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여인숙의 산골서 고급 호텔 들어선 국제휴양도시로 변신 국도 6호선 확장공사로 평창읍~알펜시아 1시간→30분 단축 "올림픽 후 문화·관광·교통 인프라 관광객 유입 시너지효과"
평창 진부에서 사업을 하는 A(50)씨는 자신을 `동계올림픽 최고 수혜자'라고 부른다.
A씨는 거래처와 고객관리 등을 위해 1주일에 3번 이상 서울을 방문한다. 승용차를 타고 서울까지 2~3시간은 기본이다. 여름휴가철이나 단풍시즌에는 5~6시간도 걸린다. 서울 출장을 다녀오면 녹초가 되곤 했다.
■`철도' 영서 남부 수도권 편입=올림픽의 가장 큰 유산인 원주~강릉 복선전철 건설로 평창은 사실상 수도권이 된다.
올림픽역이 될 진부에서 서울까지는 이제 1시간 안팎에 도착할 수 있다.
원주~강릉 복선전철은 인구 1,000만명의 수도권과 관광수요가 많은 도 내륙남부, 동해안을 생활권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경제성과 효율성도 높다.
원주~강릉 복선전철의 기대효과는 8조원, 고용효과는 4만4,000여명 이상이다.
진정한 효과는 천문학적인 수치가 아닌 주민들과 관광객이 체감하는 편리함이다.
2012년 국제엑스포를 개최한 전남 여수는 대회 유산인 전라선 복선전철 완공으로 KTX가 운행되고 있다. 예전에는 7시간 가까이 걸리던 서울~여수 간이 3시간30분대로 단축됐다. 관광객이 400만명 정도였던 여수는 KTX 개통 이듬해 관광객이 사상 최초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하물며 평창은 서울과 1시간대다. 앞으로 얼마나 큰 변화의 바람이 일지 예측이 힘들 정도다.
주민 황형진(45·평창군 진부면)씨는 “하루 3~4시간 가던 길을 이제 1시간내에 간다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면서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라고 말했다.
스키 마니아인 B(27)씨는 알프스로 스키여행을 떠나는 것이 꿈이다. 알프스 중턱부터 스키를 타고 내려와 산장에서 와인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지만 말 그대로 꿈 같은 얘기다. 비용상 알프스를 가긴 어렵더라도 이제 알프스와 비슷한 수준의 리조트와 호텔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평창에 알프스 수준의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알프스' 국제 호텔과 최신 아파트 즐비=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 걸쳐 있는 알프스는 세계 최고의 겨울 휴양지다.
산맥 능선마다 수천개의 슬로프와 최고급 호텔이 즐비하다. 세계 최초의 동계올림픽이 열린 프랑스 샤모니를 비롯해 알프스는 겨울스포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민박과 여인숙으로 대표되던 평창에도 올림픽을 기점으로 고급 호텔이 들어서고 주민 주거환경이 국제 유명 휴양도시 수준으로 개선되고 있다.
대관령면 일대에는 지상 20층 규모의 해이든 평창 레지던스 호텔이 현재 골조공사 중이며,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라마다호텔도 대규모로 부지 조성 중이다.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더 이상 산골이 아닌 올림픽 개최도시 수준으로 향상된다.
1,800억원이 투입된 지상 15층의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600세대는 분양률이 98%에 달한다.
하진부리에는 서울에서나 볼 법한 지상 33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도 건축허가를 받은 상태다.
200억원대 지상 10층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과 원룸형 주택도 건설돼 서비스업 등 이른바 `올림픽 일자리'에 취업한 젊은층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이 몰리면 지역에는 활력이 돌고 인구도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 평창군은 문화·복지시설을 확충하고 547억원을 투자해 전선 지중화사업, 인도 정비 및 간판정비도 추진 중이다.
■그물망 도로망, 지역의 통합=평창은 전국의 군(郡) 지역 중 면적이 3번째로 넓다. 더욱이 해발고도 700m 이상의 고원지역이 전체 면적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지형도 험하다.
이로 인해 평창읍과 봉평, 대화, 진부, 횡계 등의 지역이 유료인 고속도로를 제외하면 구불구불한 고갯길로만 교류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지역간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소지역주의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올림픽을 기점으로 평창 각 지역을 잇는 도로가 그물망처럼 확충된다. 국도 6호선 확충공사로 1시간 가까이 걸리던 평창읍과 알펜시아가 30분대의 직선도로로 가까워진다. 또 진부면의 올림픽역에서 알펜시아까지 직통도로도 생겨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편하게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올림픽 성공 개최가 장밋빛 미래=결국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가 곧 지역 발전의 가장 큰 동력이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며 평창의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도심 경관사업을 위해 지난해 국회에만 17차례나 찾아갔고 이로 인해 평창은 점차 휴양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이후에는 우리가 착실히 준비한 문화, 관광, 교통 인프라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관광객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지역의 수익이 늘며 지역농산물도 가치가 높아지는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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