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님 덕분에 소스코드 잘 보고도 그날 밤 급한 일 때문에 인사도 못드리고 갔네요~ ^^;
소스코드는 평행우주이론을 주제로 삼은 영화로 이에 대한 약간의 상식이 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평행우주이론은 정설로서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는 이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론의 발단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변화하여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의 패러독스를 (예를 들면 자기 자신이
과거로 돌아가 부모가 결혼하지 못하게 만든다면?)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출발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Parallel Universes라고 하지만 Multiverse 또는 Meta-universe, Metaverse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같은 제목의 이론임에도 여러 가지 설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동시간대에 동일한 인물이 존재한다는 설과
여러 종류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허무맹랑항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론에 대해 약간의 흥미가 있다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간에 관한 과학적 이야기로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769 에 잼있는 이야기들이 있으니
관심있으면 참고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배경지식이 부족할 경우 최악의 영화로 뽑힐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
내용을 보면 페이첵과 매트릭스의 요소를 적절히 섞어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감독은 던칸 존슨으로 '더 문(Moon, 2009)'을 연출했었습니다.
'더 문' 역시 꽤 호평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SF 전문 연출가로서 성장할 기세군요~ ^^;
주인공 콜터 스티븐슨 역에는 제이크 질렌할이 열연했습니다.
전작인 러브앤드럭스의 부드러운 모습에서 약간은 거친 모습으로 돌아왔네요~ ^^;
투모로우에서의 앳된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 없어졌죠~ ㅎㅎ
크리스티나 워렌 역의 미쉘 모나한은 제 기억에 별로 없는 배우인데, 웬지 산드라 블록의 이미지가 느껴지더군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굿윈 역의 베라 파미가는 우리나라 영화에도 주연으로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두번째 사랑'이라는 영화였는데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꽤 괜찮았던 영화였습니다. (물론 극장에서 보진 못했습니다. ^^;)
멋진 연기였는데요... 슬슬 주연자리를 꿰 찰만한 위치까지 오른 것 같습니다.
--------------------------
영화의 플롯은 사실 헛점이 좀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헛점이라기 보다는 영화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내용이 전개되어
관객에게는 어리둥절한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이죠.
실제로 SF 영화에서의 헛점이란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많은데요~
평행우주이론에 대한 설명이 모호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양해를 구할 수 있는 미덕이 발생합니다. ^^;
약간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단순히 죽은 '숀'의 가상세계로 들어간다고 하면 말이 안되는 부분이 많지만,
'숀'을 매개로 한 평행우주의 다른 세계로 들어가기 때문에 기차를 떠나 '숀'의 활동 범위 외적인 부분에까지 간섭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평행우주의 개념을 잘 이해못할 경우 말이 안되는 스토리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관객의 과학적 상식을 요구하는 어려운 영화군요~ ^^;
--------------------------
스포일러
영화의 연출에 있어 감독은 중반까지 탁월한 플롯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후반에 이르러서는 팽팽한 끈이 탁 풀어지는 결말을 내놓습니다. 약간 지나치게 휴머니티를 양념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콜터가 사실은 죽은 (죽었다기 보다는 가사상태에 빠진) 인물이며, 그는 가상현실적인 공간에서 활약한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보여주지 않고 은유적인 방법으로 서서히 드러내게 합니다. (눈치가 빠르다면 초반에 살짝 그런 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주인공과 굿윈이 나눈 대화가 사실은 양방향의 음성대화가 아니라 주인공의 음성이 아닌 단말기의 텍스트 대화였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죽음에 대한 비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죽은이가 다른 죽은이의 삶을 경험하고 아울러 현실에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죽음까지도 이용한다는 내용은 어찌보면 엽기적인 요소로 비쳐질 수 있으나 '죽음'과 '삶'에 대한 자세에 관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노력합니다.
감독은 여기에서부터 휴머니티적 요소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금 무리한 플롯으로 치닫게 됩니다.
죽었기 때문에 아버지와의 후회할만한 일을 가슴에 묻어둔 채로 끝낼 운명이었으나, 사건을 해결하고나서 전화통화로 이를 풀어냅니다.
또한, 그의 마지막의 장면에 (생명유지장치를 끄는 순간) 코미디언을 통해 모든이가 웃고 있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는 순간 그는 생각지도 못하게 또 다른 평행우주속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너무 작위적이고 양자역학에 바탕을 둔 이론에서 일어나기 불가능한 결론이 나왔지만, 관객은 홀린듯이 해피엔딩을 맞이합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기에 관객은 복잡한 질문을 공중에 훌훌 던져버린 채 행복한 마음으로 극장 문을 나설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
어려운 질문은 어딘가에 내팽겨진채로 말입니다.
주인공이 옮겨간 그 공간에서의 원래 주인인 '숀'은 어디로 사라져버린걸까요? ㅎㅎ
마지막 장면에서의 또 다른 주인공은 무엇인가요?
감독은 세세한 설명까지 해주기엔 그리 친절하지 않은가 봅니다. (대략의 답은 있습니다.)
각자 관객이 생각할 몫입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데이비드 힐트브랜드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소화하기 쉽지 않은 너무 많은 질문을 던져 놓는다.’며 별 4개 중 2개만 주었다.'는군요~ ㅎㅎ (네이버 출처)
---------------------------
어쨌거나 알려진 과학 이론에 바탕을 둔 SF적 오락요소와 더불어 약간의 인본주의적 감상까지 양념을 친 영화로,
어설픈 SF 영화보다는 흡입력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감독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됩니다.
첫댓글 ^^* 보는 시야에 따라 재미의 강도가 달라질듯 싶어요.
전 8분동안 멀할지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