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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부 숙청의 필요성과 영향
2023년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중국군 숙청이 논란이었던 한 해였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29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全人代) 상무 위원회가 3명의 상장, 4명의 중장, 공군과 해군 각각 1명의 장성 등 총 9명 고위급 군부인사의 대표(lawmaker) 자격을 박탈하였고, 이어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CPPCC) 상무 위원회가 3명의 방위산업체 최고경영인의 대표(representative) 자격을 박탈함으로써 일달락되었다.
필자는 시 주석이 중국군에게 1) 과거 인민전쟁 전략에 따른 내부지향적 이념을 위한 군대가 아닌, 외부지향적 힘의 과시를 보이는 첨단 군대로 개혁하고, 2) 혁명과 내전의 후유증인 고위급 장성들이 지방성 또는 정치권과의 결탁하는 고질적 부정과 부패를 근절하며, 3) 최종적으로 전쟁에서 ‘싸위서 이기는 강군’의 과제를 요구한 것을 고려할 시, 중국군 숙청 필요성을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지난 70년간 전쟁 참전 경험이 전무한 중국군이 고령화된 장성들로 인사가 정체되었고, 집단군 또는 군구 사령관과 지방성 관료, 국영 방위산업체 간 애매모호한 당정관계를 고려할 시 중국군 현대화를 위한 올바른 방향이고 영향을 줄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시 주석이 2015년 9월 중국군 30만명 감축을 선언하였고, 2016년 關爲國防與軍隊改革(이후 ‘국방개혁’)에 의해 중국군에서 지상군을 별도로 분리하면서 마오쩌둥(毛澤東) 인민전쟁을 수행했던 7개 군구(軍區)를 미 통합군 사령부 체제와 유사한 5개 전구 사령부 체제로 개편하였으며, 2017년 7월 30일 중국군 창군 90주년에서 2049년 ‘세계 일류급 군대(World-class Troop)’로의 위상 정립을 강조한 것을 고려할 시 이번 3차 숙청이 그동안 중국군 내에서 성역(聖域)으로 간주되던 첨단 미사일, 인공위성, 핵무기 개발과 납품 등에 대한 비리를 목표로 추진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군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한다.
2012년 11월 당, 정, 군의 전권을 장악한 시 주석은 역대 국가주석 겸 당 중군위 주석 중에 중국군을 가장 잘 아는 핵심영도(核心領導)로서 2012년, 2017년, 2023년 각 5년마다 각기 다른 목표와 양상의 군부 숙청을 단행하였다.
첫째, 2012년 군부 숙청은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남긴 부패한 고위 상장급 장성들을 제거하여 군을 장악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같은 태자당으로 구분되는 뤼원(劉源) 상장과 장유우샤(張又俠) 상장의 지원을 받아 2014년 3월 9년간 중군위 부주석을 지낸 쉬카이호우(徐才厚) 상장, 2015년 8월 중군위 총후금부 부장이었던 구쥔산(谷俊山) 중장, 2016년 7월에 약 9년간 중군위 부주석을 지낸 궈보슝(郭伯雄) 상장을 각각 숙청함으로써 그 자리에 시 주석의 측근이자 야전성과 전문성을 갖춘 시자쥔(習家軍) 인사로 임명하였다.
실제 1차 군부 숙청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군부 파벌 간 영향력 경쟁(elder influence by factional warfare)가 아닌, 제도화된 복무 성과(institution-building)에 따른 고위급 장성 교체라는 긍정적 평가로 이어졌다.
둘째, 시 주석은 2연임 첫해인 2017년 8월부터 시작된 반부패 운동에 따라 2018년 10월 16일 팡펑휘(房峰輝)와 장양(張陽) 상장을 동시에 숙청하였으며, 이들과 연계된 장성들이 대거 숙청하였고 야전형이고 전문형 장성들을 임명하였다. 당시 해외 매체들은 중국군이 혁명과 내전으로 사망한 장성보다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에 의해 제거된 고위급 장성이 많다는 평가를 할 정도로 숙청의 폭이 컸다.
