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주
어느날
절에 들렀는데 보살한분이 목엔 백팔염주 팔목에 합장주를 차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보살님 합장주가 좋아보이네요" 라고
하니 "역시 눈이 높네요" 사실은 지리산 천은사에
있는 우리나라에 한그루만 있는 보리수 열매로 만든 염주라는
것이었다.
그보살은 갑자기 마음에 드냐고 하더니만 끼고
있는 합장주를 벗어 선물한다고 나에게 주는게 아닌가.
사실
난 절에 다니지만 염주 목에 두르고,끼고하면서 자신은 수행
하지않고 부처님앞에 달라고만 하면서 기도하는 인간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나역시 염주를 몸에 부치고 다닌다는게 나약한
사람들의 부적 같은 의미로 받아 들이고 있어서 선호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염주는 부처님시대에도 있었고 수행의 한방편으로 사용되었던
것임) 그런데 그보살이 건네주는 합장주는 보자마자
끼고 싶었다. 기쁜마음으로 2개월 정도 차고 다녔다. 세수할 때만
잠시 빼놓을 뿐 그외에는 항상 팔목에 합장주를 차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날 팔목에 있어야 할 합장주가 보이질 않았다. 집 구석구석을
다 뒤집어 살폈지만 어디에도 보리수 합장주는 보이질 않았다. 그렇다면
범인은 우리 마누란데 평소 절에 가는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인간이라
내가잠시 벗어놓은 사이 분명 쓰레기통에 버렸을거야. 나름데로
그렇게 생각하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허전한 팔목으로 몇일을 보내고
있었다.
매일 세수할 때 벗어놓았던 습관이 있어 그시간만
되면 합장주 생각이 나 허전했다. 결심을 했다.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그 합장주는 나와 인연이 없는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허전한맘이 없어질무렵 츄리닝바지 발목부분에 이상한
물체가 손끝에 와닿았고 만져보니 합장주가 분명했다.
"이게
왜 여기에.... 손목이 아닌 발목까지 내려 갔지?" 알고보니
바지주머니 안감에 실이풀려 그곳으로 들어가 발목까지 간것이었다. 매일입고
다녔는데도 몰랐다니.
돌아온 합장주 기쁜게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합장주
하나에 이렇게 내가 집착을 했다니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한
생각을
접어니 편안했는데 또다시 내앞에 나타난 합장주. 지금 내 팔목에
걸려 있지만, 지금은 이전에 그 합장주가 아님이 분명하다.
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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