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에서 춤을 멋드러지게 뽑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도사다. 논두렁말고도 학교 운동장이나 천변의 공터에서 춤을 출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춤다운 춤이다. 어떤 조명도 별난 의상도 없이 오로지 춤만으로 흥을 돋군다는 건 그야말로 춤의 진수다.
사실 이러한 춤은 과거에도 계속있어 왔고 서민들의 춤마당이었다. 그러던 것이 서양춤이 들어오고 그것도 볼룸댄스(Ballroom Dance, 무도회댄스)가 들어오다 보니 춤은 꼭 실내에서 그리고 플로어에서 춰야만 하는 것으로 머리에 박혔다. 하지만 서양 춤에도 길거리에서 추는 것도 많다. 소위 스트릿댄스, 포크댄스부터 시작해서 그 종류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반 이상이 공터댄스, 운동장 댄스, 야외댄스라고 추측해 본다.
우리는 무도회장이나 콜라텍 그리고 학원 마루바닥아니면 춤이 안되는 줄 안다. 그건 아니다. 한번은 댄스스포츠 시합에 나오는 단체반 어르신들께서 미리 연습을 하는데 대회장 인근 개천변 다리 밑에서 연습하는 걸 본적이 있다. 그렇다고 그게 평평한 자리만도 아니었다. 바닥은 흙바닥 맨땅이고 높낮이도 울퉁불퉁하지만 공간이 그 곳밖에 없었던거다. 거기서 연습하고 들어와 또 대회장 복도에서 연습들을 하신다. 대단한 열성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학교운동장에서 출 수 없는 춤은 없다. 꼭 바닥이 매끈해야만 춤이되는 건 아니다. 구두바닥이 샥샥 미끄러지는 곳에서만 출 수 있는게 춤이라면 너무 생각이 편협한거다. 농구도 나무바닥이 깔린 농구장이 있고 흙바닥 농구장도 있다. 축구도 잔디 깔린데가 있고 맨바닥도 있다. 춤이라 해서 그 장소가 딱 정해진 것은 아니다.
굳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마당 놀이, 품바, 난타, 한국무용, 디스코 모두 맨바닥에서 가능하다. 우리가 지금 많이추는 여러가지 춤들도 물론 가능하다. 마루바닥이 필요한 것은 공연이나 임금님 어전에서나 서양의 무도장에서나 그리 해 왔을 뿐이다. 이걸 밖으로 끌고 나온다 해서 잘못된 것은 전혀 아니다. 과거 임금님 행차시 춤을 추는 그림을 보아도 실내에서만 춘건 아니다.
밖에서 춤을 추면 춤 그 자체로 모든 걸 보여 줘야 한다. 안에서 추는 춤이 멋있다면 밖에서 추는 춤도 멋있어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나 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콜라텍이나 무도장에서는 왕고수 소리를 들을 것이다. 댄스복이나 조명이나 마루바닥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위 춤사위로 그리고 흥으로 멋드러지게 춤을 출 수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는 일이다. 아니 그게 원래의 춤인거다. 자기 몸하나로 모든 걸 표현하는게 춤인거다. 장소가 무슨 대수겠는가.
첫댓글 맞아요 아무곳이나 출수있으면 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