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애독자 엽서에 감자탕과 돼지국밥 끓이는 요령을 알려달라는 내용이 부쩍 많아졌어요. 여자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메뉴이지만 남편들이 꼭 한 번 해달라고 졸라댄다는 거예요. 독자 요청에 따라 에쎈이 애독자 2명과 함께 그 비법을 찾아 나서보았답니다.
요리하나
돼지국밥
경상도 사나이라면 누구나 그리워하는 맛이래요
소문난 손맛 김영순 할머니께 전향희 독자가 배웠어요 경상도 출신 사람들이 타지로 이사하거나, 우연히 부산에 들러 돼지국밥을 한 번이라도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절대 잊을 수 없다고 해요.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경상도에서는 콩나물국밥보다 자주 먹을 정도로 흔한 음식이래요.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든든해지는 돼지국밥의 맛 비결을 경상도 출신의 소문난 손맛,김영순 할머니에게서 배워왔답니다.
개운한 국물이 일품이죠~ 이름부터 낯선 돼지국밥은 뼈에 살이 통통하게 붙은 돼지고기를 넣고 국물을 푹 우려낸 다음 수육을 건져내 큼직하게 썰어 넣고 부추로 향을 낸 시원한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음식이에요. 전혀 간을 하지 않고 먹기 직전에 고춧가루 양념장과 새우젓을 입맛에 맞게 넣는 것도 특징이죠. 지금은 부산,밀양 일대를 중심으로 한 경상도 지역이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이북에서 유래된 음식이래요.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부산 지역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들어 먹은 데서 시작해, 지금은 경상도 전역에 퍼져 인기 메뉴가 되었답니다. 돼지고기 뼈는 쇠고기보다 칼슘 함량이 높기 때문에 골다공증이나 디스크로 고생하는 분들에게도 아주 좋고, 스태미나식으로도 그만이에요.
비법을 알려준 김영순 할머니 한마디 “돼지국밥을 끓일 때는 돼지뼈 고르는 게 제일 중요해. 돼지뼈를 잘 골라야 국물 맛도 시원하고 수육도 쫄깃쫄깃하거든. 아침 일찍 정육점에 가서 그날 아침에 들여온 돼지 사골이나 갈비뼈를 사는 게 가장 좋아. 부드러운 살이 통통하게 붙어 있는 놈을 골라 푹 끓이면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돌지. 경상도가 고향인 남편에게 꼭 먹여봐. 너무들 좋아한다니까~.”
에쎈 독자 전향희 씨의 현장 실습 소감은 “경상도가 고향인 남편은 입맛이 없다 싶을 때 꼭 돼지국밥 타령을 해요. 들어본 적도 없는 돼지국밥을 만들어 달라니 제가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만드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고,돼지국밥 전문점도 서울에서는 찾기 힘들더라구요.처음에는 순대국과 비슷한 음식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늘 직접 만들어 보니 국물이 하얗고 맑은 게 오히려 설렁탕에 가깝더군요. 생각보다 만들기도 간단했구요.”
★★ 이 렇 게 끓 이 세 요 ★★ 재료 돼지갈비 또는 등뼈 1.5kg,부추 300g, 소주 2큰술,마늘 8쪽,5cm 길이의 굵은 파생강 4쪽씩, 새우젓 4큰술 양념장 고춧가루 5큰술,다진 마늘후춧가루, 파 다진 것 1큰술씩
1.돼지뼈 푹 끓이기
정육점에서 큼직하게 썰어 손질한 돼지뼈를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은 다음,냄비에 담고 뼈가 잠길만큼물을붓는다. 보통4인분을 요리할 때는 2~3시간 정도 끓이면 충분하고, 큰 솥에 8인분 정도를 끓일 때는 반나절을 끓여 충분히 맛을 우린다.
2.누린내 없애기
마늘과 생강은 껍질을 벗기고 굵은 파는 적당한 길이로 썰어 팔팔 끓는 ①의 냄비에 넣고 소주를 부은 뒤 푹 끓인다.
3. 면보자기에 거르기 국물이 충분히 우러났으면 다른 냄비 하나를 더 준비해서 체에 면보자기를 씌우고 우려낸 국물을 붓는다. 살이 붙은 돼지뼈는 따로 건져두고 생강, 마늘, 굵은 파도 건진다.
4. 큼직하게 수육 썰기 돼지뼈에서 살만 발라내어 고기의 결을 따라 큼직하게 썬다. 먹기 좋게 썬 수육은 ③의 육수에 넣어 다시끓인다.
5. 향긋한부추넣기 부추는 향을 돋우고 돼지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만든다. 3~4cm 길이로 송송 썰어 끓는 국물에 넣고 3~5분 정도 가볍게 국물을 끼얹으며 끓여낸 뒤 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풀어 밥을 말아먹는다.
※※맛 돋 워 주 는 부 재 료 2 가 지※※ 새우젓 돼지국밥은 소금 대신 새우젓으로 간해야 제 맛이 난다. 개인 그릇에 담은 국밥에 새우젓 ½큰술 정도를 넣어 먹으면 짭짤하니 맛깔스럽다. 국수 사리 부추를 넣을 때 국수를 약간 넣어 함께 끓여낸 뒤 밥을 말아먹으면 부드러운 국수 면발이 시원한 국물과 잘 어우러져 맛있다. 미리 삶아둔 국수 사리를 듬뿍 넣어 먹어도 별미다.
