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 영산재와 찬불가 ◁
영산재(靈山齋)
불교의 대표적인 영혼천도 의례.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작법(靈山作法)이라고도 한다.
석가의 영산회상(靈山會上)을 상징화하여 영혼을 발심(發心)시키고 그에 귀의하여 극락왕
생하게 하는 재(齋)이다. 3일이 걸리는 대규모의 재로서 곡목수가 많다. 기능보유자는 범패
(梵唄) 박희덕(朴喜德)· 장태남(張泰男), 작법무 이재호(李在浩), 도량장엄 정순정(鄭淳政)
이다
1.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 설법 당시의 재현,영산재(靈山齋)
영산은 영산회상의 줄인 말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영취산에 계시며 설법하시던 때의 모
임으로 이 법회에 동참한 모든 대중들은 환희심을 일으키고, 시방의 제석천왕과 수많은 보
살, 신중 등이 운집하여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환희했으며 하늘에는 만다라 꽃이 날리고 묘
음보살(妙音菩薩) 및 천동천녀(天童天女)가 내려와 꽃과 향, 기악과 가무로써 공양하였던 당
시의 광경을 상징화한 의식절차를 말한다.
2. 영산재의 구성
영산재는 안차비와 바깥차비로 구성된다. 안차비는 순수한 불교 의식 절차를 뜻하고, 바깥
차비는 대중적이고 토속적이며 재래의 민속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하여 전통 문화적 의미를
지니게 한 의식 절차를 말한다.
안차비에서는 악기를 연주하거나 의식 무용이 없다. 의식을 진행하는 구성인도 많이 필요
하지 않으며, 의식을 거행하는 장소도 대체로 법당 안인데 이는 경건한 분위기를 필요로 하
기 때문이다.
바깥차비는 안차비와는 달리 밖에서 진행됨이 특징이다. 밖에는 법당 처럼 부처님이 모셔
져 있지 않기 때문에 괘불을 모셔 놓고 의식 도량을 상징화하는 야외 법당을 마련한 뒤 많
은 장엄을 하고 의식을 진행한다. 또한 바깥차비는 많은 시청각적 효과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예경과 찬불의 소리를 안차비에서는 안차비 소리로 하면 되지만, 야외에서는 소리가
보다 더 큰 바깥차비 소리로 해야하기 때문에 악기의 반주가 필요하다든지 그와 곁들여서
의식 무용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바깥차비에서는 안차비에서 볼 수 없는 삼현육각(三絃六
角) 등의 악기 연주와 그에 대응하는 의식 무용으로 법고춤, 나비춤, 바라춤 등의 의식 무용
을 곁들여서 진행하기 때문에 바깥차비로서 불교 의식을 행하게 되면 마을 사람들에게는 좋
은 구경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안차비가 어디까지나 경건한 분위기를 필요로 하였다면 바깥
차비는 시청각적 효과를 최대로 발휘하려 했던 것이라 할 수 있 다.
바깥차비 의식 진행의 기본 형태는 안차비에 두고, 안차비에 없는 효과를 발휘하게 함에
있기에 결국 영산재는 바깥차비이되 안차비와 바깥차비를 동시에 지니게 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영산재의 절차에서 한 부분 예를 들어 보면 거불(擧佛), 삼
보소(三寶疏), 대청불(大請佛), 삼례청(三禮請) 까지의 순서는 영산재에 있어 신앙의 대상으
로 삼고자 하는 불, 보살의 위목을 일일이 들고(거불), 영산재를 열게 된 취지를 아뢴 다음
(삼보소), 신앙의 대상이 되는 불·보살을 의식 도량에 강림하시도록 청하 는 의식(대청불,
삼례청)이다.
위와 같은 절차를 안차비로 진행하면 목탁을 두드리거나 요령을 흔들 면서 법주와 바라지
가 안차비 소리로 독송하면서 진행한다. 그러나 바깥차비로 진행하면 같은 의식 절차로 진
행하되 불, 보살의 위목을 바깥차비 소리 곧 범패 짓소리로 하고 태징, 북, 호적 등의 악기
를 반주하며 바라춤과 나비춤을 추게 되어있다. 결국 안차비는 내용 면에서 보면 순수 불교
적인 것이라 할 수 있으나 성격적인 면에서 보면 의식 절차의 골격을 이루는 것이고 바깥차
비는 안차비의 골격을 더욱 장엄한 것이라 하겠다.
