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양 KGC 인삼공사 팬으로 KBL을 즐기고 있는 회원입니다.
개막 전에는 현시대 최고 슛터 전성현의 이적, 명장 반열에 오른 김승기 감독 및 코치진 교체 등의 불안 요소가 많다고 느껴졌던 KGC였습니다.
하지만 개막 4연승, 1패 후 다시 3연승을 거두며 시즌 초반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전성현의 공백은 배병준의 재발견, 박지훈의 기량 회복으로 잘 메꿨졌다고 봅니다.
사실 선수 개개인의 스텝업도 선두 질주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묵묵히 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 있는 김상식 감독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어보입니다.
어제 DB와의 경기까지 본 후, 김상식 감독 취임 이후 KGC의 달라진 점을 간단히 써볼까 합니다.
1. 출전 시간
(기록에 따른 인센티브 문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김승기 감독은 주축 선수들에게 비중을 많이 두는 타입이었습니다. 오세근 문성곤 전성현 변준형의 라인업이 준국대급으로 강력하긴 하니 감독 입장에서는 욕심이 날 수 밖에 없었겠지만, 안 그래도 많은 활동량이 필요한 트랩 수비를 즐기는 감독의 성향상 경기 후반, 그리고 시즌 후반이 갈수록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문제는 고질적이었습니다.
반면, 김상식 감독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주전 의존도가 낮습니다. 스펠맨 오세근 문성곤 배병준 변준형을 거의 주전 라인업으로 쓰기는 하지만 연전이 있다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무리해서 기용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먼로 양희종 박지훈을 거의 준주전급으로 출전시키고 있는데, 아반도와 한승희까지 폼이 올라오면 출전 시간 배분이 더 수월해질 듯 합니다.
2.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
위에 언급한 출전 시간 문제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김승기 감독은 백업 선수를 기용했다가도 조금만 맘에 안 들면 질책성 교체를 즐기는 타입이었습니다. 그 방식으로 문성곤 전성현 변준형 등을 키워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신인급이나 갓 이적한 선수들은 적응에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상식 감독은 일단 지금까지 봤을 때는 굉장히 부드러운 타입으로 보입니다. 타임아웃도 할 말만 짧게 하고 딱히 질책성 발언은 하지 않습니다. 선수들의 인터뷰를 봐도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준다는걸 보니 확실히 김승기 감독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감독 교체 후 가장 달라진 선수는 박지훈입니다. 지난 시즌이 전역 직후라 적응을 못 한건지, 감독의 질책에 기가 죽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시즌은 특유의 과감한 돌파가 살아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 무난한 경기 플랜
김승기 감독은 강력한 트랩 수비에서 나오는 스틸과 속공을 추구하는 감독이었습니다. 공격에서는 오세근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되는 패턴과 전성현의 3점 찬스를 만들어주는 패턴을 즐겨썼었습니다. 잘 풀릴 땐 스틸에 이은 속공과 3점슛으로 경기가 쉽게 흘러가기도 하지만,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하면 공수가 모두 꼬이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발이 느려진 오세근, 수비 센스가 떨어지는 스펠맨으로는 하기 어려운 수비였다는 점도 한 몫 했었구요.
김상식 감독은 이름답게(?) 상식적이고 안정적인 경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수비에서는 일반적인 대인수비 세팅로 시작해서, 투맨 게임에는 헷지-리커버리-로테이션으로 대응합니다. KGC의 선수들은 대부분 동포지션에서 사이즈나 수비 센스가 밀리는 경우가 없다보니 맨투맨에서 쉽게 실점하지 않습니다. 스펠맨도 투맨 게임 수비를 많이 연습한건지 이번 시즌엔 구멍을 내는 경우가 많이 줄었습니다.
(아직도 마레이의 포스트 공략에는 고전합니다만...)
특히 먼로 양희종 문성곤 배병준 박지훈 라인업이 뛸 때는 먼로의 든든한 박스아웃, 양희종 문성곤의 무한 로테이션과 헬프, 배병준 박지훈의 왕성한 활동량이 합쳐져 무시무시한 수비력이 나옵니다.
