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부모로서의 권위 지키기 부모는 부모로서의 권위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의 권위란 힘을 행사하는 권위적인 차원이 아니라 자녀가 부모를 자발적으로 따르게 되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바른 언어 사용하기, 차분하고 조용히 말하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기 등. 식사시간은 기본생활 습관을 익히는 데 매우 훌륭한 장소가 된다.
2 밥상 앞에 자기 자리 정하기 식사는 매번 같은 곳에서 하는 것이 기본. 돌아다니면서 먹으려는 아이의 버릇을 잡으려면 식탁이나 밥상에 앉는 가족들의 위치까지 정해두는 것이 좋다. 우리 전통 밥상 예절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아이 순으로 상석부터 앉는 것이지만 아이가 어려서 식사할 때 도움이 필요하다면 엄마나 아빠가 쉽게 도와줄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해도 된다.
3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밥상 만들기 평소보다 풍성한 식탁을 만든다. 맛있는 것을 더 많이 만들어놓으면 가족 모두 모였을 때 자칫 느낄 수 있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파티로 활용하는 것. 식사 준비는 엄마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가족 모두가 함께한다. 작은 일이라도 거들도록. 대화는 무겁지 않은 주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성적과 같이 민감한 주제는 삼간다.
2. 우리 아이 똑똑하게 만드는 밥상머리 대화의 힘
최근 컬럼비아대학교 내 연구소인 ‘카사’에서 청소년 1천200명을 조사한 결과 가족 식사를 일주일에 5회 이상 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A학점을 2배 이상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밥상머리 대화의 주제나 대화법은 아이의 지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탁에서는 일단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의 종류나 인터넷에서 재미있게 본 이야기 등 아무 생각 없이 꺼낼 수 있는 주제가 좋다. 이때 부모는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아이들이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오늘 학교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었니?’ ‘친구 00하고는 잘 지내니?’등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면 된다.
1 식탁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아이의 어휘를 풍부하게 한다 1980년대부터 아이들의 언어 습득을 연구해온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가족 식사를 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평소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은 140여 개의 단어를 익히는 반면 가족 식사 중 부모, 형제들과 나누는 대화에서는 1천여 개 정도의 단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고 한다. 밥상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예측불허로 주제가 평균 5~6가지나 되기 때문. 밥상머리에서는 비교, 토론, 설명, 놀리기, 장난 등 모든 종류의 언어적 대화가 이뤄진다.
2 밥상머리 대화는 아이의 지적 사고를 발달시킨다 유아기의 어휘력은 학습능력과 비례한다. 어휘력이 뛰어난 아이는 같은 책을 읽어도 이해와 흡수가 빨라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한다. 사고는 언어로 표현되고, 언어는 사고에 의해 논리적으로 발달한다는 점에서 아이는 언어를 통해 사고를 확장하고 사고의 확장을 통해 언어를 확대,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즉 밥상에서의 대화는 성장기 자녀에게 언어적 자극을 주게 되고, 이는 곧 아이들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친다.
3 대화를 통해 부모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아이는 부모의 언어습관을 모방하면서 자신의 언어를 발달시키게 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남을 이해하며 올바른 감정, 생각, 경험 등을 표현하는 법을 학습하게 된다. 또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성숙하고 경험이 풍부한 부모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면 자녀들은 문제 해결의 다양한 방법을 저절로 배우게 된다. 이때 부모는 학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마음을 읽고 자녀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밥상머리를 어지럽히는 나쁜 습관, 이것만은 바로 잡자!
1 식사 1시간 전에 TV 끄기 TV는 밥상머리 교육의 가장 큰 적이다. 아이의 나쁜 식습관을 부르는 원인이 될 뿐 아니라 TV에 정신이 팔리면 과식하기 쉽고, 이는 곧 비만으로 이어진다. 아울러 대화가 단절되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의미도 없어진다.
2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돌아다니면서 먹지 않도록 한다 아이는 집중 시간이 짧기 때문에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그렇다고 돌아다니는 아이를 쫓아다니면서 먹이는 건 절대 금물. 우선 밥상 주변의 장난감을 모두 치워 아이의 관심이 다른 곳에 가지 못하게 하고 정해진 자리에 앉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는다. 아이용 식탁의자를 따로 마련하거나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방석을 준비하면 아이를 밥상 앞으로 부르는 데 도움이 된다.