그리하여 바깥차비의 영산재는 화려하고 구성진 내용을 지니며 불교 의식 절차를 각본으로
한 가극의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불교 의식의 진행은 범패의 음악적 효
과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범패는 악기의 반주와 의식무용 까지를 합하여 연출하
는 종합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
흔히 같은 영혼 천도 의식을 행하더라도 가장 이상적인 의식 절차가 영산재라고 하는데,
그것은 영산회상에 대한 신앙심의 일단이며 영산재를 올림으로써 곧 영산 소리를 연출함에
의하여 영산회상을 재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산재는 영산 회상의 재현에 의하
여 영혼을 천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믿고 행하는 불교의식이다.
3. 영산재의 진행절차와 그 의의
3일권공 영산재 절차(三日勸供 靈山齋 節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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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첫 째 날 둘 째 날 셋 째 날 ┃
┃ 시련(施輦) 조전점안(造錢點眼) 영산(靈山)중간부터 ┃
┃ 영산(靈山)중간까지 신중작법(神衆作法) 운수상단(雲水上壇) ┃
┃ 대령(對靈) 괘불이운(掛佛移運) 중단(中壇:召請中位) ┃
┃ 관욕(灌浴) 식당작법(食堂作法) 신중퇴공(神衆退供) ┃
┃ 다음날 아침 예불을 다음날 예불 봉행 관음시식/전시식 ┃
┃ 저녁에 미리 한다 (觀音施食/奠施食) ┃
┃ 소대봉송및 회향설법 ┃
┃ (消臺奉送/ 回向說法)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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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재의 진행절차에 대한 용어설명
1) 시련(施輦)- 재 도량에 나무대성인로왕보살 인도 아래 칠보(七寶)로 장엄 청개홍개(靑
盖紅盖)와 보개산(寶盖傘)으로 좌우에 호위하여 연(輦)에다 부처님을 모시고, 보살 및
천도 할 영혼을 모셔오는 절차로 통상적으로 절입구 해탈문 밖 까지 나아가 연에다 모
셔오는 절차이다. 즉 재를 봉행함에 있 영접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 대령(對靈)- 영혼에게 간단히 입매상을 올려 곡기를 면하게 하고 불법을 일러주어 영
혼에게 불전에 나아갈 차비를 갖도록 하는 차절이다.
3) 관욕(灌浴)- 목욕의식으로 삼독(三毒)으로 더럽혀진 업장을 불법과 진언으로 향탕로
닦아 드리는 의식이다.
4) 조전점안(造錢點眼)-명부에서 사용될 조전 등을 점안하는 절차.
5) 신중작법(神衆作法)- 불법 듣기를 원하고 불보살을 옹호하는 신중을 봉청하는 절차로
일 백사위 신중을 청하여 공양하고 신중으로 하여금 도량수호는 물론 불보살을 옹호하
여 재가 원만회향에 이르도록 발원한다.
6) 괘불이운(掛佛移運)-이로써 하단 영혼과 중단의 신중이 모셔졌기에 부처님을 맞이 하
기 위하여 괘불을 모시는데, 보통 재인 상주권공재(常住勸供齋)와 달리 야외에다 특
별히 단을 꾸며 법당 안에 모셔진 괘불을 밖의 괘불단으로 모시는 절차이다.
이는 영산재가 규모적으로 상당히 큰 행사임을 알 수 있다.
7) 상단권공(上壇勸供) -영산재의 핵심을 이루는 절차로 야외 단을 꾸미고 하단, 중단에
이어 상단 부처님을 맞이하여 권공을 하고 불법을 듣고 깨우침은 물론, 불.보살의 가
피력으로 고혼들은 극락왕생을 생자(生者)는 깨침 등과 더불어 각기 서원을 발원한다.