이는 2016년 초 국방개혁에 따라 중군위 예하 각 참모부서 증편, 지상군 창설, 5개 전구 사령부 체제, 13개 집단군 재명칭 부여 및 재배치와 기능별 전략지원 사령부, 로켓 사령부, 합동군수지원 사령부 창설 등에 부응하지 못하는 상장급 중군위 위원들을 부패혐의로 숙청하고 국방개혁에 따른 개편되고 신설된 사령부에 야전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상장급 장성으로 배치하려는 의도하의 군부 숙청이었다.
특히, 당 중군위 주석이 연합지휘통제소(軍委管總)를 통해 합동사령부인 각 전구 사령부(戰區主戰)를 직접 지휘통제하면서 각군(軍種主建)은 지원하는 개념하에 청렴성과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을 보인 야전형이며 전문성을 갖춘 고위급 장성으로 대거 교체하였다 가장 대표적으로 2016년 1월 신임 중국군 지상군 사령관으로 임명된 리줘청(李作成) 상장을 2017년 8월에 중군위 총참모장에 임명하였고, 2022년 10월 23일 동부 전구 사령관 허웨이동(何衛東) 상장을 전격적으로 당 중군위 부주석으로 임명한 사례였다.
또한, 2017년 7월 31일 시 주석이 중국군 위장복을 착용하고 단독으로 중국군 창설 90주년 군사 열병식을 내몽고 주루허(朱日和) 훈련장에서 사열을 하였고, 11월 7일 시 주석이 인민복이 아닌, 중국군 위장복 과 군화를 착용하고 베이징 당 중군위 내 연합작전 지휘소를 방문함으로써 중국군에 대한 지휘통제를 행사한다는 군지휘통수권자의 위상을 과시하였다. 이는 2022년 11월 8일 재현되었다.
셋째, 이번 3차 군부 숙청은 다음과 같은 양상과 영향을 보였다.
우선, 표적 숙청(target crackdown)이었다. 2016년 초에 개명된 중국군 로켓 사령부는 국방개혁에 의해 변화된 중국군 지휘통제 체계에서 매우 특이한 혜택을 받았다. 예를 들면, 로켓 사령부가 각군 총부와 5개 전구 사령부와 동급하나, 전구 사령부의 지휘 통제를 받지 않고 중군위 장비개발부로부터 로켓 사령부를 거쳐 각 예하 핵무기 및 로켓 기지를 직접 운영한 ‘중군위 장비개발부-로켓 사령부-예하 기지’ 간 지휘통제 체계였으며, 이들은 거의 독자적 권한과 위상을 행사하였다. 이는 전구 사령관이 예하 공군 비행사단과 해군 함대 사령부를 지휘통제하는 체계와는 달랐으며 이들은 비리와 부패로 점철되었다.
다음으로, 각종 독점적 무기 납품(arms trade) 비리였다. 미중 간 전략경쟁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와 민간 핵무기 전문가들이 중국군의 핵탄두 보유량이 2040년에 이르면 약 1,000기에 해당한다고 공개하면서 중국 로켓 사령부는 서부 사막지대에 약 100기 이상의 지하 사일로 핵미사일 발사기지를 증축하였고, 최근 신장 위그르 자치구 내 뤼부포호(Lop Nur) 핵무기 실험장을 대대적으로 증축하는 것으로 보도되면서 토지 매입과 각종 건설사업에 비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로켓 분야 상장들의 약진 추세 견제였다. 전임 국방장관 웨이펑허(魏風和) 상장은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상장으로 진급시킨 중국 미사일 분야에서 잔뼈가 쌓인 상장으로 2017년 11월 2일 상장으로 진급한 중군위 기율참모부 참모장 장성민(張升民) 상장, 2017년 7월 28일 상장으로 진급한 가오진(高津) 상장과 함께 중국군 내에 강력한 군내 파벌로 부상하였으며 이들은 중군위에 2명의 위원들을 두는 세력으로 부상하였다. 특히, 가오진 상장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4월간 신설된 전략지원 사령부 사령관을 역임하였고, 2019년부터 2022년 간 중군위 군수지원참모부 참모장을 역임한 이후 퇴역하였으며, 장성민 상장은 중군위 기율위원회 참모장을 맡고 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타이밍정(Tai Ming Cheng) 교수가 중군위 장비개발부와 미사일, 인공위성, 핵무기 분야 부대에 주로 근무하면서 미사일, 인공위성, 핵무기 납품 관련 불투명하고, 독점적 역할과 권한을 보인 비리는 중국군 내부의 고질적 부패 사례라면서 이번에 시 주석이 3차 숙청 대상을 이들로 ‘표적 숙청’으로 지정하였다고 주장한 이유일 것이다.
