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한테 진 빚을 갚는게 뭔가. 아니 이말을 하기전에 옛날에는 다 내가 잘못한 걸로 생각했는데 요즘 생각해보면 마누라가 잘못한 것도 꽤많다. 각설하고 마누리한테 진 빚은 어찌갚아야 하는가.
결론은 빚을 갚는 방법은 없다. 지나간 세월이 빚을 갚고 말고 한다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 일을 한번 뒤돌아 보자. 등산을 갔는데 아침 일출 직전이었다. 해뜨는게 순식간이므로 빨리 보려 올라가는데 마누라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헥헥거리는데 잠시 나무등걸에 쉬고는 냅다 또 올라갔다. 자 이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마누라는 어찌 생각하겠는가. 자기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거다. 크나 큰 패착이다.
이번엔 골프얘기다. 골프라는게 춤보다 몸을 더 이상하게 써야 되므로 여자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지금도 골프 잘치는 여자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좌우지간 마누라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골프를 왜 이리 못하냐고 타박만해대니 아마도 마누라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을 거다. 그래도 남편과 함께하니 내색않고 잘 따라 주었다. 하지만 속마음은 어떻겠는가. 이 놈이 마누라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공만 눈에 보이는가 생각했음이 틀림없다.
지금 나이들어 빚을 갚는다고 설겆이해주고 방청소해주는 것은 그야말로 얄팍한 수작이다. 옛날과 달라진게 하나도 없는거다. 옛날에도 등산같이 가고 골프 같이 치고 그러면 남편구실 하는 걸로 알았다. 지금 방청소해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여자가 원하는 것은 마음이지 어떤 다른 보상이 아니다. 물론 어느 남편이 마누라 아낄 줄 모르겠는가. 하지만 피상적인 것보다는 마누라의 마음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지금도 마누라에게 어찌해야 잘 하는건지 머리에 퍼뜩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무관심하고 자기밖에 모른다는 얘기다. 마누라를 보듬어 준다면 과연 어찌해야 하는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 여기서 말을 삼천포로 빼 보자. 그러면 춤판에서 여자를 꼬시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간단하다 여자가 원하는 걸 해주면 된다. 여자가 뭐가 필요한지를 살필일이다. 마누라가 들으면 당장 총알맞을 일이지만 여자라는건 다 그렇다. 남자 잣대로 잴 일이 아니다.
이리 보면 답은 나온다. 마누라가 원하는게 뭔가. 마누라가 필요한게 뭔가를 생각하면 될 일이다. 이리 간단한 걸 사랑이니 뭐니 부부애니 뭐니 고상한 말로 치장할 일이 아니다. 마누라 몰래 춤을 추면서 뭔 말이 많냐 하면 할 말이 없다.
춤하고 마누라를 결부시키는 건 사실 매우 고약한 버릇이다. 마누라는 춤이고 뭐고 견줄 상대조차 아니다. 마누라라는 위치는 절대지존이요 그 자체로 빛나는 항성이다. 춤 얘기를 하면서 마누라 얘기를 같이 할 일이 아닌거다. 깊이 반성한다. 다만 한가지 춤때문에 마나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일은 아니다.
첫댓글 점점 착해지넹 ㅎㅎㅎ
똘마더한테 배우는 중여. 참말로
ㅎㅎㅎ 착혀 파랑새님
제비도 착한 놈이 제비하는겨 ㅎㅎ
집사람이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