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3년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그 학교에 대한 칭찬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like minded people)이 모인 곳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말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는데, 그 학교 출신이라고는 저 하나 뿐인 한국에 돌아온 이후로 저도 점점 그 말의 뜻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각자 계신 곳에서 혼자뿐이란 생각이 드실 때가 있으시지요?) 생각이 같은 사람들, 성경적으로 생각하거나 성경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끼리의 대화는, 자칫 당연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너무나 귀하고 값진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은혜에 입각한 교회를 개척하더라도 조직으로써의 교회는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저의 판단입니다. 왜냐면 교회에는 항상 억지로 끌려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은혜 받은 당사자의 배우자나 자녀들과 같은 사람들이지요. 물론 자신이 은혜를 받았으니 배우자나 자녀들에게도 그러한 교육을 해 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억지로 오는 사람들이 생기면 그 곳은 다시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의 모임'이 되어 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은혜의 복음을 소개하는 관문으로써의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예수님이 명령하신 제자 삼는 곳으로써의 역할은 힘들어집니다.
저의 경험으로 볼 때, 성도들 중에는
1) 은혜에 대해 배우고 아는 것 까지만 하려는 분들이 계시고
2) 더 나아가 제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둘의 구분은 아주 뚜렷합니다. 제자로 성장하려고 하는 분들은 자신의 마음과 생각, 삶의 모든 것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길 원하고, 결단하여 헌신한 분들입니다. 하지만 전자는 자기가 은혜 받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제자란 자신이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또 전달하려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러한 마음을 가지셨다면 한 가지 저의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바로 '그 대상을 볼 줄 아는 안목'입니다.
(딤후 2:1) 내 아들아 그러므로 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가운데서 강하고
= 먼저 자신이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은혜를 받고 거기서 끝나는 사람들이 제가 위에서 말한 '전자'입니다. 물론 자신은 은혜에 관심도 없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 억지로 교회에 나와서 교회를 비판하고 방해하는 무리보다는 은혜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훌륭합니다.
(딤후 2:2)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 이 구절을 보면 "제자"란 자신이 배운 것으로 또 제자를 삼는 자들입니다. 먼저 은혜를 받고 또 다른 사람을 제자
삼는 자들이 제자인데, 중요한 것은 아무나 붙잡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찾아야 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새롭게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거기에다가 또 충성된 사람이어야 합니다. 충성된 사람이란 누구입니까? 같은 문장에 계속됩니다.
(딤후 2:2)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바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해서 복음은 2000년간 대를 이어 내려왔습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다단계의 원조지요. 해 아래 새것은 없습니다.
(혹시 누군가를 제자 삼고자 하신다면 앤드류 워맥 저, "제자삼는 전도"를 강추합니다. 여기서 무료로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직 제자 삼을 사람이 없다면 먼저 이 교재로 공부해 보세요. 제가 졸업한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전부 다 요약되어 들어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디모데 후서 2장 2절의 비전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곳은 어딜까요? 원래는 교회가 이 역할을 해야 되는데 우리가 주일날 다니는 조직화된 교회는 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난 아닌 현실) 교회는 더 이상 '나 역시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먼저 배우러 가는 곳'이 아닙니다. 많은 경우 의무적으로 가거나 좀 더 나은 경우 자신이 은혜를 받으러 갑니다.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예수님이 생각하신 교회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주일 날 교회 가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해, 유튜브로도 말씀을 배우고, 책도 읽고, 매일 여기 와서 이렇게 긴 글을 읽고 계신 게 아니겠습니까? 제가 요즘 참 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진심으로 자신의 생각, 마음, 삶의 모든 영역을 성경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마음의 결단과 실천'입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마음을 보신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뜻이 아닐까요? 마음이 있다면 행동이 반드시 따라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먼저 우리 마음의 왕으로 오기 원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오직 예수님께만 왕의 자리를 내어드립시다. 그리고 예수님은 모든 족속을 '그리스도인'으로 삼으라고 하신 적이 없음을 기억합시다. 그분은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고 제자란 디모데 후서 2장 2절이 잘 정의해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예수님의 이 부르심에 응답하여 마음 가운데 참된 성취감을 누리게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