실제 전전(前前) 국방장관 웨이펑허 상장을 제외한 전(前) 국방장관 리상푸(李尙福) 상장, 전(前) 미사일 사령관 리유차오(李玉超) 상장, 전(前) 정치위원 쉬충보(徐忠波) 상장, 전전(前前) 부사령관 장젼중(張振中) 중장, 당 중앙군사위원회(中軍委) 장비개발부 부부장 샤칭위(夏淸月) 중장와 라오윈민(驍文敏) 중장, 해군총부 주신춘(鞠新春) 해군중장, 공군 딩라이항(丁來杭) 상장 등 9명이 숙청되었으며, 전(前) 로켓 사령부 부사령관 우궈화(吳國華) 중장은 지난해 7월 4일 자살하였다. 또한 이례적으로 이들과 관련된 중국 대표적 국영 방위산업체 中國航天科工集團有限公司(CASTC)의 우얀성(吳燕生) 中國兵器工業集團有限公司(Norinco)의 뤼시천(劉石泉) 中國航天科技工集團公司(CASC)의 왕창칭(王長靑) 최고 경영자(CEO)들이 숙청되었다.
이러한 고위급 군과 방위산업체 주요 직위자의 숙청에 따른 중국군에 대한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군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3연임 첫해인 2023년을 맞이하여 과거 당 중군위 기율위원회가 아닌, 중앙당 기율법률위원회 리시(李希) 상무위원장으로 하여금 지난 5년간의 중국군 중군위와 상장급 장성들의 행보를 조사하도록 하여 이번 숙청을 장기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당연히 주요 표적은 중군위 장비개발부, 로켓 사령부와 이와 관련된 방위산업체간 연대와 결탁였다.
둘째, 공개적 사법 처리 준비이다. 전인대와 정협의 대표는 형사적 면책특권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29일에 전인대 상무 위원회를 통해 9명 군인의 대표 자격을 박탈하여 향후 사법처리 걸림돌을 제거하였고, 이어 정협 상무 위원회는 중국 미사일과 공군력 방위산업체 3명의 최고경영자들의 대표 자격을 박탈하였다. 향후 이들은 공개적 형사처벌을 받을 것이며, 중국 인민에게 시 주석의 러디십과 중국군 신뢰를 높이게 될 것다.
셋째, 합동작전 강화와 대만에 대한 압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는 최근 숙청된 상장급 장성들은 미사일, 인공위성과 핵무기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으나, 정치성향이 강하고 합동작전 지휘 경험이 낮은 장성들이었다면서 시 주석이 중국-베트남 전쟁과 해외 파병 경험, 해외 군사협력 회의 참가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의 전구급 합동작전 연습과 전투태세 준비 경험을 갖춘 약 70명의 신진 장성들로 대거 교체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60년대 출생 합동작전 경험이 있고 중국 주변 해양과 공역에서의 합동 군사작전 경험을 갖춘 야전형 지휘관 및 참모로 교체하여 전장에서 싸위서 이기는 중국군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이를 대만 1월 13일 선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작용하도록 하는 암묵적 의도를 보였다.
즉, 그동안 시 주석이 대만 통일을 위한 중국군의 전투 준비태세 강화 강조가 구두적 선언이 아닌, 실제적으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전투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해 그동안 중국군에 만연되었다고 평가받은 무기와 장비 도입 관련 비리를 들어 야전형 지휘관 및 정치위원으로 교체함으로써 대만 국민에게 대만 통일이 허언(虛言)이 아님을 의도적으로 암시하여 민진당이 아닌 친중 성향 국민당의 정권 창출에 영향을 주려 했다는 것이었다.
