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안길호 연출, 김은숙 극본, 넷플릭스 8부작 드라마, 2023년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는 작품이다.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최근 몰입해서 봤다고 해서 복수극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젯밤 봤다.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시나리아의 의도는 알겠지만 심리적 동기를 중심으로 한 것도 이해하지만,
사회적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드라마의 확장력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
작가의 대사들도 어찌 보면 멋있겠지만, 드라마의 긴장감에 초점을 두고 인간적인 맛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어서
나로서 긴 시간 이 드라마를 보는 것에 대해 약간 망설임이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복수극의 심리물로 인정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최고라고 볼 수는 없었다.
차라리 내 취향은 박해영 작가의 <나의 아저씨>나 <나의 해방일지>같은 내면의 독백과 질감을 도드라지게 하는 문학성이 더 맞는다. 그리고 이 편이 훨씬 감정이입과 공감이 잘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취향이 갈릴 것 같다.
미국만큼의 초거대자본을 동원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거대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는
탄탄한 시나리오에 기반하고 인물간의 심리적 관계를 담은 작품들에서 강점을 나타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