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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날짜계산
만약 결혼하지 않으면 퉁 친다는 말을 할까 조바심으로 도치씨 입만 쳐다보는데 도치씨는 의외의 말을 했다.
“결혼 안 해도 못갈 건 없지!”
두 여자가 함성을 질렀다.
“어머! 정말이죠?”
“오모모모. 도치형부 진짜 멋있다. 세상에!”
도치씨는 두 여자를 찬찬히 들여다 본 후 빙긋 웃었다. 그 표정이 가히 일품이었다. 마치 같은 라인에 사는 아래 아래층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쳐다보는 그런 눈빛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그러나 다음 말에 두 여자는 아연 긴장했다. 좋은 말끝에 이런 유형의 말이 나온다는 것은 함정이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두 여자. 호들갑스럽던 표정이 암울해졌다. 좋다 마는 건가?
도치씨가 말했다.
“불루마틴이나 불루마운틴 아니다.”
“네에?”
“불루마틴은 모르겠고 불루마운틴은 남미커피잖아? 같은 남쪽에 살지만 이름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불루마린이다, 불 루 마 린.”
두 여자는 입을 헤 벌렸다. 두 여자에겐 지금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가느냐? 못 가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허지만 일단 파토고비는 넘긴 것 같아 수축했던 긴장의 주름은 폈다.
우아영이 조심조심 도치씨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그럼 가는 거는 이상 없는 거죠?”
얼른 대답하지 않는 도치씨가 애타 오진숙이 성질대로 말했다.
“도치형부. 결혼하고 상관없다고 했죠? 확실하게 말하세요. 가는 거 에요? 안예요?”
“왜 그렇게 급해요? 지금 약속해도. 가만있자.”
도치씨는 손가락으로 날짜를 꼽았다.
“일주일하고 삼일하고 이틀 더 보태면 십이일이네? 그러면 종잡아도 15일 후 출발하게 되는데 뭐 그리 급해? 정 급하면 11일 후에 출발할 수는 있지. 허지만 말이다.”
“허지만요?”
우아영과 오진숙이 합성으로 물었다. 그때까지 잠자코 삐져 있던 이감독이 삐질삐질 끼어들었다.
“뭔 계산이 그리 복잡혀? 일주일은 뭐고 삼일은 뭐야? 그리고 차일差日 닷새는 또 뭐야?
도치씨가 대답하기 전에 우아영이 먼저 말했다.
“일주일은 제가 알아요. 일주일은 요. 일주일 뒤에 언니가 죽는댔으니까 딱 떨어지네요.”
매사형광등 같던 오진숙이 싸이데리킥하게 말했다.
“아 알았다. 3일은 장례 3일장 지낸다는 뜻이죠? 맞죠?”
도치씨는 대답하려다 말고 빙긋 웃었다. 아휴 조걸? 그냥! 통째로 씹어도 목구멍 안 걸리겠다. 뭐 조런 게 다 있냐? 넘 넘 섹시해! 미치겠네.
그 느낌은 사실이었다.
만약 우아영과 오진숙을 둘 다 던져 준다면 망설임 없이 둘 다 먹어치우고 싶을 정도로 배가 고팠다. 사랑의 시장기가 들어 있었다.
“그럼 나머지 5일은 뭘까요?”
“글쎄?”
이감독이 힌트를 들고 나왔다.
“외국뱅기 표 끊으려면 최소한 5일은 걸리잖아?”
“어머! 어쩜 감독님 다우셔요? 정말 계산은 전자계산기네요.”
오진숙이 그래도 풀리지 않는 의문을 들췄다.
“그런데요.”
이감독이 바통을 이어 받은 차기주자처럼 오진숙에게 말했다.
“미스오야! 어쩐지 나는 내키지 않는다. 도치씨의 말은 무슨 흉계 같아. 멀쩡한 부인이 일주일 후 죽는다는 것도 그렇고.”
도치씨가 발칵 했다.
“두고 보면 알거 아냐? 옥황상제가 사기꾼이야?”