이는 시 주석의 숙청 공개 시기에서 간접적으로 발견된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시 주석의 군부 부패와 비리 조사와 고위급 장성들의 공개석상 실종 등의 현상과 지난해 12월 26일 상장 진급식을 주관하고, 연이은 12월 29일 부패 연류 장성과 방위산업체 최고 경영자들의 대표 자격 박탈을 공개한 시기가 1월 13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선거에 대해 간접적 영향을 주기 위한 사전 조치로 전망되는 이유였다.
넷째, 범육군적 중국군부 구조에 영향이다. 우선 해공군의 약진이다. 지난해 7월 31일 시 주석은 해군 부총사령관 왕호우빈(王厚娬) 제독을 상장으로 진급시켜 신인 로켓 사령관이 임명하였다. 미사일, 인공위성, 핵무기를 운영하는 로켓 사령부 근무 경력이 없는 해군 상장이 로켓 사령관에 임명된 것은 시 주석이 로켓 사령부 혁신과 해군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취한 인사로 범육군 군부 구조에 대한 영향으로 나타났다. 같은 경력하의 쉬시청(徐西盛) 공군상장이 로켓 사령부 정치위원으로 임명되었으며, 이는 2022년 9월 북부 전구 사령관에 임명된 왕창(王强) 공군상장과 함께 공군 약진였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25일 시 주석은 신임 10대 해군 총사령관에 잠수함 병과 장성으로 주로 북해 함대 사령부에만 근무한 후중밍(胡中明) 상장을 임명하였으며, 전임 9대 해군 총사령관 둥쥔(董軍) 상장을 숙청된 리상푸 국방장관에 이어 14대 국방장관에 임명하였다. 한마디로 해공군의 약진이 나타났다.
군사 전문가들은 신임 둥진 국방장관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을 담당하는 동부 전구 사령부 예하 동해 함대 사령부 부사령관,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남부 전구 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하였고 2021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해군 총사령관을 지낸 경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중단되었던 양국 간 해양과 공중에서의 우발사태 방지 협력 메카니즘과 양국 전구 사령부 간 핫라인을 재개 협상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였다. 결국 이번 3차 숙청으로 고위급 해군 제독들의 부상이 뚜렸하게 나타났다.
다섯째, 이번 숙청은 중국군 사기와 전투력 증진에 긍정적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미국의 소리(VOA)는 대만 군사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숙청이 중국군의 사기와 위상에 손상을 주어 중국군의 전투력이 훼손될 것으로 전망한 기사를 보도하였다.
하지만, 대부분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숙청으로 중국군의 전투준비태세 역량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당 중군위의 유일한 민간 정치인 시 주석이 의지를 갖고 3차에 걸친 숙청을 단행하여 2012년 이래 약 58명의 상장(大將)들이 퇴진하였고, 젊고 야전형이며, 전문성을 갖춘 군사 지휘관들이 진출하였다면서 중국군의 사기 진작과 전투 준비태세 강황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지난 1월 3일 미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이번에 숙청된 장성들이 대부분 기능별 전문성을 지닌 기술직 상장급 장성으로써 실제 각 전구 사령부와 각군 총사령관들은 여전히 야전경험과 합동작전 수행 역량을 갖춘 야전형 장성들이 지휘관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이번 숙청으로 기능 사령부 사령관들이 교체되었서도 시 주석이 강조한 1) 당에 대한 절대적 충성, 2) 전구급 합동작전 능력 강화, 3) 전쟁에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강군 양성에는 큰 부정적 영향을 주는 못할 것으로 평가한 기사를 보도하였다.
결국 중군위 내 유일한 민간 정치인 주석으로서 중국군을 개혁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과 리더십을 갖춘 시진핑 주석이 3연임 첫해인 2023년에 지난 5년간의 중국군 내에 축적된 고질적 군내 비리를 다시 척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전구급 합동작전 능력 강화와 전쟁에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중국군 만들기 의지를 1월 13일 총통선거 앞둔 대만에 시현한 것이었다. 이는 필자가 많은 중국 전문가들이 이번 숙청을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강화로 보는 것이 너무 ‘편협적 평가’이라는 생각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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