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하다, 윤 대통령 ‘짝퉁’ 리더십
한겨레입력 2022. 11. 23. 16:30수정 2022. 11. 23. 17:40 댓글9개
[윤석열 정부][한겨레21] 김소희의 정치의 품격
참사 책임 씌우기를 기강 잡기로, 과한 사진 연출을 미담으로 포장한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아이들 세계건 어른들 세계건 소집단을 만들어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이가 꼭 있다. 얼핏 힘세 보이지만 실은 겁이 많은 이들이다. 패거리를 지어야만 안심하는 습성을 윤석열 대통령에게서도 본다. 혹자는 ‘형님 리더십’이라고 하는데 그건 학교 선후배 무리, 좁은 검사 세계에서나 통했을 터이다. 한 나라를 이끄는 이의 이런 리더십은 오히려 재앙에 가깝다는 것을 10·29 이태원 참사 수습 과정에서 목도한다. 많은 국민이 최대한의 ‘전략적 인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는 듯하다.
“현장에 있었잖아!”라고 호통친 장면이 상징적이다. 2022년 11월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은 혼자 온갖 말을 하면서 이렇게 샤우팅했다. 결국 이게 다 경찰 책임이고, 법적 책임은 내가 지우고 싶은 사람에게만 지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실은 회의 장면이라며 이 모습을 길게 공개했다. ‘극대노’하며 기강을 잡았다고 알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여긴 모양이다. 그런데 어쩌나. 정작 우리가 확인한 건 이 와중에도 ‘내가 다 알아’ ‘다 꿇어’ 하는 우두머리의 모습이다. 평소 회의나 대화 방식이 어떤지도 직관적으로 알게 됐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언행에서 참사에 대한 아무런 미안함도 그 어떤 간곡함도 간절함도 없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껴버렸다.
캄보디아·인도네시아 순방(사진)을 떠나기 전 엠비시(MBC) 취재진을 전용기에 못 태우겠다고 해 논란을 일으키더니 현지에선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진 한 장이 많은 걸 말해줬다. 김 여사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각국 정상들의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현지 병원과 심장병 환아의 집을 찾았다. 좋은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실 제공’으로 나온 사진이 지나치게 작위적이었다. 참사를 겪은 국내 상황을 고려했다면서, 아픈 아이를 찾아 위로하는 데 ‘조명빨’ ‘빽판빨’을 그렇게까지 동원해야 했을까? 눈 밝은 이라면 최소 조명 두 개, 반사판 한 개가 어느 위치에 놓였는지 짐작할 정도였다. 필요한 인력과 장비의 윤곽도 나온다. 진심이든 흉내든 여사님이 ‘나의 사진첩’을 채우는 건 자유라고 치자. 적어도 참사를 들먹이지 말아야 했다. 언론을 포함해 온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대통령의 말본새를 강한 리더십으로 포장하는 참모의 실력을 탓해야 하나.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배경음이 깔리는 듯한 대통령 배우자의 사진을 내놓는 참모의 감수성을 탓해야 하나. 일찍이 대선 당시 ‘개 사과’ 때부터 지적돼온 기이한 홍보 마인드를 이렇게까지 고집하는 이유는 무얼까. 심리학이 아니라 심령학의 영역이라는 비아냥이 들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참모는 리더의 수준을 따른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시절 보수의 세련됨을 그리 잘 내보였던 김은혜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실 홍보수석으로서 연일 선보이는 ‘웃기고 있는’ 모습만 봐도 분명하다.
대통령이 국민 눈치를 보지 않는 건, 더는 선거를 치르지 않아서다. 여당이라도 각성하면 좋으련만, 지금 국민의힘 인사들은 국회의원 공천장에 매달려 대통령 내외의 ‘짝퉁 리더십’ ‘짭 선행’을 앞다투어 칭송하느라 바쁘다. 이러다간 ‘쪽팔려서 어떡하나’가 실은 김장철을 내다보고 ‘쪽파 없어 어떡하나’라고 한 말씀이었다고 우겨댈 기세다.
딱하다. 공천장만 받으면 뭐 하나. 중뿔난 더불어민주당 몇몇 인사가 성마른 소리를 하고 친민주당 매체가 유족 동의 없이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며 헛발질한다고 정부의 허물이 가려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조용히 분노하고 있다. 흥분하거나 표현하지 않는 분노가 더 강하고 넓은 법이다.
김소희 칼럼니스트
*김소희의 정치의 품격: ‘격조 높은’ 정치·정치인 관찰 칼럼입니다. 격주 연재.
ⓒ 한겨레신문사,
댓글 9나의 댓글
맛동산1시간전
건국이래 이렇게까지 조롱 대상이 된 부부는 처음인 듯
키리에1시간전
윤무당과 국짐은 거짓말이 들어가 맛있다는 날리면을 끓여먹고 매일 웃기고 있고.... 김진태발 경제위기에 민생은 나몰라라 이재명죽이기와 정쟁에만 몰두하며 뭐든 불리하면 남탓과 우기기로 협치와 상생이 실종된 불공정과 조작으로 나라를 말아먹고 있는데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이XX들을 믿을수 있겠냐!~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언론을 탄압하고 욱일기와 자위대기가 다르다 우기면서 일본에 머리 숙이고 6개월 만에 나라를 완전 개판으로 만든 윤꼴통과 국짐 떵 덩어리들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게 나라냐!~ 쪽팔리다!~퉤!
크눌프1시간전
간만에 제대로 된 기사를 만나는 기분이네요 제발 이런 기사 내용을 읽고 저것덜이 반성을 해야 할텐데 그래도 지들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기사의 내용처럼 이제 선거를 치루지 않으니 지덜 알아서 계속 하던 짓만 할텐데 아니 더 할텐데... 그게 걱정이네요 선거와 투표할 때만 국민을 잠깐 걱정하고 대선이 끝나니 영화대로 개 돼지로 보는건지... 지덜만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는건지... 참으로 무지하고 한심한 정치를 하는 저들이 기가 막힐 따름이네요 촛불이 아닌 횃불이 저들을 어서 빨리 태워주길 바랍니다.
sun1시간전
난 2번이 당선확정 되던날 이렇게 될거라 예상했다.....
아이마음1시간전
냉철하고 정확한 칼럼 칭찬합니다
rmarkadnl1시간전
ㅡ리더 라는 단어가 사라진지 오래야 ㅡ독재ㆍ불신ㆍ불공정ㆍ무능 뿐 ㅡ국민의 70% 이상은 손 들었고ᆢ70세 이상 여론조사 제외 하면 90%는 ᆢ등을 돌렸어 ㅡ1도 준비 안된 지도자를 선택한 결과물 아닌가? ㅡ순식간에 후진국으로 전락ᆢ모든게 엉망ᆢ
네로40분전
모든 실수, 책임, 범죄에서 본인은 쏙 빠져있지. 대통령은 왜 된건가 몰라. 왕노릇인줄 알고 한다한건가?
꼬부기아빠1시간전
검사시절 피의자 호통치듯 국민앞에, 언론앞에 호통치기만 한다. 이런걸 뽑아준 30%야 자업자득이지만 나머지 70%는 왜???
소중한 선물1시간전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 너무 부끄럽고 화나게 한다!
qwertyuiop49분전
윤모지리와 막산 사기꾼녀의 꼴보기 싫은 커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