3 어리다고 일일이 떠먹여주지 않는다 엄마가 일일이 떠먹여주는 것은 쫓아다니면서 먹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쁜 식습관을 불러오는 지름길이다. 생후 18개월이면 포크로 음식을 찍을 수 있으니 이때부터는 혼자 먹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 좋다. 아이가 도구 사용에 익숙해지기 전에는 손으로 음식을 만지거나 밥상에 음식을 흘리더라도 나무라지 말고, 혼자 음식을 집어 먹었을 때 크게 칭찬함으로써 혼자 먹는 재미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임우식 PD
“가족 식사는 가족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
어렸을 적, 저녁 늦게 퇴근하는 아빠와 함께 밥을 먹기 위해 밥상 앞에서 기다리느라 군침만 흘렸던 기억이 난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당연해서 특별히 의식할 필요조차 없었는데,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밥 한 끼 같이 먹는 일이 아주 특별한 일이 돼버렸다. 본래 식구란 의미는 먹을 ‘食’, 입 ‘口’, 밥을 함께 먹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밥을 함께 먹기는커녕 단 1분도 얼굴을 맞대고 대화조차 하지 않는 가족이 적지 않다.
얼마 전 가족관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을 연출한 임우식 PD. 그는 밥상머리 교육이 잘 되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을 취재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가족 식사가 일상화된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은 그 집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가 달랐어요. 전자의 경우 부모는 물론 아이들까지 밝고 적극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는 반면 후자의 아이들은 자신감 없이 ‘쭈뼛’거리거나 어딘가 모르게 어두워 보였어요. 또 가족 식사가 잘 이뤄지는 가정은 자유로우면서 나름의 생활 규칙과 시스템이 있었죠.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바로 인간관계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바로 가족이 모이는 식탁이라는 사실이에요.”
임우식 PD는 경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설문조사에서도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설문조사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모여 점심을 먹는 일명 ‘사제동행 밥상머리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대전 신계중학교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 가족 식사 횟수가 많은 학생일수록 각 문항에 대해 자기의 생각을 성심성의껏 답했고, 대부분의 답변 또한 긍정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고. 임 PD는 이 설문조사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가족 식사의 중요성을 느꼈다.
가족 식사가 갖는 신비한 능력을 직접 목격하다
‘SBS 다큐스페셜-밥상머리의 작은기적’은 가족 식사가 원활히 진행되는 두 가정과 그렇지 않은 두 가정의 사례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가족 식사가 원활한 두 가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두 가정의 공통점은 바로 아이들이 모두 전교 1, 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라는 것. 특별한 사교육을 시킨 것도 아니건만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우등생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에 반해 가족 식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두 가정을 선정해 4주간 잃어버린 가족 식사 시간을 되찾아주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현재 네 살인 경윤이네 집은 식사 시간마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맞벌이로 바쁜 부모와 학원 순례가 일상인 영현이네 집은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대화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경윤이네 집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책상에서 밥을 먹고 있었어요. 기본적으로 식사의 기본 틀 자체가 없었죠. 일단 밥상부터 구입하게 하고, 각각 방석을 주며 식구들 밥 먹는 자리를 정해줬어요. 그랬더니 당장 변화가 일어났어요. 식사시간만 되면 어리광과 투정을 부렸던 경윤이가 스스로 자기 방석에 앉아 어른들이 밥 먹는 모습을 보며 젓가락질을 따라 하더라고요. 변화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4주 뒤 다시 상담을 받아본 경윤이는 집중력이 좋아져 있었고 어휘력 검사에서도 이전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또 다른 가정인 영현이네 가족에게도 변화가 일어났다. 하루 세 끼 중 단 한 끼 식사도 함께하지 않는 영현이네 가족. 아침 일찍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하는 아빠는 평소에도 아이들과 대화 한마디 나누지 못할 정도로 바빴고, PC방을 운영하는 엄마도 바쁘긴 마찬가지라 아이들은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다반사였다.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전, 간단한 심리검사를 거친 영현이는 아빠의 존재에 대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영현이네 역시 4주간의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직장이 멀어 저녁 식사시간에 맞추기 힘든 아빠를 위해 가족 식사는 아침으로 결정했다. 온 가족이 평소보다 30~40분 일찍 일어나야 했지만, 아빠의 달라진 모습에 엄마는 물론 아이들까지 이 시간을 좋아하게 됐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던 식탁은 어느새 화기애애해졌고, 영현이 역시 아빠를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존재’로 인정하게 됐다.
“가족 식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가족들이 조금씩 희생해야 해요. 평일에 가족 식사를 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시간이 있어야 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상 실천하기 어렵죠. 맞벌이 부부와 사교육에 치여 사는 아이들이 시간을 내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잖아요. 대신 주말을 이용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가족 식사를 해보세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저 역시 아이가 크면 가족 식사를 위해 노력할 거예요. 밥상머리 교육을 당장이라도 실천해보고 싶지만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갓난아이라 아쉽네요.(웃음)”
임우식 PD는 가족 식사를 통해 아이들이 결속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타인에 대한 배려 등 기본적인 사회생활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 여성조선
진행 윤미 기자 | 사진 박종혁 | 모델 배효빈 | 장소 셉템버스튜디오(032-620-3970)
컵앤플레이트(02-322-9050) 도움말 김영주(청강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문용린(서울대학교 교육학 교수)
이정숙(‘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저자, 에듀테이너그룹 대표)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