(+a. 무난한 인터뷰 스킬.... 김승기 감독의 인터뷰 스킬은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고 봅니다)
시즌 초 KGC의 성적이 좋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요약하면 김상식 감독에 대한 만족도는 꽤나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1라운드도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어떤 약점이 드러날지 모르니 열심히 지켜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급하지 않게 잘 운영하시는것 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러고보니 문성곤은 거의 풀타임이었던 것 같네요..ㄷㄷ 함준후가 돌아오면 좀 쉴 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문성곤이 올시즌 경기당 출전시간이 캐롯 이정현 다음으로 많더라고요.. 문성곤이 차지하는 비중이 KGC에서 많이 크죠.. 올시즌 끝나고 FA 시장에서 얼마를 받을지 기대되네요..
작전타임 보는게 불편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22 진짜 더이상 불편하지 않아요
저도 이게 좋습니다
33333 김승기 감독 능력은 인정하는데 진짜 보기 싫을 때가 있죠
작탐에 눈쌀 찌푸릴 일이 없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김상식 vs 김승기 대결구도도 흥미롭네요.
김승기가 이미 다 만들어논 팀이죠
갠적으로 김승기가
감독중원탑이라 봅니다
떠나고나니 다하게 만들어주니 속쓰리죠 스리슬쩍 넘어가는.
만들어진팀에 박지훈 배병준을
얹었다고 봅니다. 김상식감독도
좋은 감독같아요.
수비적인 부분에서의 변화를 가장 만족 합니다. 리바운드 1위인거 보고 놀랬네요. 요새 농구 참 재밌게 잘 즐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랩디펜스 비중을 줄인 부분이 가장 좋습니다. 김승기의 뺏는 농구는 분명 매력이 있지만, 체력 소모가 크다는게 첫번째 문제이고, 두번째는 다른 카드를 쓰지 않기 때문에 결국 상대도 대응책을 계속 마련해와서 의외로 쉽게 무너지는 경기도 많았죠. 지금도 경기중에 몇 포제션 정도는 트랩을 가는데, 이제는 상대입장에서는 트랩 온다, 안온다, 두가지 케이스이기에 파훼하기가 더 어려워졌죠. 무리하게 앞으로 나가고 뺏으려 하는 수비를 줄이니 반대로 골밑을 잘 지키고 리바운드 숫자도 올라갔습니다. 공격은 기존 변준형-스펠맨, 전성현-오세근 조합 의존도가 컸는데, 모션오펜스를 통해 특정 선수 의존도를 줄여 매경기 득점 기복이 크지 않고 어시스트 수치도 높습니다.
물론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일단 슛 의존도가 높습니다. 현재 KGC의 페인트존 득점 시도는 리그 9위이고, 성공은 7위입니다. 반대로 3점슛 시도는 2위, 성공은 1위이죠. 3점슛 성공률이 무려 38.1%인데, 고감도 슛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좀 지켜봐야하고, 내외곽 밸런스가 치우치면, 경기 중 득점이 침묵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게 경기 초중반, 또는 시즌 중간에 나오면 상관 없지만,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에 나오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출전시간 관리가 잘되는 것 같아도 문성곤만큼은 빼지 못하고 있어요.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비중이 상당한데, 대체카드가 마땅치 않습니다. 한승희가 부진하면서 양희종은 4번 백업 쪽으로 옮겼고 발이 느려졌기 때문에 본인도 이쪽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문성곤 뒤는 횡 합니다. 정준원도 아직은 아쉽고요. 함준후, 아반도가 올라와서 준주전급 활약을 해줄지도 미지수이죠. 양희종 카드를 3번에도 활용할 수 있게 빅맨 백업들이 잘해주면 좋은데 그것도 기대감이 낮습니다. 시즌은 길고 어려운 상황은 반드시 옵니다. 아반도, 정준원, 한승희, 그리고 그 외 백업 선수들도 좀 더 올라와줘야 해요.
아무리 잘 만들어놔도 니갱망 왔으면 지금처럼 못했을겁니다 ㅋㅋㅋ
워낙 손발도 잘맞는팀이고 외국인선수도 리그에서 상급이고 ㅎㅎ 안양팬이지만 누가 감독으로 와도 성적이 좋앗을꺼라 생각됩니다.
김상식 감독도 이번 시즌 통합우승해서 명장 반열에 다가 설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