚어진 명상(瞑想) 속에서 하품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았다.
“하여감 무엇이 있다.” 하면서 그 하품에서 깨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자면 또 무엇이 었어야 할 것 같고…….”
두꺼비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을 때 실망은 오히려 어머니보다 아들의 것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상주는 그것이 의외였고 한편으로는 불만이기도 했다.
“어째 어머니는 아무렇지두 않아 하세요?”
“비오면 두꺼비는 나가다니는 게란다.”
간단하였다. 그렇게 간단히 씻어버릴 수 있는 것이라면 애당초 왜 고마워하는 표정은 지었을까 그러구 보니 어머니보다 내가 무당에 더 가까워진 것이 아닌가……. 어머니가 “넌 정말 고지식하구나.” 하였을 때 아닌게 아니라 상주는 낮이 부끄러워졌다.
두꺼비를 알아보기 위해 돌아온 것은 아니었으나 상주는 멍하니 서 있다가 귀찮게 콧마루에까지 지질이 드리운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면서 다시 정거장을 향하여 나가는 것이었다. 어느 신문사에 일자리가 있단 말도 있고 해서 오늘 기어코 꾸벅꾸벅하면서 만나보아야 할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서 그 상주는 또 도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어머니에게 히죽 웃어보이는 그의 손에 쥐어 있는 노끈 끝에 말려 있는 그것은 두꺼비였 다.
“아 그놈 아이들에게 이렇게 돼가지구 ‘셰퍼드’의 코끝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을 사정사정해서…….”
그것은 사정해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 개를 끌고 우르르 나타난 아이들이었다.
“건 우리 거예요.”
“…….”
“우리두 약에 써요―”
“놓아준대 놓구서…….”
‘셰퍼드’도 한몫 끼었다.
“으흥!” 하고 두꺼비에게로 으르렁거렸다.
“쉿!”
상주는 막대기를 쳐들었다. 개는 쇠사슬을 끌어당기면서 달아난다.
“야! 엉터리 아지씨다…….”
어린것들도 시시해졌는지 저마다 소리를 하면서 돌아가버렸다.
뒤에 남은 아들과 어머니와 그리고 복두꺼비, 그들 사이에 허전한 바람이 감돌았다고 하면 좋겠는데 비개인 뒤의 무더운 증엽(蒸炎)이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서 있는 것도 어울리지 않아 상주는 노끈을 들어서 궤짝 앞에 갖다놓았으나 두꺼비는 그저 먹먹해서 앉아 있을 뿐, 그저 그러고 있었다. 도리가 없었다. 막대기로 엉덩이를 떠밀어 거기에 밀어넣은 다음 상주는 노끈 끄트머리를 궤짝 못에 얽어놓았다. 달아나지 못하라고 그랬던 것보다 풀어주자면 그것을 만져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복이 복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놓아주라고 한 어머니의 말이 아니더라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흡족했다. 그날 밤이다. 아주 근대적(近代的)인 시귀(詩句)를 만들어내느라고 시간이 깊어가는 줄 모르다가 교회당에서 거를 알리는 종소리에 깜짝 놀라 마지못해 펜을 놓고 자리에 들어가 잠을 청하다 문득 그는 두꺼비가 나가버리지 않았나 해졌다. 이내 노끈 생각을 하고 마음을 풀어놓았으니, 결국 나가보았다. 성냥을 켜서 보니 못에 노끈은 그대로였다. 그쯤 되어서는, 그따위가 없어졌기로 내 아플게 뭬냐, 해졌다.
이놈이 어떻게 자는지 그 꼴이나 보아두자고 밑을 들여다보고 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리고 싶었다. 두꺼비가 없어진 것이다. 성냥을 하나 더 꺼내 켜보았으나 노끈이 계면쩍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상주는 이다지도 서운해질 줄은 몰랐다.
그 질펀한 뱃가죽 속에 이런 감쪽같은 재주가 숨어 있을 줄은 몰랐다. 맹랑하다.
“비두 오지 않았는데 어디루 갔을까…….”
어둠 속에 서서 두리번거리면서 새삼스럽게 서운했다. 그대로 자리에 들어와 누워버리는 것이 시원치 않아 그는 성냥을 켜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살아 있는 놈이 거기에 굴려 있을 리 없고, 개구리 우는 소리도 썩 전에 땅 속에 숨어버린 뒤고 주위는 쥐죽은듯 공허(空虛)로 차 있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미련은 미련을 깐다. 까닭없이 “저 밑에 그놈이 있으면 내 정말 복두꺼비로 인정하리다.” 했다.
어쩐지 아까 불빛으로 살펴보았을 때 유달리 시선을 끌었던 호박잎을 그는 한 발을 언덕에 올려 디디면서 성냥을 켜들고 제쳐보았다.
“ ! ”
구령이라도 본 것처럼 그는 소스라쳤다. 거짓부리처럼 두꺼비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상주는 그대로 집안으로 들어와버리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버티고 섰다.
“두꺼바 두꺼바 어머니의 복두꺼바…….”
어둠 속에서 그 뇌까림은 빈정거리는 것 같지만 진정이었다.
“정말이거든 한번 더 저 밑에 들어가 엎드려주려무나…….”
좀 지나 그는 성냥을 켰다. 그러자 그는 숨이 막혔다. 놀라지 맙시사였다. 엉기정엉기정 어깨를 낮추면서 두꺼비는 정말 그 궤짝 밑으로 기어들어 가는 참이었다.
다음 순간 상주 자신도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른다. 다만 물쩍물쩍 구역이 나는 감촉이 손바닥에서 온몸으로 치달았고, 내치는 손에서 그 감촉이 저 숲 속에 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을 뿐이었다.
“두꺼비는 두꺼비다!”
집기둥에 가서 벽에다 손바닥을 몇 번이고 부비는 그의 가슴은 두꺼비 가슴 못지않게 벌룽거리는 것이었다. 아마 미신(迷信)의 껍질을 씹다가 체하였는지도 모른다.
다시 물로 손을 씻고, 그제는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왔다.
푹 꺼지는 듯이 쉬는 어머니의 숨소리, 그 숨소리보다 더 깊이 주름이 잡힌 어머니의 얼굴을 상주는 보지 않으려고 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는 그래도 뇌이는 것이었다.
“내일은 어디에 가서 정말 두꺼비는 공기만 먹구 사는가 알아보리다.”
그 내일은 벌써 동쪽 산등성이로는 희끄무레해지기 시작했다.
잠을 청하면서 그는 ‘내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 두꺼비가 그 궤짝 밑에 혹시라도 들어와 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태산 같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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