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사람이 돌아오는 산촌, 교육·여행이 만든 변화
강원일보 : 2026-08-03 ( 19면)
최무열 한국임업진흥원장
우리 산촌은 오랫동안 숲과 마을, 임업인의 삶이 함께 이어져 온 소중한 공간이다. 산나물과 표고버섯, 산양삼과 약초가 자라고, 계절마다 숲을 가꾸는 손길이 쌓여 왔다. 그러나 지금의 산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낮은 소득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된 마을도 적지 않다. 마을에 사람이 줄면 지역 소비가 위축되고 임업을 이어갈 다음 세대의 연결고리도 약해진다. 산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고, 일하며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는 선순환의 흐름이 필요하다.
산촌에 사람이 머물고 새로운 정착민이 들어오려면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마련해 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산촌의 풍부한 자원을 매력적인 수익 아이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경제적 자립의 핵심이다. 한국임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산촌활력 특화사업’은 이 실마리를 풀어내는 열쇠다. 산촌 고유의 특색을 살린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주민사업체 육성, 컨설팅, 판로 지원을 통해 마을이 스스로 자립할 기반을 다지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추진되는 ‘산촌자원 개발 사업’은 임산물 가공·상품화에 그치지 않고, 전문 셰프와 협업해 차별화된 ‘산촌 미식 콘텐츠’를 선보인다. 청정 임산물이 맛있는 음식과 독창적인 체험, 지역 브랜드로 연결될 때 산촌의 가치는 더 넓은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
산촌 주민의 소득 향상이나 귀산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교육은 산촌 생활의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과정이다. 청년 임업인에게는 기초 재배부터 가공, 판매 등 가치사슬 전반의 교육이 필요하며, 전문 임업인에게는 생산성 향상, 스마트 임업, 유통·마케팅 등 현장 수요에 맞춘 심화 교육이 요구된다. 임업 소득을 높이고 전문성을 키우는 과정이 탄탄한 교육으로 뒷받침될 때, 청년과 임업인들이 산촌에 남아 살아갈 실질적인 힘을 얻게 된다.
이에 한국임업진흥원은 산촌에 관심 있는 국민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단계별 귀산촌 교육 체계를 다각화했다. 온라인으로 쉽게 배우는 ‘산촌·임업 아카데미’부터 목조주택 건축, 산나물 정원 조성 등 오프라인 실행 교육, 그리고 영주·부여·양평 산촌학교 프로그램까지 구축하여 ‘탐색-준비-정착’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교육을 제공한다. 교육 이수 후에도 맞춤형 정보 제공, 멘토링 등을 연계해 산촌 정착과 임업 활동이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삶으로 이어지도록 밀착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다양한 ‘산촌여행사업’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는 점은 반가운 변화다. 여행은 산촌의 다채로운 가치를 국민이 직접 오감으로 경험하게 하는 최고의 통로다. 한국임업진흥원의 ‘산촌 이음 숲여행’과 ‘산촌 특화 관광상품 개발’은 도시민들이 산촌을 찾아 청정한 숲길을 걷고, 건강한 로컬 푸드를 맛보며 지역과 깊은 관계를 맺도록 이끈다. 여행객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지역 식당과 숙박 이용, 임산물 구매로 이어져 주민과 임업인의 소득으로 환원된다. 특히 경북 산불 피해 지역과 연계한 ‘회복의 숲 여행’처럼, 이제 산촌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지역을 이해하고 물질적·심리적 회복에 동참하는 상생의 매개체로 진화하고 있다.
산촌 자원의 개발은 새로운 매력을 창출하고, 교육은 사람을 준비시키며, 여행은 사람의 발길을 산촌으로 이끈다. 이 일련의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실질적인 소비가 일어나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이 완성된다. 세 가지 축이 함께 움직여야 산촌에 관계인구가 형성되고 생활인구가 늘어나며,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의 활력이 순환한다. 결국 산촌 활성화는 단 하나의 사업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원·교육·여행이 하나의 큰 흐름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한국임업진흥원은 앞으로도 산촌을 알고 싶은 국민에게는 열린 교육을, 정착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든든한 현장형 지원을, 마을에는 실질적인 수익이 되는 콘텐츠와 관광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숲을 지키는 일은 단순히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다시 돌아오고, 산촌의 자원이 풍요로운 소득이 되며, 지역 사회가 스스로 살아갈 자립 동력을 갖추는 것 역시 숲의 미래를 지키는 핵심적인 일이다. 산촌의 자원을 교육과 여행으로 잇고자 하는 이 작은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여, 활력 넘치는 산촌, 다시 사람이 돌아오는 활기찬 강원 산촌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