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키 가쓰히로(荒木和博)
"조선반도의 변화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문제보다
주변 강대국의 손익 계산에 따라 흘러가기 때문이다."
대서양의 민들레(회원)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고난의 행군' 때
함경도 어느 협동농장에서 있었던 실화이다.
낮에 옥수수를 파종한 협동농장 성원들이
캄캄한 밤중에 몰래 농장에 나왔다.
밭고랑을 더듬으며 흙을 헤치고 옥수수 알갱이를 골랐다.
밤새도록 주물러 봐야 한 움큼 찾기도 힘들었다.
그런데도 어덯게 알았는지 소문이 퍼저
'밤 까마귀'수가 늘어났다.
드디어는 협동농장 지배인 귀에까지 들어갔다.
화가 난 지배인은 총으로 '밤 까마귀'를 사냥했다.
유족들은 항의는커녕 입도 달싹할 수 없었다.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변명할 뿐이었다.
세상에 농부가 얼마나 배가 고프면 낮에 뿌린 씨앗을
밤에 도로 흙을 더듬어 줏어가겠는가?
이런 나라가 어째서 아직도 붕괴되지 않을까?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한 책을 소개하겠다.
[왜 北朝鮮은 崩壞되지 않는가]
光人社 NF 文庫 2011년 10월 19일 발행.
아라키 가쓰히로(荒木和博) 지음,
지은이의 다른 저서:
일본이 납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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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조선은 붕괴되지 않는가?"
내가 대학 강의 중에 매년 학생들에게 반복해서 던지는 질문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내 강의를 쉽게 이해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경제는 파탄되고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조선 독재 체제가
왜 21세기까지 무너지지 않는가."
나 자신 오랫동안 "북조선은 붕괴된다"고 공언해왔다.
김일성이 죽은 1994년 이래 17년(이 책 발행년도)
그 동안 인구 1할 이상, 200만 내지 300만이라는 인민들이 기아,
또는 기아로 인한 질병으로 죽었다.
그리고 정치범 수용소에는 인구 1퍼센트가
갇혀 짐승만도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북조선이 주변국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망하지 않고 연명하고 있다. 아니,
연명시키고 있다.
2010년 9월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이 정치판의 주무대에 등장했다.
공산권에서 예를 볼 수 없는 3대 세습이다.
1994년 핵 위기 때, 클린턴 정권마저 한때 전쟁을 각오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 후 미·북 교섭을 통해 북조선에 양보를 계속했다.
중유를 제공하고 경수로핵발전소를 약속하며 시간을 주었다.
그 이유는 "어치피 몇 년 못 견딜 것"이라는 섣부른 확신 때문이었다.
이때, 김일성 자신도 위기를 감지하고 김정일에게 주엇던 권력을
다시 한번 잡아 '친정(親政)'을 행하려고
시도했다가 '非命橫死'하고 말았다.
북조선 체제는 결코 '반석(磐石)'이 아니다.
그럼에도 체제는 붕괴되지 않고 있다. 왜일까?
그 이유를 게속해서 연구해본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조선반도의 변화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문제보다
주변 강대국의 손익 계산에 따라 흘러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