8) 식당작법(食堂作法) -하단, 중단, 상단에 이어서 재에 동참한 대중 물론 그외 모든 중
생에게 공양을 베푸는 절차로 수행자는 과연 공양물을 받을 만한 몸인가 다시금 생각
하고 지옥, 아귀, 축생에게도 불법과 공양을 베푼다.
9) 운수상단(雲水上壇;召請中位)-상단 시방세계 일체 불보살을 청하여 권공하는 절차다.
10) 중단권공(中壇勸供;召請中位)-중단 지장보살 증명으로 각존자(各尊者)와 십대명왕(十
代冥王) 등, 각 대왕과 각종 권속을 청해 권공하는 절차.
11) 신중퇴공(神衆退供)-상단공양물을 신중단에 퇴공하여 공양하는 절차이다.
12) 관음시식/전시식(觀音施食/奠施食) - 시식이란 베풀어 공양한다는 뜻으로 관세음보살
의 대비주(大悲呪)의 신통력을 빌어서 지옥고중생의 업화(業火)를 청량케 하여 대비무
장애(大悲無障碍)에 들어와서 삼독을 버리고 불법승 삼보에 귀의시키는 절차이다.
13) 봉송(奉送) 및 소대의식(燒臺儀式) - 금일 재도량에 봉청한 모든 분들을 돌려 보내
드리는 절차로 상단의 불, 보살, 중단의 신중, 하단의 고혼 순으로 봉송해 모신 후 소
대로 나아가 각종 장엄과 영혼이 쓰던 옷가지 등을 모두 불에 소하여 다시금 공의
이치를 알린다.
나무대성인로왕보살 인도 아래 금일 도량에서 영산재를 베풀어 망자로 하여금 해탈과
극락왕생을 대중에게는 불법의 가르침과 신앙심을 더욱 고취시키는 한편 부처님 당시
영산회상을 금일 도량에 다시금 꾸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불법 인연을 짓고 업장
소멸과 깨침을 주는데 영산재 의의를 두고 있다.
이렇게 소대봉송(消臺奉送)을 하고나면 태징과 삼현육각, 호적이 어우러져 한바탕 흥을
돋구어 다시 법당을 한 바퀴 돌게되는데, 이를 마치고 나면 마지막 설법이 들어간다. 이를
다른 말로 땅설법이라 한다.
이를 다른 말로 재의 회향을 설하는 법문이므로 회향설법이라고도 하며, 이때에는 여늬 설
법과 달리 각종 염불을 넣어서 설법한다. 한 스님의 염불가락에 북을 맞추면 염불에 맞춘
스님은 몸을 움직이며 법문을 하는데, 이는 판소리의 육자배기를 하듯 창을 하는 창자와 고
수가 한 몸이 되어 어우러진 모습으로 여느 법문과 다른 면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절차로 3일 영산재라 하며, 첫째와 둘째날 저녁에 별공소(別供所) 로부터 종두가 7첩
반상 또는 9첩반상에 음식을 장만하여 식지로 덮은 후 그것을 어깨에 맨 후 영단까지 이운
하는 의식으로, 먼저 삼현육각이 앞장을 선 후 그 뒤 종두가 유주무주 영가들을 위한 영반
상을 영단에 가져다 놓는데 이러한 의식 절차는 근래에 들어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영산재에 대한 오공양을 준비는 육색방[六色(六所)榜]에는 누가 무슨 공양을 어떻게 만드는
지 이름을 새기어 일을 분할시킨다. 또한 영산재 등 큰 재에 청정을 받고 가면 종두들은 사
물을 가지고 집에(사찰에서 사물을 배달하는 사람) 라는 사람은 대중스님들의 가사 장삼 등
을 지게에 지고 스님과 함께 간다."이처럼 영산재에는 그 복잡함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예전에 3日 영산재가 곧잘 거행되었으나 근간에는 3일간의 영산재를 하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다. 이는 시간과 재정의 문제도 있지만 3일간 영산을 인도할 어장스님이 몇 분 되지 않
기 때문에 과거 3일 영산을 근래에는 1일 권공으로 영산재 시연회를 통해 맥이 전승되고 있
다.
