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고 잘할수 있는 일이 마침내 실현되었다. 지리산 종주. 백호팀과 미영언니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간절했기에 이루어진 지리산 종주.. 너무 아름다운 풍경들이기에 산행기에 담아보았다
2013년 8월2일밤 영등포역에 방가운 백호팀과의 만남
설레임 가득 안고 구례행 무궁화 열차에 올랐다. 다음날 이른 새벽4시에 성삼재에서 시작.
많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종주라는 의미 때문인지 들뜨고 소란스럽지 않은채 새까만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빛과 렌턴불빛만 보일뿐이었다. 가벼운 걸음으로 산책하듯 노고단까지 걸었다. 노고단 산장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40km 남짓한 주능선길을 13시간정도 걸어야하는 오늘의 일정.
다부진 마음을 먹고 산행길에 올랐다 서서히 어둠은 걷히고 구름에 살짝 가린 해를 볼 수 있을까?
노고단에 오르면서 드넓은 푸른초원이 가슴을 딱 트이게 하고 이제 막 동틀무렵의 시원한 바람이 종주시작의 환희를 느끼게 해주었다. 좋은 사람과의 좋은 산행이 계속 되면서 우린 운좋게도 곳곳에 지리산 10경의 하나인 구름바다(운무)를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빼어난 구름바다를 보고 감동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이 아름다운 그림을 배경삼아 신라의 화랑들이 심신을 수련했다.. " 하지않는가?
잘 닦여진 지리산에 능선길을 계속 걸으며 녹음은 우거져 하늘까지 가려 그늘이 되어주고, 길 양 옆에는 야생화꽃 무리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황남호 부회장님께서 무수히도 많은 야생화꽃 이름을 알려주며 공부까지 할 수 있었다. (금상첨화)에(일석이조)까지 한 셈이였다.
노고단에 원추리꽃 보다 많은 동작꽃을 보면서 임걸령에 도착. 시원한 약수를 맛보고 삼도봉까지 계속 올랐다. 아뿔사.. 최고의 절정인 운무를 보고 이렇게 아름다울수 있을까? 자연의 선물.. 저마다 넔을 잃고 인증샷을 찍고 찍었다.
녹음은 원시림에 가득하고 우린 또 서둘러서 올랐다. 계속되는 비단길과 빼어난 운무와 아름드리 야생화 꽃길과 바람까지 불어와 잠깐 잠깐 이마에 흐른땀까지 식혀주는 주능선길을 오르면서 정말 행복했다. 팀웍까지 하나된 좋은 사람과의 산행이 좋았다.
편안하고 아늑함은 지리산에서만 느껴볼수 있었다. 면하천에서 점심식사.. 간단히 라면으로 대신하고 벽소령까지 통과할 빠듯한 시간에 열심히 산행길에 올랐다. 날씨는 여전히 안성맞춤. 최고의 일기라 생각하면서ㅡ 그런데 웬일.
벽소령을 지나니 어둠이 몰려오면서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비와 배낭커버를 씌우고 지금부터 세석산장까지는 경사가 심하고 철계단에 힘든 산행길 시작인데 비와 천둥까지 동반했으니 말은 안했어도 겁나고 긴장했으리라 모두다 삼년전들의 일들을 생각하며 안전산행에 힘쓰며 잘했다.
세찬빗줄기는 계속되고 모두 다 지칠대로 지쳤지만 오로지 앞만 보고 걸었다.
나의 몸무게보다 더 무거울 배낭을 짊어지고 다들 대단했다. 비는 끊임없이 내리고 오늘 도착할 세석산장은 왜이리도 힘이든지..
휴-우 이제야 산장도착. (비가와도 직원들은 산장예약서확인 철저)
많은사람들로 붐볐지만 이 비를 맞고도 투정되는 사람 한사람도 없으니 진정한 산꾼만이 올 수 있는 지리산이였다.
아빠와 아들, 남편과 부인, 할아버지와 손자, 산악회에 삼삼오오 친구들과 팀웍을 이뤄서 하나가 되었다.
온통비에 다 젖었다. 몸도 옷도 등산화도.. 하지만 마음만은 뜨거운 태양처럼 열정으로 불타있었다.
젖은 옷차림으로 저녁준비.. 보글보글 끓인 찌게로 밥맛은 꿀맛이었다.
