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면접, 정장 피해라? ◈
어느날 갑자기 중고생 교복 자율화가 시행됐어요
한 해 앞서 실시한 두발 자율화에는 다들 환호했지만,
교복 문제엔 의견이 갈렸지요
특히 부모들의 걱정이 컸어요
옷값 부담 줄이고 자율성 높이겠다는 정부 취지와 달리,
매일 아침 뭘 입혀 보내느냐는 고민이 시작됐기 때문이지요
아이들 사이의 빈부 격차가 옷차림으로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랐어요
인사혁신처가 10월부터는 국가공무원 면접시험 볼 때
“남녀 모두 정장 착용을 피하라”는 공고를 냈지요
청년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편안한 면접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이지요
그런데 단순한 권고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요
넥타이와 정장 구두는 아예 금지했어요
만약 입고 오면 넥타이는 풀게 하고,
정장 구두는 덧신을 씌우겠다고 했지요
권장과 자제 복장도 구체적이지요
셔츠와 니트, 슬랙스나 청바지는 괜찮지만,
운동복과 반바지, 하이힐이나 실내화는 참으라고 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부모보다 당사자들이 더 싫어하는 것 같아요
그때와의 결정적 차이는 ‘평가와 불이익’의 존재 여부이지요
교복 자율화는 생활공간의 자율이지만
면접은 합격과 탈락을 가르는 자리이지요
아무리 감점하지 않는다 선언해도,
면접관 시선에 노출된 수험생은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당장 “알아서 입으라는 애매함이 더 난해한 시험 문제”
“저런 자리는 고민 필요 없는 정장이 얼마나 편한데…”
“정부의 취업 정장 무료 대여 사업도 있고,
무신사 할인받으면 5만원이면 한 벌 뽑음”이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지요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평소에도 언행이 튀는 인물이었어요
임명 전 유튜브 방송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독일 메르켈 총리는 16년을 했다.
헌법을 바꿔서라도 10년, 20년 장기 집권을 해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지요
임명 직후 과거의 막말과 편향 발언이 문제를 일으켜 사과할 때도
“유명해져서 죄송하다”는 어이없는 해명으로 공분을 더 키웠어요
서양의 드레스 코드는 개성을 억압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지요
무엇을 입어야 할지 모르는 아노미 상태를 막아주는
최소한의 약속이자 보호막이었어요
행정학에는 ‘탁상공론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지요
국민을 편하게 해주겠다며 만든 정책이 현장에선 도리어
불편과 스트레스를 낳는 현상이지요
공무원 면접관이 진짜 바라봐야 할 것은
응시자 넥타이 색깔이나 구두 소리가 아니라,
그 청년이 품은 공직관과 직무 역량이지요
넥타이와 구두는 벗겼지만,
‘눈치’라는 더 무거운 굴레를 씌운 건 아닐까요?
자율을 강제하면 그건 이미 자율이 아니지요
많은 규제는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