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로운 해가 시작되면 이런 저런 한해 예측이 쏟아집니다. 정치 판세분석에서 경제 예측 그리고 사회 전망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뭔가 한해를 내다보는 전망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모양입니다. 인간이란 원래 약한 동물이기 때문에 이른바 점들도 보러 다니고 용하다는 사람의 말에 현혹되기도 하는가 봅니다. 신년초에 점집이 성황을 이루는 것은 그런 이유때문이겠죠.
새해가 되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노스트라다무스입니다. 그는 16세기 프랑스의 의사이자 점성가였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예언자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높고 자주 인용되는 인물입니다. 그 노스트라다무스가 무려 4백년전에 2024년에 대해 예언했답니다. 올해 즉 2024년은 최악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것이죠. 그는 기상이변이 악화돼 기후위기와 전염병 등이 찾아 올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메마른 땅은 더욱 메말라가고 큰 홍수가 일어날 것이며 전염병이 창궐하고 매우 심각한 기근이 닥칠 것이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근접하지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실제로 지금 북유럽에서는 한파가 몰아치면서 최악의 겨울을 맞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에논테키오지역의 기온은 영하 43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웃나라인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진국이라는 그 나라들이 강추위로 인해 전기 공급이 끊기고 도로가 얼어붙어 차량 통행이 금지되고 있어 귀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조금 아래지역인 독일의 경우에는 쏟아진 폭우로 홍수가 났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여러 마을이 폭우로 물에 잠겨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도 광범위하게 홍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폭우는 그야말로 일어나면 안되는 상황이지요. 우리가 기상이변과 이상기후를 언급하지만 정말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이제 제대로 감을 잡을 수 있을 듯 합니다. 한때 특정지역에서 발생하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지만 이것이 광범위하게 발생하면 바로 그것이 기후 대재난 아니겠습니까. 2020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가 아직 진행상태입니다. 변종 독감들도 다시 전세계를 급습하는 양상입니다. 지금부터 4백여년 전에 지금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언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저 미신을 믿는 일부 인간들의 믿음이 아닌 이제 전세계인이 노스트라다무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 기후 못지않게 지금 전세계는 전쟁상황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2년가까이 되어가는 러시아 우크라 전쟁과 지난해 발발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아직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전쟁에 미국과 이란 등이 끼어들어 불편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게다가 이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가 중동상황을 아주 위험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한 상태입니다.
중국과 대만사이도 지금 긴장도가 치솟고 있습니다. 오는 13일에 치뤄지는 대만 총통선거를 놓고 지금 중국과 대만정부 그리고 미국의 정보망이 총가동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신들을 추종하는 국민당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대만정부와 미국 정부는 중국의 태도에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습니다. 만일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이 무력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소리도 외신을 타고 날아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 요즘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5일과 6일 그리고 7일에 서해 NLL 인근에서 집중적인 포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북한은 훈련이라고 말하지만 자칫 포탄이 한국땅에 날아올 경우 그것은 바로 전쟁입니다. 한국군도 대응 사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간혹 서해지역에서 일촉즉발의 위기가 발생했지만 이번에 만일 양측이 맞붙게 될 경우 일시적인 전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측의 핫라인이 사라진지 오래됐기 때문입니다. 중재역할을 할 존재도 없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소름이 끼칩니다. 2024년이 역사이래 최악의 해가 될 것이란 그의 예언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 정치 외교 군사적 시스템을 조율해야 할 미국은 올해 대선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물론 시스템이 작동되고는 있다고 하지만 나라의 최고 리더의 생각이 콩밭에 가 있는데 효율적인 대처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세계 2차대전 이후 거의 60년 이상 미국은 지구촌에 대단한 영향을 행사했습니다. 그래서 지구촌에 세계대전같은 살벌한 전쟁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속에 지구촌의 화약고들이 계속 터진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제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빗나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024년 1월 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