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하룻밤에 밀려든 대동맥 환자 4명… 초응급 수술로 모두 살렸다
조선일보
김철중 기자
입력 2023.12.06. 03:00업데이트 2023.12.06. 06:23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12/06/SND7HJ7SKRFXHDCQW6ZOIBSO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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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기피하는 필수 의료… 梨大병원 ‘대동맥 혈관 병원’ 열어
분초 다투는 초응급 환자 전국서 헬기로 이송 24시간 수술
6년 전 신생아 사망 사건이 轉機… 필수 중증 의료 혁신으로 승부
대동맥 박리 환자 헬기 이송 장면/ 사진=이대서울병원
지난 10월 중순 오후 6시쯤,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응급센터에 80세 남자 환자가 실려왔다. 진단은 복부 대동맥류로, 응급수술이 필요했다. 배 안 가운데를 가로질러 내려가는 대동맥이 큰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터지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놔두면 대형 출혈로 사망에 이른다. 이에 송석원 심장혈관외과 교수가 환자의 대동맥류를 제거하고 인조혈관으로 갈아 끼우는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상황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4시간 후 밤 10시쯤, 서울의 반대쪽, 중랑구의 한 병원에서 대동맥 파열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며 60대 환자를 급히 보내왔다. 이 환자를 수술실로 옮기던 중, 이번에는 구로구의 중소 병원에서 복부 대동맥류 환자가 있어 응급수술이 필요한데 갈 곳이 없다며 보냈다. 한 시간 후에는 흉부 대동맥 종양 출혈로 사경을 헤매던 70대 여성 환자도 들어왔다. 다음 날 아침까지 대동맥 환자 4명의 수술이 줄줄이 이어졌다. 대동맥류 출혈 수술은 초응급 고난도 수술로 웬만한 병원이 하루에 하나 하기도 힘든데, 한꺼번에 밀려든 환자 4명을 모두 살린 것이다.
그래픽=김현국
◇초응급 대동맥 의료에 도전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6월 대동맥 혈관 병원을 열었다. 대동맥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이자 유일하다. 여기에 송석원 교수를 포함, 심장혈관 흉부외과 의사 3명이 상시 포진하고, 주간은 물론 응급과 야간 혈관 수술을 커버하는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7명이 배치됐다. 요즘 웬만한 대학병원들이 응급 중증 필수 의료 분야 투자를 기피하고, 의료진 확보도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대동맥 병상 50개를 갖추며, 필수 중증 의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대동맥류 및 출혈은 분초를 다투는 초응급이다. 환자가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오는 도중 사망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에 병원은 수술실 두 개를 대동맥 수술에 배당하고, 한 개는 다른 수술이 있어도 무조건 비워놓는다. 대동맥 환자가 오면 언제든 즉시 수술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나라 병원에서 멀쩡한 수술실을 응급 환자를 위해 비워 놓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시스템을 이렇게 갖추자 전국에서 대동맥 환자가 몰려들었다. 매달 대동맥 수술이 60여 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최다 건수다. 환자의 절반은 부산, 강원, 광주광역시 등 수도권 밖 지역 환자들이다. 병원 옥상에는 지방에서 오는 대동맥 응급 환자를 태운 헬기가 수시로 내려앉는다. 병원은 신속한 이동을 위해 대동맥 환자만을 위한 엘리베이터, 복도,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의학 학술지에 나오는 대동맥류 및 출혈성 박리 사망률은 통상 15% 정도다. 현재까지 대동맥 혈관 병원의 사망률은 2.94%를 보이고 있다. 송석원 교수는 “대동맥류 출혈은 즉시 수술이 가능한지와 상시 대기 의료진이 있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이 갈린다”며 “환자가 원내 도착 후 수술에 들어서는 시간을 5~8분으로 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국 대동맥류 및 박리 환자는 2014년 1만8895명에서 2022년 3만6272명이 돼, 8년 새 두 배로 늘었다. 고령 인구 증가와 동맥 경화 증가가 맞물리면서 환자가 치솟고 있다. 이들이 수술 병원을 찾아헤매다, 큰 희생을 치를 수 있다. 병원은 대동맥 환자 이송 연락이 오면, 의료진뿐 아니라 보안, 원무, 총무 등 관련 행정 파트까지 문자가 전송되어, 병원 도착, 검사, 입원, 수술 조치 등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하는 익스프레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임수미(영상의학과 교수) 병원장과 진료 지원팀이 대동맥 수술이 불가능한 지방의 중소 병원을 돌며 송석원 교수 핫라인과 이송 설명문도 돌리고 있다. 지금까지 강원도 10곳, 경북 9곳, 충북 2곳을 찾았다.
