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方[3532]牧隱 李穡(목은 이색)시 浮生(부생)
浮生(부생) 뜬 구름 인생
牧隱 李穡(목은 이색)
浮生安足恃(부생안족시) :
뜬 구름 인생을 어이 믿으리오
老病競侵尋(로병경침심) :
늙고 병드는 것이 다투어 침노하는구나
日月環雙鬢(일월환쌍빈) :
해와 달은 두 귀 밑머리에 고리를 달고
乾坤矢一心(건곤시일심) :
하늘과 땅은 한 마음에 화살을 쏘는구나
袖風晴倚杖(수풍청의장) :
소매에 바람 드는 갠 날 지팡이에 기대고
衣露夜鳴琴(의로야명금) :
이슬에 옷 젖는 밤에 거문고 울리는구나
萬慮自此靜(만려자차정) :
온갖 생각이 이로부터 고요해지니
渺然天地深(묘연천지심) :
까마득하게 하늘 땅이 깊기만 하다
浮生 부생= 허무하고 덧없는 인생.
安=어찌 안.足恃족시=족히 믿을. 恃=믿을 시.
老病노병= 늙어 쇠약해져서 생기는 병.
競=다툴 경.侵尋침심=점점 앞으로 나아가다
侵= 침범할 침.尋=찾을 심
日月일월=해와 달. 環= 고리 환, 물러날 환.
雙鬂쌍빈=두 귀밑털. 鬂=살쩍 빈. 鬢의 俗字
乾坤건곤=1.건과 곤2.역경의 괘 이름
3.음양·천지·남녀·부부·일월 따위의 뜻으로 쓰임
矢=화살 시.동자(同字)笶.
一心=한 마음.여러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됨
袖風수풍= 소매 바람.
袖=소매 수.
晴=개일 청.
倚杖의장=지팡이에 의지하다.
衣露의로=이슬에 옷이 젖다.
夜=밤 야. 鳴琴명금=거문고 울림.
萬慮만려= 여러 가지로 많이 생각함.
自=부터 자.此靜차정=이로서 고요함.
渺然묘연= 渺아득할= 묘 . 然=그러할 연.그럴 연, 불탈 연.
天地천지=하늘과 땅. 深=깊을 심.
동문선 제10권 / 오언율시(五言律詩)
浮生
浮生安足恃。老病競侵尋。
日月環雙鬂。乾坤矢一心。
袖風晴倚杖。衣露夜鳴琴。
萬慮自此靜。渺然天地深
부생(浮生)-이색(李穡)
부생을 어이 믿으리오 / 浮生安足恃
늙고 병드는 것이 다투어 침노하네 / 老病競侵尋
해와 달은 두 귀 밑에 고리요 / 日月環雙鬢
건곤은 한 심에 화살이로다 / 乾坤矢一心
바람이 소매에 드는데 갠 날 지팡이에 기대고 / 袖風晴倚杖
이슬에 옷 젖는데 밤에 거문고 울리네 / 衣露夜鳴琴
만 생각이 이로부터 고요해지니 / 萬慮自此靜
까마득하게 하늘 땅이 깊네 / 渺然天地深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목은시고 제25권 / 시(詩)
牧隱詩藁卷之二十五 / 詩
浮生
浮生安足恃。老病競侵尋。日月環雙鬢。乾坤矢一心。
袖風晴倚杖。衣露夜鳴琴。萬慮自此靜。渺然天地深。
士値同文出。師曾命駕尋。未周天下迹。還抱海東心。
獨坐山當戶。高吟月照琴。紅塵飛不到。何必托幽深。
부생(浮生)
덧없는 인생을 어찌 족히 믿으랴 / 浮生安足恃
늙음과 병이 다투어 침범하는걸 / 老病競侵尋
두 귀밑엔 세월이 쌓여가거니와 / 日月環雙鬢
이 한 마음은 천지에 맹세하노라 / 乾坤矢一心
맑은 소매 바람엔 지팡이를 짚고 / 袖風晴倚杖
밤이슬 맞으며 거문고도 타노니 / 衣露夜鳴琴
오만 생각이 이로부터 조용해져라 / 萬慮自此靜
아득한 하늘땅 깊디깊은 이곳에 / 渺然天地深
선비로 천하 통일 만나 나갔더니 / 士値同文出
스승이 일찍이 나를 찾아 주었는데 / 師曾命駕尋
미처 천하를 주유해보지 못한 채 / 未周天下迹
다시 해동으로 올 마음 품었었네 / 還抱海東心
홀로 앉으니 산은 문 앞에 당했고 / 獨坐山當戶
시 읊으니 달은 거문고를 비추네 / 高吟月照琴
뿌연 먼지가 날아들지 못하거니 / 紅塵飛不到
하필 그윽한 곳 의탁할 것 있으랴 / 何必托幽深
[주-D001] 밤이슬 …… 타노니 :
두보(杜甫)의 〈야연좌씨장(夜宴左氏莊)〉 시에
“바람 숲엔 초승달이 떨어졌는데,
옷에 이슬 맞으며 거문고를 타네.
[風林纖月落 衣露淨琴張]”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