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生의 솔숲에서
詩 /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
지난 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두리
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찾아오고
박새들은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가벼이 내리네
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숲이여
거기 이는 바람이여,
찬 서리 내린 실가지 끝에서
눈뜨리
눈을 뜨리
그대는 저 수많은 새 잎사귀들처럼
푸르른 눈을 뜨리
그대 생의 이 고요한 솔숲에서

처음 기차를 탔던 기억
창 밖에
들이 지나가고, 산이 지나고, 내가 지나갔다.
털털거리는 빈 지게를 진 촌노가 누런 황소를 끌고 가는 모습도
어깨너머 전봇대도 휙휙 지나며
멈춘 듯 서 있는 비릿내 나는 장항선 기차의 차창 밖
모든 것이 하나 둘 그렇게 지나갔다...

앞마당 사과꽃이 늦 저녁 바람에 떨어질 무렵.
아련한 유년의 추억 속에 잊혀지고,
지워버린 그 모습을
게딱지가 허물을 벗 듯
용봉산 바위 그루터기에 걸터앉아
봄날 피고 진 꽃에 관한 추억을 이야기하고자 했음이다.

황소처럼 우직하면서 마냥 좋은 사람.
가슴에 모든 걸 품어도 온후하며 넉넉한 사람.
그의 고향은 충청도.
그는 그랬다.

특유의 온화함과
온건한 인정을 보여주려 함일까?
그를 보면 어질 인 仁의 성품이 있어 인자하고 여유로움이 넘친다.

소리 없이 피었던 목련과 벚꽃들은
말없이 떠난지 오래고
연분홍 복사꽃도 하얀 배꽃도 소리 없이 피었다
말없이 떠나갔다.

소리 없이 왔다
잠시 쉬었다 가는 나그네처럼
소리 없이 그냥 떠나는 일이 허다하지만
꽃 피고 , 꽃 지는
이 봄날.
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은

오고 가는 봄을 즐겨 볼 사이도 없이
겨우 시간이 난 나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조금은 마음이 허전하고
그냥 그냥 그렇게 흘러가고 있음에 나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까닭일 것이다.

...

꽃과 함께 오는 봄은
꽃잎과 함께 저물어가고
텅 빈 풍경소리 울림 같은 마음들이
서로서로 마음에 이끌려 하나, 둘 모여든다.

....

....

푸르게 푸르게
신록으로 변모하는 산과 들을 바라보며
산길에서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사이

개울가에 꽃잎 하나
사뿐히 내려 앉혀 놓고
천천히 이별하자는 봄날이 시샘을 하고 있다.

언젠가 흐드러진 벚꽃이 구름처럼 피어주어 마음 울렁이게 하더니
스산한 봄비 한 줄 금 바람타고 와
심술 한바탕 부리더니 금세 꽃 비로 사그라져
내년에 오마하며 이별을 한 지 오래...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그렇게 잠시 머물러 봄이온다 한껏 부푼 가슴에
또 깊은 세월의 흐름은 또 하나의 덩치 큰 이별을 아쉬워하며 노래를 부른다.

봄 햇살 가득한
산골에 펼쳐진 들꽃들과의 짧은 향연도 막을 내리고

만개했던 꽃가지 붉은 숨결에
그윽한 향기는 상큼한 연둣빛 신록으로
옷을 바꿔 입은 채
꽃들이 떨어져 내린 빈자리는 아무런 몸짓도 하지 않았다.

남녘의 꽃소식에 맘 설레던 때가 언제였던가.
봄날 피고 진 꽃에 관한
추억의 시선들은 꽃가지에 머물고
그렇게 그렇게 가는 봄과 아름답게 이별을 하고 있었다...

서산 개심사 올라가는 길

























지나는 길에 본 해미읍성 모습

홍성 용봉산 자락


용봉산 자연 휴양림의 숲속 통나무 집

용봉산을 오르며

꽃잎 폭포







방앗간님의 고향을 바라보며


방앗간님의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하였던 용봉산 정상에서



















홍성의 유명한 맛집. 돼지곱창집 삽다리에서 저녁식사

오랫만에 함께한 소나무님의 생일을 맞아...

하룻밤 신세졌던 숲속의 집 병풍바위
2009. 4. 28. 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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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벗이 있어 꽃이 아름답고...꽃이 있어 봄날이 화려하고...... 늦은 밤 한순배 돌아가니 거나하고..........그대가 함께하니 행복하고.
단촐하고 가비야운 모임이 있었네요... 모두 행복한 모습 보기 참 좋습니다....
자연이 준 선물. 사진속주인공.마음을 차분하게해주는 음악.모두가 잘 어우려지는군요....너무 부렵습니다
단촐한 여행이 주는 여유가 느껴집니다. 소나무님 좋은 봄날에 태어나셨네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
꽃들이 피고 지고 연두의 새싹들이 돋아나는 아름다운 봄날.... 정겨운 그대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축복이어라.... 찍어 주기만하고 아름다운 공간속에 우드님만 빠져 있으니 미안한 마음이어라~~~^*^
한적한 개심사가 부처님오신날을 맞이 하느라 분주하네요. 봄에 간 개심사는 봄꽃의 풍요로움에 더욱 좋으네요. 전 신록이 우거진 여름에 다녀왔거든요.
아~소나무님은 그 멋진 포즈의 주인공이신(끝말방에 올리신 사진보고) 김 사랑님의 남편(?)이시군요~좋은 날 생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봄날의 좋은 추억 만드셨군요~다들 자연속에서 행복 가득해 보이니 저 또한 행복합니다^^*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그것 또한 감사함..봄꽃아래서니 가족사진이 되네요~넘 행복한 봄나들이..우드님의 사랑담긴 앵글통한 그림들이 보는이들로 하여금 함께 행복하게 하네요..소나무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우드님의 정성이 밖을 향해 활짝 피어난 아름다운 시화첩! 모든 분에게 봄의 축복이 내렸네요!
우와~~ 좋다.~~ 너무 아름다워 눈이 부시네~~~~
연두빛신록이 싱그러운 봄날에...다른 이들은 없고 우리들만 있던 그 곳... 마음이 참으로 편안했습니다... 바람부는 정상에서 어느 누구랄것도 없이 즉석공연이 펼쳐지고... 웃음꽃이 만발한 청중이 되기도 하고... 왕겹벚꽃이 만개한 개심사의 풍경과 여유로움 ...... 좋은 이들과 함께함을 감사드립니다...
우드님의 글은 모두 시 같고,우드님이 찍으면 다 미인이고..우짜나?..이 봄날을....................
와~~~~좋타!!! 다들 눈에 익어있는 풍경들입니다. 개심사를 처음 갔을 때에 처녀 가슴같다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봄날의 나들이 너무 좋으네요 ....나도 좀 부르지 여기서는 가까운데...
곱창과김치가 맛갈스럽고 다아들 미소가 이뿌고 음악도 좋고......... 시간적.여유가 있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