요리두울
뼈다귀 감자탕
"쐬주(?) 한잔"에 이만한 안주가 없다나요~
감자탕 전문점에서 전상희 독자가 배웠어요 알찬 통감자를 넣고 고춧가루를 듬뿍 뿌려 끓인 감자탕을 먹으면 속이 시원하게 풀리죠.남자들이 술안주로 가장 좋아하는 국물요리 중 하나랍니다. 요즘에는 온 가족이 함께 감자탕 먹으러 외식하는 경우도 늘고 있구요. 남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감자탕, 이젠 집에서 직접 끓여주세요. 매콤하고도 구수해야 제 맛이죠~ 삼국시대 때 돼지사육으로 유명한 전라도 지방에서 쇠뼈 대신 돼지뼈를 우려내어 뼈가 약한 환자나 노약자들에게 먹인 것에서 유래되어 지금의 감자탕이 되었대요. 서울에서는 응암동과 용산에 있는 감자탕 골목이 제일 유명한데, 두 곳의 감자탕 골목이 형성된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그 맛은 약간씩 다르답니다. 응암동의 감자탕은 좀더 구수하고 국물이 자작해 감자국이라고 부르고, 용산의 감자탕은 매운맛이 더 강하고 걸쭉해서 감자탕이라고 한대요. 돼지뼈를 이용하는 점은 돼지국밥과 비슷하지만 맛은 아주 달라요. 살이 별로 없는 굵은 돼지 등뼈를 사용하고, 또 끓이는 도중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다진 생강을 듬뿍 넣어 아주 칼칼하거든요. 밥에 감자탕을 조금씩 덜어 감자를 으깨어가며 비벼 먹어도 아주 일품이에요.
비법을 알려준 용산의 ‘원조 감자탕 ’은 … 12년 전 문을 연 용산의 원조 감자탕은 용산감자탕 골목중 제일 처음 생긴, 진짜 원조 감자탕 전문점이다. 이미 각종 신문에 맛집으로 소개될 만큼 그 맛을 인정받은 집. 매일 아침 신선한 돼지뼈와 제주도에서 직접 들여온 햇감자를 사용하는 것이 인기 비결.조리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개방된 깨끗한 주방이 인상적이며, 1층과 2층의 넓은 공간 외에도 봄 가을에는 야외에서 감자탕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영업시간 24시간 문의전화 02-797-1900
에쎈 독자 전상희 씨의 현장 실습 소감은 … “온가족이감자탕을좋아해 집에서도 감자탕만들기를 몇 번 시도해봤는데 너무 느끼한 맛이 강했어요. 그런데 전문점에서는 들깨가루와 깻잎을 듬뿍넣어 느끼한 맛을 싹 없애주더라구요. 또집에선감자를 넣으면 제대로 익지않았는데 음식점의 불은 화력이 강해서인지 국물에 바로 감자를 넣고 끓여도 잘익더군요 ”
★★ 이 렇 게 끓 이 세 요 ★★ 재료 돼지 등뼈 600g, 감자 12개, 깻잎 200g, 굵은 파 1대, 볶은 들깨가루 8큰술, 청주 2큰술 양념 생강 2쪽, 마늘 5톨, 굵은 파 2대, 양파 1개, 소금후춧가루 1작은술씩
1.돼지뼈 물에 담그기
돼지뼈는 1시간 정도 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뺀다음 흐르는 물에 한번 더 씻으면서 뼈에 붙은 기름기를 떼어낸다.
2.푹끓이기
커다란 솥에 손질한 돼지뼈를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강한 불에서 팔팔 끓인다. 중간 중간 국물 위에 뜬 거품을 걷어낸다. 집에서는 가스레인지의 화력이 약하므로 고추기름에 돼지뼈를 살짝 볶은 뒤 냄비에 넣고 끓여야 뼈에 붙은 살점이 제대로 익는다.
3. 통감자넣기
②의 국물이 팔팔 끓으면 잘 씻어 껍질 벗긴 감자를 통째로 넣는다.
4. 감자탕 양념하기
굵은 파와 양파,마늘,생강은 한꺼번에 블렌더에 넣어 간 뒤 끓는 감자탕에 넣는다.국자로 휘휘 저어 양념이 골고루 섞이도록 한다.
5.전골냄비에 옮겨담기
감자가 거의 다 익으면 전골냄비에 뼈다귀5~6개와 감자 6개정도(2인분)를 푸짐하게 담는다. 집에서도 가스레인지에 어느 정도 익힌 뒤 일회용 가스레인지에 옮겨 식탁 중앙에 두고 먹으면 좋다.
6.굵은파,깻잎,들깨가루넣기
⑤의 전골냄비에 어슷썬 굵은 파와 깻잎, 들깨가루를 넣고 끓이면서 밥과 함께 먹는다. 뼈를 똑똑 떼어가며 사이사이에 붙은 살점을 떼어먹어야 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