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 무더운 날 아무것도 벌이고 싶지 않은 날 나도 모르게 큰일을 하나 치렀다. 매실 고추장을 담근 것.
장마통에 벌레난 찹쌀 그걸 우르르 씻어 식혜를 담그려니 두 솥이나 된다. 매실살만 발라 효소차 담근 게 어느 정도 익어가는데 그 매실살을 고추장에 박으면 매실고추장 장아찌. 한데 고추장이 넉넉하지 않으니 매실살로 아예 고추장을 담가 볼까! 처음이니 조금만. 그래서 한 솥은 식혜로, 다른 한 솥은 조청으로 달여졌다.
조청이 있으니 고추 남은 걸 빻아오고 냉동실에 남아있는 청국장 가루도 꺼내고 뒤란에 소금 한 대접 꺼내오고 매실 살을 발라 설탕에 절여 효소차를 만들었던 매실살도 한 대접 꺼내왔다.
이 매실살에는 매실주를 찰랑찰랑 부어서. 매실살과 매실주를 함께 믹서에 넣고 성기게 갈아놓았다.
자, 이제 고추장 담글 시간. 한낮 무더운 때 다른 거 어차피 못할 시간에 마루에 죽 늘어놓고 조청에 고추가루, 청국장 가루 넣고 매실살 갈아놓은 것도 넣고 마지막에 소금을 심심하게 간을 해 한 되짜리 꿀병에 담으니 딱 두 병.
한여름 고추장인데다 심심하니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기로 했다. 한 국자 떠서 맛을 보니 상상이는 찰떡을 다 찍어먹는다. 매콤하고 달큰하고 오독오독 매실살까지 씹히는 매실고추장이 잼처럼 입에 착 달라붙는다. 내가 생각해도 잘했구나.....
아무 생각없이 물흐르듯 이뤄진 일이라 사진도 안 찍고 그냥 일을 다 했다. 오늘에야 냉장고에서 고추장을 꺼내 기념촬영!
이에 더해 매실살 남은 걸 꿀병으로 한두병 따로 보관했다가 그때그때 갈아서 고추장에 섞어넣으면 되겟구나. 꿀병 두 개를 깨끗이 씻었다. |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