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추석이 지났다. 추석의 본뜻은 '가을(秋)로 기울었다(夕)'는 의미다.
차례상에는 접어서 반달이 된, 그래서 둥근 보름달을 감추고 있는 송편이 오른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큰 절을 할 때 오른손이 위인가 아래인가?
또 우리가 밥을 먹을 때는 왼쪽에 밥 오른 쪽에 국이 놓이는데, 차례상이나 제사상에는 왜 반대일까?
또 왜 숟가락은 왼쪽 젓가락은 오른 쪽으로 놓는 걸까?
그리고 그런 것들을 왜 '법도나 예절'이라고 부를까? 전통문화에도 원리나 논리같은 것이 있을까?
수천 년이 흐르도록 살아서 전해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떠받들고 있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하늘의 뜻'이라고 하는 음양학(陰陽學)이다.
음양학이란 세상의 모든 것 즉 물질이나 비물질 구분없이 본질적으로 음양기운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전제로 시작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은 크게 음성과 양성으로 구분된다.
음양학 제1조는 '음이 먼저고 양이 나중'이라는 음선양후(陰先陽後)원칙이다.
그래서 음성과 양성을 함께 부를 때는 음성물질을 먼저 부른다.
여자와 남자를 함께 부르는 말은 '년놈'이다. 욕이 아니다.
음식·수저 같은 명칭도 그렇고 어른아이·위아래·안팎(內外)도 같은 원리다.
제 2조는 '음이 왼쪽이고 양이 오른 쪽'이라는 좌음우양(左陰右陽)원칙이다.
'년놈'이 함께 앉거나 누울 때는 살아서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여자가 왼쪽이다.
조부모 무덤의 위치를 보라.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왼쪽에 누우셨다.
그 뿐인가? 벼슬이름도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높다.
회장님이 왼쪽, 사장님은 오른 쪽, 손님이 왼쪽 주인이 오른 쪽이다.
왼쪽이 음이고 먼저니까.
같은 원리로 큰 절을 할 때,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 손이 위로 간다.
남자는 음으로 양을 덮어 감추고, 여자는 양으로 음을 감춘다.
그렇게 자신을 낮춘다. 겸손의 원리다.
숟가락과 젓가락 역시 예외는 아니다.
숟가락은 음성에너지의 상징인 물로 된 탕국을 떠먹을 수 있는 음성도구다.
흐르는 물을 붙잡아 저장하는 성질을 가진 숟가락.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국을 떠먹을 때 절대로 휘휘 젓지 못하게 했다.
대신 맨 아래쪽으로 들어가 한 번에 떠 올리도록 했다.
아래를 향하는 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다.
반대로 젓가락은 찌르고 들어가 뭉쳐 있는 덩어리를 쪼갬으로서 확산시키는 양성도구이다.
그래서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을 때는 반대로 속을 파헤치지 못하게 했다.
마음속으로 정하고 그저 맨 위에 놓인 것을 한 번에 집어먹도록 했다.
이번에는 왼쪽에 밥, 그리고 오른 쪽에 국을 놓는 이치를 생각해 보자.
국이 오른 쪽인 이유는 입까지 이동하는 거리를 좁히기 위함이다.
실리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런데 음양학 제2조 좌음우양원칙과 어긋난다.
여기에 우리 조상들의 지극히 오묘한 지혜가 감추어져 있다.
육체를 가지고 사는 동안에는 편리하게 국을 오른 쪽에 놓지만, 몸을 떠난 다음에는 음양학의 원칙대로 국을 왼 쪽에 놓도록 했다.
바로 차례상·제사상에는 위패를 기준으로 국을 왼 쪽에 올리는 이유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도 음양기운의 특성을 어기지 않고 순리를 따르는 원칙이 법도에 맞는 전통예절이라는 형태로 전해진 것이다.
그저 단순히 건강한 삶이란 없다.
음기운이 가득한 밤 생활(Night Life)과 양기운이 가득한 낮 생활(Day Life)의 건강이 보태져야 한다.
밤낮을 건강하게 살기위한 방법이 전통문화의 핵심인 음과 양의 조화에 감추어져 있다.
(펌글)
첫댓글 그래서 여자가 남자보다 좋다고요...ㅎㅎㅎㅎㅎ... 그래서 거얼로 태어나셨나.. 음이 먼저라 해도 난 남자가 좋은디..ㅎㅎㅎㅎ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룰려면 자주 만나야 하는데.ㅎㅎ
음~~그렇구나..그래서 잘때 보면 자연스럽게 여자가 왼쪽~~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