“뭣? 옥황상제? 하늘에 있다는 그 귀신 말이야?”
“이감독! 당신 그런 말 함부로 지껄이다, 옥황상제 들으면 입 비틀어진다? 옥황상제를 귀신이라니? 겁대가리 없이?”
“그럼 아니야? 옥황상제는 무당들이 죽을 둥 살 둥 모시는 귀신이지. 뭐야? 옥황상제가 하나님이야?”
이감독이 도치씨 쪽으로 가슴을 내밀었다. 9cm 정도 거리가 좁혀졌다. 도치씨도 머리를 들이 밀었다. 12cm 거리가 또 좁혀졌다.
“말 다했어?”
“누가 하나님이래?”
거의 완충공간이 없도록 다가 선 이감독과 도치씨의 사이에 두부 칼질하듯 오른 팔을 찔러 넣고 오진숙이 말렸다. 흥분직전의 두 사람을 떼어 놔야 불루마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니까.
“에휴! 왜들 이러셔요? 옥황상제면 어떻고 옥황하제면 어떻수? 누이 좋고 매부 좋으면 그만이지. 그나저나 도치형부!”
도치씨가 인상을 펴고 오진숙을 쳐다봤다.
“그렇게 웃으니까 얼마나 이뻐요?”
“내가 언제 성질냈나? 이감독 아가리 돌아갈까 걱정돼서 하는 소리였지.”
“그래 좋아요. 근데요. 도치형부 언니가 진짜 죽긴 죽는 거에요?”
오진숙이 당돌차고 대꼬챙이처럼 도치씨에게 정면으로 물었다.
첫댓글 도치는 옥황상제가 부인을 대려간다고 확신 하는걸가
아니면 도암과의 약속을 믿을까 어떠한 결말이 나올까 자꾸만 궁금 해 집니다.
ㅎ
방금 운동하고 들어와 제일 먼저 젠틀맨님 만나네요.
비가 오는 아침 벌써 초겨울 같은 느낌 받았습니다.
불과 며칠전까지 죽겠다 죽겠다 했는데...참 인간 간살스러운거 맞습니다.
도치씨 한번 한다면 한다는 사람인데 글쎄요. 과연 누구 말을 믿을 지, 하여튼 마누라만 죽여주면 행복하겠죠.
그것이 진정한 남자들의 내면에 있는 로망 아닐까요?
젊어서 마누라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번 쯤 안해 본 남자 있을까 싶습니다
있다면 고자나 만성질병에 걸린 놈이겠죠....ㅎㅎㅎㅎ
젠틀맨님은요? 오늘은 솔직해 집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사람 모두가 한결같은 여행 공짜로 가기를 원 하는군요.
일주일 3일 찾는게 도치의 부인이 죽는다고 확신하는모양입니다.
3일잋 출상까지~~ㅎㅎㅎㅎ
편히 주무셨나요? 날이 선선하니까요
근데 김일수님은 공짜여행이라는데 구미 안당기겠어요?
오늘은 뭐든지 솔직해져야 하는 수요일입니다....ㅋㅋㅋ
두남자들은 두여자를 모두 좋아 하는것 같슴니다.
도치역시 우아영도 오진숙도 같이 좋아하는것 같으니까요
ㅎ
남자들의 속성이니까요.
중이 고기생각 안나겠어요? 마을을 다스리니까 참는거죠....ㅋㅋㅋㅋ
오진숙이 도치를 사모하는 건가요??ㅎㅎ 와이프 죽는날을 기다리는 여운을 남기고 ㅎㅎ
누구나 한번 쯤 마누라가 죽엇으면 좋겟다고 생각 안해 본 그런 법사같은 남자 있을까요?
ㅋㅋㅋㅋ
좋은밤되세요
도치 오진숙 우아영 이감독 우아영
우아영 승! ㅋㅋ
속단은 금물이죠?
여자들 마음을 누가 알겠어요?
남자들 속성을 누가 알겠어요?
일이 터져봐야 알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