4.영산재의 불구
아름답고 화려하면서 청정한 불구(佛具)-
영산재는 주로 절의 마당과 같은 야외에서
진행을 한다. 따라서 야외에 큰 단을 설치
하고 괘불 앞에 많은 장식구를 진열하게
된다. 이는 부처님에 대한 장엄의 도구이며
단을 한층 더 돋보이고 신심을 일으키게
하는 과정이다. 약사여래본원경(藥師如來本
願經)에 "아름다운 온갖 꽃과 향, 보배구슬
과 당(幢)이나 번(幡), 일산(日傘)과 음악
소리로 공양드리도록, 오색의 비단으로
(영산재의 도량) 주머니를 만들어 덮고, 깨끗하고 높은 곳에
모시고 예경드리도록 하겠습니다"-藥師琉璃光如來本願功德經- 라고 서술되어 있다.
이렇게 부처님 앞에 갖추어지는 도구를 불구(佛具)라 하며, 아침 저녁으로 예경에 필요한
도구와 영산재 등의 의례와 수행에 사용되는 도구를 법구(法具)라 한다. 또 사찰에서는 사
물(四物) 혹은 사보(四寶)라 하여 소중히 여기고 온갖 일을 맡아보는 종두가 관리한다.
불구(佛具)의 종류
가)천개(天蓋) - 닷집/ 인도말로는 chattra, 부처님 존상(佛像)을 덮는 일산(日傘)과 같은 것
으로 비나 먼지를 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법당 안에 있는 탁자를 덮을 수 있도록
한 닷집으로 되어 있다.
나)당번(幢幡)-보상개
당번은 증번(繒幡) 당번(幢幡)이라 하며, 불보살의 덕을 기리고 도량장엄을(道場莊嚴)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다. 번(幡)의 종류는 정번(庭幡), 관정번(灌頂幡), 평번(平幡), 사번
(絲幡), 옥번(玉幡)이 있다.
당(幢): 중생을 지휘하고 모든 마군이들을 굴욕시키는 표시라는 뜻도 있다.
번(幡): 깃발로 불 보살님의 위력을 표시하는 장엄도구이며 이를 만들어 달고 복을 빌기
도 한다. 번은 정(定)과 혜(慧)의 손을 본뜬 것이라 하며, 四波蘿密(常·樂·我·
淨)의 발을 본뜬 것이라고도함. 우리나라에서는 당(幢)과 번(幡)을 합쳐 보상개라 한다.
다)화만(華 ) - 꽃다발 꽃을 실에 꿰거나 묶어서 장식으로 한 것을
말한다.
라)연화대좌 - 화대, 연대, 연화대/ 불, 보살님을 모시는 자리를 연
꽃모양으로 조각을 하여 연화좌, 연화대좌라 한다.
(번을 들고 오는 스님)
마)부처님께 올리는 공양구
불기(佛器) - 마지(공양)를 담는 그릇.
다기(茶器) - 차를 올리는 그릇.
향로(香爐) - 향을 피우기 위한 그릇.
다관(차관) - 차를 담는 주전자.
다반 - 다기를 담아 올리는 쟁반.
법구(法具):불법을 수행정진하는데 사용되는 법(法)의 도구라는 뜻이다.
대사물(大四物):불교에서 예경을 할때 쓰이는 네 종류의 악기.
가)범종(梵鐘)-중국에서 사용되던 종과 인도에서 사용
되던 건추(楗椎; 나무 조각을 마주쳐 소리를 냄)를
본받아 만든 것이 범종인데, 인경이라고도 한다. 지
옥에서 고통받는 중생과 허공에 떠다니는 중생 등
일체중생이 이 종소리를 듣고 해탈하라는 의미로, 예
전에 36추를 치던 것이 근래들어 33추와 28추로 나
누어 한다.
(법고)
나)북(法鼓)-6도 중생에 축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다)목어(木漁)-수륙중생(水陸衆生)의 제도를 위해 사용한다.
라)운판(雲板)-구름모양으로 허공중생의 해탈을 위해 사용한다.
소사물(小四物):불교에서 예경과 수행을 할때 쓰인다
가)동라(銅羅), 태징-법회때 악기로 쓴다.
