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한국이 비자 면제국이 되면 이민법 변호사가 할 일이 없어져 변호사의 생계에 위협이 되지 않겠냐고 걱정해주시는 고마운 분도 계시다. 과연 변호사도 필요없을만큼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일까? 비자면제란 무엇이고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혜택이 되는지 살펴보자.
비자면제 프로그램이란 말그대로 어떤 특정비자 없이 미국에 자유왕래를 가능토록 한다. 즉 한국여권만 있으면 미대사관에 줄을 서서 비자를 받지 않고도 사업이나 관광목적으로 90일까지 미국체류가 가능하다. 현재 27개국이 비자면제국에 해당되는데 대부분이 소위 잘사는 백인중심의 유럽국가가 해당된다. 아시아에는 일본과 싱가포르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위의 27개국처럼 비자면제를 받을 수 있을까? 여러 세부조항이 있지만 그중에서 중요 요인으로는 먼저 미국과 비자면제가 상호공존 체제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이미 미국여권만으로 입국이 가능함으로 위의 체계는 갖추어진 셈이다.
둘째 기계판독 가능한 생체여권(machine-readable passport)을 발행할 수 있는 국가여야 한다. 더나아가 비이민비자의 거부율이 최소화 되어야 한다. 그외에 부수적인 요인으로 신청국가의 안보체계와 정치 경제적 수준 이민법 직행능력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비자 거부율을 제외하고는 모든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비자면제가 실행이 되면 서울광화문에 위치한 미대사관에 더이상 새벽부터 줄을 서지 않고도 한국여권만 달랑 들고 미국왕래가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이 비자면제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사용 되어져야 한다.
위의 비자면제를 통해 입국할 여행자는 지정된 교통항로를 통해야 하고 개인 비행기나 다른 항로를 통한 입국은 허락되지않는다. 또한 반환불가의 왕복항공권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비자면제 프로그램은 미국을 입국한 여행자의 신분연장이나 체류신분의 변경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영주권신청도 할수 없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미국내에서 90일이상 체류를 해야 하거나 학업 또는 취업을 희망하는 여행자는 반드시 방문비자(B-1/B-2)를 신청해서 미국에 입국해야 신분연장이나 그외에 원하는 체류신분을 확보할 수 있다.
필자가 일하던 로펌은 세계각국의 이민자들을 대변하고 있었는데 그중 캐나다.호주및 일본을 포함한 비자면제국 이민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그중 많은 무비자 입국자들은 잔뜩 희망을 갖고 무역/투자 비자 및 취업을 위한 신분변경을 문의해 왔지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길이다. 더우기 원하던 관광및 사업계획을 완수하지 못한 무비자 입국자들은 이미 받은 3개월을 초과해 버린 경우도 허다했다.
필자는 고객에게 이민은 전략과 타이밍이 생명임을 늘 강조한다. 현재 많은 경우 방문비자로 입국후 친구나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비즈니스를 알아보고 소액투자비자(E-2)로 바꾸는 경우가 한인타운에 비일비재 하다. 하지만 무비자 입국시 이는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괜한 불필요한 착오로 미대사관과 변호사는 더욱 바빠질 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