힘든 기색 한번하지 않은 울대장님과 총무님은 대체 전생에 부처였을까? 생각이 들정도였다
와-우! 깻잎에 싸서 마늘쫑까지 얹어먹은 삼겹살과 소주는 잊지못할 저녁만찬이였다.
뒷마무리.. 병배오빠의 아름다운 행동이 멋져보였다. 내일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 하산일정을 위해 들뜬 기분으로 잠을 청했다.
운무와 야생화가 눈에 선했다.
둘쨋날.. 8월3일 새벽4시30분에 세석산장을 출발했다.
다소 잠자리와 세면시설이 부족했지만 누구의 표현처럼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뒤를 돌아보니 넓은 평전의 지상낙원 세석산장의 하룻밤을 잊지못했다.
희뿌연안개..이슬먹은 야생화꽃.. 배경으로 인증샷. 화이팅!을 외치고 천왕봉을 향해 올랐다.
지리산을 오르고 보니 산중에 산이였다.. 길도 잘나있고 이정표도 많이 부착되어있고 식수 또한 곳곳에 있어서 장거리 산행에 지구력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폭신한 비단길을 깔아놓은.. 엄마 품속같은 따뜻한 지리산이었다.
천왕봉 가는길.. 만만치 않은 오르내림을 반복 멋진 풍경을 보며 오르니 장터목산장에 도착했다. 잠시 쉬면서 여유롭게 커피한잔 즐기면서 천왕봉에 가까이 와있음을 알 수 있었다.
높은고지에서만 볼 수 있는 구상나무와 주목이 늠름하고 서있고, 고사목과 야생화도 어우러져 함성을 자아냈다.
높이 오를수록 숨은 가파오르고 안개에 가려 시야는 한치앞도 볼 수 없지만 제석봉에 서있는 죽어서 1000년이라는 고사목은 일품이었다.
지리산은 날씨는 변화무쌍하지만 안개에 휩싸여 있어도 어느순간 해가 반짝하더니 이내 숨어버리고 천왕봉에 다다를듯 하면서도 정상을 향한 산행길은 힘이 들었다. 통천문을 지나고 조금오르니 마침내 ..드디어.. 정상고지! 천왕봉에 도착.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낸 희열을 맛보는 순간이였다. 많은 인파로 붐볐고 천왕봉 1915km에서 저마다 인증샷..
비바람 천둥번개에도 굴하지 않고 전진했던. 하나된 백호팀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계속되는 내리막길.. 힘든 여정임을 알고 지리산의 야상화가 우릴 반겨주었다. 1500고지에서 바라본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나무와 꽃과의 조화로움.. 위대한 자연이라는 표현외에는 감동이고 또또 감동이였다. 계속되는 내리막길에 다리는 아팠고 젖은 등산화에 발은 퉁퉁부었지만 지친 모습에도 앞에서 이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단결된 팀웍은 일품!!
로터리 산장에서 배낭을 풀고 마지막 남은 양식으로 배부른 포만감으로 힘을 냈다.
중산리 하산길 지리지리 할정도로 내려오자니 힘에 부쳤다. 퉁퉁 부어오른 발과 무릎은 아프고 다소 긴장감도 풀리고.. 이때 계ㄱ물소리에 신이났다. 풍-덩 시원한 물속에 온몸을 담그니 1무1박2일에 피로가 싹 가셨다.
차려놓은 밥상에 수저만들고 따라나셨는데 편안하게 대해주고 챙겨주심에 다시한번 감사드린다ㅡ
2013년8월2-4일
지리산 종주 산행기 조복금 쓰다ㅡ
첫댓글 글잘읽었어요.눈에선하네요.
장문의 산행기 감사드립니다.불평한마디없이 지리산산행에 참석하여 완주하신 복금님에게 뜨거운 찬사를 보내고 앞으로도 더욱 멎진 추억이 있는곳으로 동행합시다.^^*
복금씨! 장문의 산행기를보니 많은 힘들었던 생각들은 온데간데 없고 서로 서로 아껴주고 배려했던 함께한 시간들이 즐겁고 행복한 감동만이
기억됩니다. 함께 산행할수 있어서 행복했답니다, 복금씨, 수고 많이하셨어요^^
복금씨 고생많았어. 고생끝에 얻은것도 많았겠지?
함께해서 즐거웠네~~~~~~
공룡능선에서 지리산천왕봉 다음에는 어데로 갈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