나)바라-동발(銅鉢), 요발(繞鉢):춤(舞)을 출 때 쓰는 악기로 둥글게 되어 안쪽에 끈을 잡
아 양손을 사용하여 쓴다.
다)요령(繞鈴, 搖鈴)-놋쇠로 만든 자루가 달린 작은 종인데 흔들어 사용한다.
라)죽비-대나무를 반쯤 쪼개어 소리가 나게끔 되어 있으며, 오
른손에 쥐고 왼손바닥에 치며, 선가에선 참선지도등
의식에 사용된다.
마)법라(法螺), 패(唄)-소라 고동에 금속으로 부는 곳을 만들어
경행시에나 법회때 이것을 불어 대중을
모이게 하고 의식을 행하는 악기의 종류
이다.
(요령)
수행과 예경, 그리고 음성공양의 도구 -이런 대사물
과 소사물 등은 어장스님의 법음성에 박자를 맞추거
나, 다음 진행의 순서를 알리는 한편, 불자들로 하여
금 흥을 돋아 주어 한층 신심을 더 일으키게 한다.
사물을 다룸에 있어서는 우선 범음성을 익혀야 염불
에 맞추어 장단과 박자를 맞출 수 있는 것이며, 안채
비는 절안의 유식한 병법(秉法) 또는 법주(法主)가 유
치(由致) 청사(請詞) 등 축원문(祝願文)을 요령(搖鈴)
을 흔들며 낭송하며 이때 옆에 한 스님이 가영등, 법
주에 맞추어 태징을 치는데 이를 바라지라고 한다.
(나각)
바라지는 법주를 돕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사물 등을 다루며 의식진행시 소리와 소리 사
이에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한다. 재에 있어서 법주와 바라지는 바늘과 실처럼 그 작위가
꼭 맞아야 하기 때문에 바라지는 법주 못지 않게 많은 염불을 익힌 스님에게 맡긴다.
사물을 주로 많이 다루는 바라지는 태징, 북, 목탁을 다룸에 있어서 이 모두 부처님께 올리
는 음성공양의 도구이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스럽게 다룬다. 만약 사물을 너무 세게 다룬다
거나 장단에 있어서 태징을 한번 덜 치거나 더 치면 당사소(當司所)에 앉아 어산단(魚山壇)
을 감독하는 스님으로부터 즉시 심한 꾸지람이 내려진다.
이는 범음성을 낼때 오자(소리를 지어 부름에 있어 틀리게 발음하는 것)와 마찬가지로 찬패
(讚唄), 축원할 때 글을 송문(誦文)하고 뜻(義)을 관(觀)하고 음성만 따르지 말고 소리와 음
곡(音曲)을 고르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중요성을 처음 입문에 들어오는 수행자 교육 지침서
에서도 볼 수 있다.
*사물을 다룸에 있어서 주의할 점
① 사물을 다룸에 너무 세게 치지 말고 살살 다룰 것.
② 너무 느리거나 빨리 치지 말 것, 즉 길고 짧음을 범음성과 어우러질 것.
③ 정해진 태징법에 맞을 것.(현재 봉원사(奉元寺), 백련사(白蓮寺), 안정사(靑蓮寺) 등 일부
사찰의 태징 다루는 법은 동일하나, 지방 등 여타의 곳은 태징 다루는 법에 사뭇 차이가
있다. 이는 종전 사물(四物) 다루는 방법 등을 몇몇 어장스님은 동일하게 가르쳤으나 지
금은 의식에 대한 전반적 교육이 통일되어 있지 않은 교육의 문제이다.
④ 옳은 소리가 나도록 보관을 잘 할 것.(북이 눅눅하면 옳은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적
당히 말린다.)
5.영산재의 도량(道場)과 장엄(莊嚴)
수행과 예경의식, 그 영원한 공간 도량
영산재는 도량에서 거행된다. 불가에서는 절을 포함한 모든 수행의 공간, 혹은 마당 등을
일컬어 도량(道場)이라고 한다. 도량(道場)은 운동을 하는 곳을 의미하는 도장(道場)이라
는 말과 한자(漢字)의 표기는 똑같으나 그 쓰임과 의미는 틀리다. 도장(道場)이 심신을 수
련하는 스포츠공간이라면 도량(道場)은 스님들이 수행과 예경 등을 수행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산재의 도량
먼저 영산재의 의식절차에 들어가기에 앞서 도량에 각 단을 설치하고 의식을 보다 아름답
고 장엄하게 꾸미기 위하여 각자 해야 할 소임을 육색방(六色榜:六所)에 상세히 써놓는다.