◇신생아 사망 아픔 딛고 일어나
이대병원의 필수 의료 도전과 혁신은 6년 전인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일어난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던 아이 4명이 감염으로 몇 분 사이에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 사건으로 소아과 교수, 간호사 등 의료진 7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법정에 섰다. 주치의를 포함해 3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지만, 환자와 병원은 돌이킬 수 없는 상흔을 안았다.
현재 신생아 중환자실은 11병상 모두 1인 격리 병실 형태로 운영된다. 전 병상 1인실은 국내에서 유일하며, 간호진은 공동 병상보다 두 배 정도 더 투입된다. 외부 병원에서 이송되어 오는 신생아에게서 숨은 감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을 위한 음압 병실도 2개 운영하고 있다. 모든 신생아 영양 수액은 약국 무균실서 조제되고, 중환자실 내 투약실은 양압으로 공조를 돌려서 공기 감염을 차단한다. 박은애 신생아중환자실 교수는 “아이를 보러 오는 부모도 중환자실 입구에서 수술실용 세척기로 1분간 손을 닦아야 입장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감염관리가 가장 잘되는 곳으로 자부하지만 그때 받은 트라우마가 너무 커서 아무도 이를 내세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입구에는 “상실과 아픔과 눈물을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하소서”라는 문구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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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는 최근 여의사 비율이 높아진 것을 필수 의료진 공백의 이유 중 하나로 거론하기도 한다. 여의사들이 응급, 당직, 중증 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이대병원은 여의사가 전체 의료진의 62%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신생아 중환자실, 심근경색증, 뇌출혈 등을 치료하는 심뇌혈관병원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전문의 당직 시스템을 운영한다.
유경하(소아청소년과 교수) 의료원장은 “필수 의료 공백 현상과 대형병원 환자 쏠림 상황 속에서 우리는 필수 중증 의료 확대를 통해 대학병원의 새로운 성장을 꿈꾸고 있다”며 “그렇게 해도 병원이 잘 유지되는 의료 환경이 되어야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발전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밥좀도
2023.12.06 05:38:24
의사에게 너무 인술을 기대하지 말자. 의사도 돈을 원한다. 건강보험 수가 개혁하고 중증환자 다루는 의사에게 보람과 자부심 느끼게 해줘야 병원이 제대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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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power
2023.12.06 05:32:50
오랜만에 들어보는 좋은 희소식 뉴스다. 대한민국 의료 수준은 세계 수준급이다. 정말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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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3.12.06 06:54:12
이화여대 대동맥혈관 수술병원 개원을 환영합니다. 어려운 수술을 집도하시는 의료진및 병원관계자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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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세월
2023.12.06 06:52:18
법원에서 판사들이 재판을 밥먹듯이 지연하듯이, 병원에서 의사가 수술을 기피 또는 지연했다면 사람 목숨 하나는 간단히 가는 법이다. 醫師를 우리는 스승 '사'라해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거는 존경한다는 의미다. 判事는 판단할 판과 일 '사'로 이미 존경하는 의미는 단 1도 없다. 대한민국 사법방해의 범죄자는 오로지 판사들 뿐이다. 저런 판사들 명단을 꼭 찍어서 언론과 방송은 연일 시리즈로 기사화해서 국민들의 평가와 저주를 받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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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소리
2023.12.06 07:06:19
유퀴즈에도 나왔던 그 송석원 교수와 제자 의사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보물들이다. 그대들이 있어서 더욱 빛나고 자랑스러운 내조국 대한민국입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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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3.12.06 07:36:37
2) 의학논문에 보고되었냐고..? aortic dissection에 viaOOa.. sildenafil등으로 검색하면 나옴..아마 2000년대 중반부터 보고가 나오기 시작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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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3.12.06 07:36:09
..대동맥 박리 Aortic dissection가 드문 병.. 대개 고혈압 유전적 질환등에 의해 일어나지만..내가 건대 흉부외과 송영근 교수 쪽 환자들을 보면서 가끔 하는 얘기.. 1998년 보고된 방대한 FDA 보고서에는 ViaOOa 동물실험에서 6개월 후 부검을 했더니 50% 이상에서 대동맥 주위염이 발생한다는 보고.. 그럼 대동맥이 펑하고 터지는 것이고.. 그게 요즈음은 더 문제가 되는게 교과가 8시간에 그치는 비아그라가 아니라 48시간이 넘어가는 cialis 5mg을 먹는 환자들이 부쩍늘었다는 것.. 그럼 어떻게 되노..누적이 되겠지요..더 위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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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1
2023.12.06 07:32:48
필수 중증 의료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며, 이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 등 혜택이 돌아 오지 않는가? 국민 세금은 이런 곳에 쓰는 것이 타당하며, 대형종합병원의 사회적 책임만을 강조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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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다
2023.12.06 07:28:58
