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연은 돋보이지만 조금은 지루했던 '여우의 꼬리상점' * 관람작품 : 여우의 꼬리상점 * 관람일자 : 2007년 2월 23일 금요일 오후 3시 * 관람장소 : 르.메이에르 김형곤홀 * 관람아이 연령 : 6세 딸아이 & 엄마 * 관람후기 :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아르코예술극장과 마로니에공원 사이길을 계속 걸어 가다보면 오른쪽 건물에 크게 공연장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건물 지하에 이젠 고인이 된 김형곤님의 어릴적 사진이며 이런저런 기사와 공연사진이 붙어있는 공연장 로비가 나오고 쉴 수 있는 의자와 화장실도 있어 공연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긴 괜찮더군요... 직원분들도 다들 친절하시구요...
공연장에 들어서니 아이들에게 일일히 보조 방석도 가져다 앉혀주시고 공연관람예절을 알려주신 뒤 시작된 '여우의 꼬리상점' 알록달록 이쁜 옷을 입고 각자 개성에 맞게(?) 분장을 한 숲속의 동물들이 나와 개구장이 여우에게 한번씩은 다들 속고... 나중엔 실수로 꼬리가 잘린 여우가 혼자 당하기(?) 싫어 다른 동물들의 꼬리까지 자르려고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찾는 에피소드들이 쭈욱 이어집니다...
열심히 공연하는 배우들에 비해 조금은 지루한 듯한 줄거리... 이렇다하게 크게 부각되는 사건들없이 계속 여우의 얄미운 행동만 보이니 나중에 전 조금 졸립기까지 하더군요... 딸아이도 여우가 자꾸 미운 짓을 하니 나쁘다며 "친구를 괴롭히면 안되지~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데..." 하며 뒷자리에 앉아 있는 저에게 귀좀 대보라고 하더니 슬쩍 귓속말을 하기도 했구요... (엄마처럼 혹시 울 딸아이도 잼없거나 지루하다고 딴 짓을 할까봐 걱정했는데 아이 눈엔 잼난 지 연신 웃거나 박수치며 잘 보더군요...)
거의 끝나갈 무렵 여우의 꼬리상점의 압권(?)이라 할 수 있는 호랑이할머니가 나타나는데 그땐 저도 와하하하~ 하며 웃으며 잼나게 보긴 했답니다.^^* 어찌나 그 흔들흔들거리며 걷는 모습이며 목소리가 우스꽝스럽던 지... 지루하게 느껴져 졸음까지 몰려왔던게 싹 사라졌거든요...
친구들을 놀리고 속인 여우를 따끔하게 혼을 내주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율동을 보여주고 이제 공연이 끝났나 싶을 때 다시 여우가 장난은 재밌는거니깐 조금씩은 쳐도 괜찮겠지~ 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사라질 때 웬지 쬐금은 다른 결말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엄마 입장에서 생기더군요...
친구를 놀리는 것도 그 친구가 받아줄 때의 일이지 장난이라고 걸었는데 그 친구가 상처를 받는다면 그건 잼난 장난이 아니라 맘의 상처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이기에...
하지만 극 중 기자역할을 맞은 새가 큼지막한 TV모니터를 들고 방송기자처럼 이야기하는 대목이랑 객석으로 내려와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며 극에 동참하게 끌어들이는 부분은 참 좋았어요... 배우분들의 열연이 참 돋보였던 공연... 줄거리만 쫌 더 지루하지 않게 극 적 재미를 더 살렸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좀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어떤 동물이 좋은 지 스티커를 붙일 땐 토끼가 넘 예뻐 토끼에게 하트스티커를 붙인 딸아이... 연극을 보고 나올 때 호랑이할머니 역을 맞으신 분이 아이들 한명한명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시고 엄마 말씀 안듣는 아인 데려갈거라고 했던 약발 덕분에^^* 울 딸래미 요즘 조금 징징거릴 때 "너 연극볼 때 호랑이할머니가 하신 말씀 생각안나?" 하면 바로 말을 잘 들어줘 그 덕을 좀 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