육색방이란 영산재가 결정되면, 이어서 공양물 준비와 그외 모든 제반 준비를 각기 분담
시키기 위한 방을 말한다. 이렇게 장엄을 꾸미는 이유는 불자로 하여금 보다 환희심을 불
러 일으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도량을 불국토로 꾸미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장엄은 예배용(禮拜用) 장엄, 교화용(敎化用) 장엄, 그리고 일반적 장식 요소로의 장엄
등 크게 셋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예배용 장엄요소는 예배 대상이 되는 물건이나 형상을 그린 벽화나 불화를 말하며, 교화
용 장엄은 불전도(佛傳圖)와 본생도(本生圖)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탱화 및 벽화 또는
불교경전을 토대로 하여 조각이나 회화로 나타낸 것 등이다. 이는 보는 이에게 불교를 쉽
게 전달하게끔 하는 기능적인 역할도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영산재에 있어서 장엄이란 장식적 요소로써 부처님이 모셔진 법당과 도량을 각종 불보살
의 명호를 적은 번과 지화(紙花)로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특히 영산재는 그동안 무형문화재 부분이 범패만이 인정되었으나, 1987년 11월 11일
문화재 관리국에 의해 마당종목으로 변경되면서 영산재 도량장엄(道場莊嚴)부분이 새
로이 추가되었다. 지광스님(智光:정순정, 1925. 4. 10 - 1997. 1. 29)의 열반으로 현재
이수자 (履修者) 李慶庵(병우), 尹性旼(혜월)스님이 등록되어 있다.
6. 영산재 각종번식
1. 삼신번(三身幡;법보화 삼신을 표하는 번)
나무청정법신 비로자나불(南無淸淨法身毘盧舍那佛)
나무원만법신 노사나불(南無圓滿報身盧舍那佛)
나무천백억화신석가모니불(南無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
2. 보고번(普告幡;삼보와 사중을 통칭한 신)
보고시방제찰해(普苦十方諸刹海)
무진불법승삼보(無盡佛法僧三寶)
사부중급군생류(四部衆及群生類)
함부도량수차공(咸赴道場受此供)
3. 오여래(五如來)와 칠여래(七如來)
<오여래> <칠여래>
다보여래(多寶如來) 나무다보여래(南無多寶如來)
묘색신여래(妙色身如來) 나무보승여래(南無寶勝如來)
감로왕여래(甘露王如來) 나무묘색신여래(南無妙色身如來)
광박신여래(廣博身如來) 나무광박신여래(南無廣博身如來)
이포외여래 (離怖畏如來) 나무이포외여래(南無離怖畏如來)
나무감로왕여래(南無甘露王如來)
나무아미타여래(南無阿彌陀如來)
4. 오방번(五方幡)
나무중방화장세계(南無中方華藏世界)
나무남방관희세계(南無南方歡喜世界)
나무동방만월세계(南無東方滿月世界)
나무서방극락세계(南無西方極樂世界)
나무북방무우세계(南無北方無憂世界)
5. 이십삼불번(二十三佛幡)
나무지장원찬삼십삼촌제위여래불(南無地藏願讚二十三尊諸位如來佛)
나무사자구변신족만행여래불(南無獅子舊邊迅足萬行如來佛)
나무각화장자좌왕여래불(南無覺華藏自左王如來佛)
나무청정연목여래불(南無淸淨蓮目如來佛)
나무일체지성취여래불(南無一切智成就如來佛)
나무무변신여래불(南無無邊身如來佛)
나무파두마승여래불(南無波頭摩勝如來佛)
나무보승여래불(南無寶勝如來佛)
나무사자공여래불(南無獅子孔如來佛)
나무비파호여래불(南無毗婆戶如來佛)
나무포유손여래불(南無抱留孫如來佛)
나무다보여래불(南無多寶如來佛)
나무보상여래불(南無寶相如來佛)
나무가사당여래불(南無袈裟幢如來佛)
나무대통산여래불(南無大通山王如來佛)
나무정월여래불(南無淨月如來佛)
나무산왕여래불(南無山王如來佛)
나무지승여래불(南無智勝如來佛)
나무동방만월세계약사유리광여래불(南無東方滿月世界藥師琉璃光如來佛)
나무남방환희세계보승여래불(南無南方歡喜世界寶勝如來佛)
나무서방극낙세계아미타불(南無西方極樂世界阿彌陀佛)
나무북방무우세계부동존여래불(南無北方無憂世界不動尊如來佛)
7. 영산재의 역사적 의미
영산재는 불교의식의 한 형태로, 교리적으로 보아 가장 심오하고 도량의 설치가 장엄의