이대서울병원이 국민 건강과 생명 보존을 위한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큰 병원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떠맡는 모습이 보기 좋다.다른 대학 병원들도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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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한 아래
2023.12.06 07:10:28
심혈관흉부외과 의사 3명이 언제까지 할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환자도 중요하지만 본인들의 건강도 생각 하세요 죽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의사가 10명은 되어야 미국수준의 진료가 가능할것 같은데요. 요원 할것 같네요 고생하는 의사분들에 존경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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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부리
2023.12.06 06:57:04
이대서울병원 대동맥혈관병원처럼 대형병원이 전문과목 몇개를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그에 관련된 메리트를 주어야한다. 되도록 빨리 의대정원을 늘려 각 전문의사를 기르고 전국에 의사 공백이 없게해야한다.윤석렬 정권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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虛心坦懷
2023.12.06 08:33:23
이대서울병원과 이대목동병원 이 두병원에 가면 항상 환자로 복잡..우수한 종합병원..이런 종합병원이 많아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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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팔
2023.12.06 08:25:13
환자가 살았으니 기사가 난거다. 치료하다 죽은 환자의 경우, 그 뒤에 의료진과 병원에 어떤 일과 상황이 되는지 기자는 취재해봐라. 기자는 워라밸. 의료진은 24시간 근무. 그리고 지원하는 의사가 없어서 필수과의사가 대학병원에 모자란게 아니다. 수련 다 마쳐도 대학병원에서 취업을 안시켜준다. 일할 자리가 없다. 경영상 이유가 있다. 그래서 수술한 번 받으려면 6개월 기다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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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影塔
2023.12.06 08:20:55
야릇한 병들도 다 있네... 생환하셨다니 참으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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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봉막내
2023.12.06 08:19:07
이대 병원은 5 star 병원이고 나머지 대형병원은 3 star 도 안되네요. 분발하시길! 애쓰시는 의료진에게는 재벌 회장급 보상을 해야 인술도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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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39
2023.12.06 07:22:09
대당한 의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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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북극한파
2023.12.06 07:19:58
수술할 수 있는 의사 많이 늘리려면 비용이 든다. 의료보험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필수 의료는 의료보험 수가를 충분히 올려주어 병원이 안심하고 투자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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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adada
2023.12.06 08:56:14
이대 서울 의 수준이 당연한 정상이다. 한국 의사 90% 는 히포크라테스 의 서명을 읽은 장사꾼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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푀이멘
2023.12.06 08:55:44
잘했네.. 대학병원으로 다시 복귀시켜도 잘할까?.. 잘하길.. 돈보다 봉사하는 마음.. 마음이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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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마바사
2023.12.06 08:34:17
백신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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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m
2023.12.06 08:10:43
자부심이 느껴진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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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
2023.12.06 08:09:50
송교수 훌륭한 의사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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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2023.12.06 08:03:24
이대목동병원. 지역의 중심 의료기관. 지하철 역에서 내려 장례식에 다녀 오고는 했지요. 먼 길이지만 수년 전에 비해 좋아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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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남
2023.12.06 07:54:06
의사들이 기피하는 특수분야에 종사하는 의사들에 대한 수가 조정문제도 이런 전문화와 함께 검토하여 의사는 많지만 의료 사각지대도 많은 지금의 의료시스템을 개선하기를 바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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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Lee
2023.12.06 07:41:49
질병 통계에 따른 예측으로 과 별 의사들의 충분한 충원 및 인구 수에 맞는 병원 수 확충 등 앞을 바라보고 하는 의료정책이 잘 좀 시행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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