극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행절차가 음악, 무용 등의 각종 문화 요소를 내포하
고있어 전통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영산재가 교리적으로 심오하다고 한 것은 불교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법회 모임인 영산회
상을 상징화한 의식의 형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고, 도량의 설치가 장엄의 극치를 이루
고 있다 함은 영산회상을 상징화하기 위하여 괘불을 내어걸고 의식공간을 장식함에 있어
십이지불화(十二支佛畵), 십대명왕화(十大明王畵) 등 각종 불화의 발전을 가져오게 하였을
뿐 아니라 이는 공간을 장식하는 전통적 장식미의 기법을 오늘에 전하여 주 고 있는 것이
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의식의 진행절차가 각종 전통문화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영산재가 의식의 진행을 음악적 요소와 무용적 요소를 곁들여 연극적 효과를 내게 하고
있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리하여 범패나 화청 등의 불교음악은 우리의 전통적인 민속 음악으로서의 가곡과 회심
곡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나비춤과 바라춤 등은 민속 무용인 승무와 바라춤
의 근원을 이루고 있다는 데서 영산재의 전통 문화적 의미를 간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
하겠다. 곧 영산재의 구성 내용은 우리 전통문화의 중요한 문화 요소들을 다양하게 내포
하고 있어 그 전통적 의미가 높이 평가되는 것이다.
찬불가 (讚佛歌)
불교음악의 기원과 종류
한국의 불교음악은 범패에서 부터 그 유래가 시작된다.
범패는 신라의 진감국사가 중국에서 들여와 오늘에 이르렀다. 따라서 그 역사만 해도 1천년
을 자랑한다. 이러한 범패는 불가의 전통의식과 결합해 각종 작법과 의식, 그리고 예경을 통
해서 이어졌다.
이렇게 불가의 영향으로 범패가 성행함으로써 민요와 판소리, 그리고 가곡과 가사에서 불교
음악의 한 장르를 만날 수 있다. 또한 궁중음악의 발전과 더불어 영산회상 불보살과 같은
정악이 발전하게 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제시대를 통해서 범패가 금지되고, 정악마저 그 존립이 위기에 맞으면서 불교음악
은 수난기를 맞는다. 해방이후, 한국 불교는 어려운 불교의 예식음악을 대중들에게 보다 쉽
게 전하기 위해 서양음계를 바탕으로 찬불가를 작곡 보급하였으며, 이를 오늘날 찬불가라고
칭한다.
이후, 서양음계를 바탕으로 한 찬불가의 작곡과 보급이 기독교의 찬송가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몇몇 국악작곡가들이 주도하는 국악 관현악을 중심
으로 새로운 국악 찬불가가 등장하고 있다.
불보살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 근대적인 찬불가의 효시는 1930년대에 백용성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가사만 전하고 악보는 없다. 현대의 찬불가는 크게 의식
찬불가· 생활찬불가로 나누어진다. 의식찬불가는 재공양이나 의식을 거행할 때 불리는 전
통적인 범패의 바탕 위에 재창조된 찬불가이다. 생활찬불가는 50년대 이래 많이 작곡되었는
데, 불교동요· 불교가곡· 불교가요· 불교민요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찬불가는 보통 서양
의 5선악보에 따라 근· 현대에 와서 작곡된 가요라는 점에서 전래의 찬불가와는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