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셔야 했는가(1), 로마서 3:23~25

[강명호 목사]

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셔야 했는가(1)

로마서 3:23~25

이번 주간은 기독교 절기상 고난주간입니다. 우리 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에 마지막으로 입성하신 후 일주일 동안 고난당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장사되어 땅속에 묻혀 있었던 그 주간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그리스도라고 밝히셨고 그로 인하여 유대인들로부터 미움을 당하여 결국 이처럼 가장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십자가 형틀에 매달려 죽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셔야만 했을까요? 예수님께서 죽으시지 않고도 얼마든지 인간을 구원하실 수 있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죽으심이 필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반드시 죽으셔야만 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인간이 처한 비참한 참상에 대하여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 인간이 처한 참혹한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간을 위하여 하나님의 아들이신 자가 이렇게 비참하게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셔야 한다는 절대적인 이유가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구원자가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죽으실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죽으셔야 했는가를 알기 위하여 우리는 인간이 처한 그 비참하고 절망적인 상태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고대인들이나 현대인들 모두는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요 자기 인생의 주인이라고 자처합니다. 세상은 나름대로 안전하며 흥미진진한 곳이며 끝없이 진보한다고 믿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발전시킬 수 있고 행복을 가꾸어 나갈 수 있는 현명한 존재요 세상을 밝히는 지혜와 지식과 기술을 통하여 더 나은 세상과 자기 운명을 바꾸는 주체적인 존재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과 가르침들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이러한 과거나 오늘날 세상과 사람들의 낙관적인 인생관, 세계관, 내세관, 종교관 등을 향하여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성경에 드러난 인간의 현실은 어떠한 것일까요? 오늘 낮 예배에 인간의 비참한 상태에 대하여 세 가지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오늘 저녁 예배 때에 나머지 인간의 비참한 상태들에 대하여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모든 인간은 죄에 잡힌 존재라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죄라는 것을 한낱 부정적인 생각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내적인 고민 정도로 치부합니다. 죄책감은 사람이 떨쳐내야 할 심리치료의 대상인 병의 한 증상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 반대입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죄 때문에 인간의 삶은 치명적인 불행을 겪게 된다고 말합니다.

이 죄는 첫 사람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 범죄하였던 바 원죄로부터 시작된 것으로서, 이 원죄로부터 모든 인간의 내면과 생활과 인간의 공동체가 다 죄악의 영향력 아래 사로잡혀 있다는 것입니다. 죄성이 모든 인간에게 하나같이 다 스며들어 있으니, 그 분량이나 강도는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예외없이 모두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성경은 말하기를 모든 사람은 죄에 끌려갈 수밖에 없을 만큼 죄의 강력한 지배 아래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두고 로마서 7:14 말씀에, 인간을 대표하여 사도 바울 자신을 두고 “나는 육신에 속하여 죄 아래에 팔렸도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죄악의 힘은 너무 강하여 자신이 그 죄를 이길 수 없을 만큼 강하기에, 사도 바울은 이어서 고백하기를 “이제는 그것을(죄를) 행하는 자가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로마서 7:15~17)고 털어놓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가 죄를 짓지 않으려고 결심해도 자기 속에 있는 죄라는 한 강력한 존재가 자기의 이러한 결심을 무너뜨리고 자기의 각오를 떨쳐내고 자기를 죄로 끌어가는 것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강력한 어떤 권세와 힘을 가진 존재인 법과 같아서 바울 사도가 이어서 말하기를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로마서 7:20~24)

고 말하고 있습니다. 죄는 마치 법과 같아서 지키도록 강제하고 안 지키면 공무원과 경찰과 법원의 강제력이 동원되어 벌금을 내게 하고 감옥에 집어 넣는 강력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죄는 실로 막강한 힘과 권세가 있어 모든 사람들 위에 군림합니다. 하지만 이것과 맞서 싸울 힘이 모든 인간에게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예외가 없습니다. 로마서 8:9,10 말씀대로,

“그러면 어떠하냐 우리는 나으냐 결코 아니라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에 있다고 우리가 선언하였느니라”

고 하였으며, 오늘 본문 말씀 로마서 3:23 말씀에서도 이르기를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죄인입니다. 죄에 잡힌 자요 죄에 팔린 자요 죄의 권세 아래 이리 저리 끌려다니는 자요 죄의 법 아래 통치를 받는 죄이 종인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인간 개인만이 죄인인 것이 아니요 인간이 속한 공동체 역시 죄 아래 있습니다. 나라와 민족도 죄에 물들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본인들은 대체로 개인적으로 제법 선하고 질서를 지킨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의 민족과 국가적 차원으로 가면 돌변하곤 합니다. 20세기 초부터 이차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연약한 이웃 나라인 조선을 침공하여 모든 악을 저질렀습니다. 조선의 신민들을 노예로 삼고 조선의 모든 노동력을 착취하고 그들의 생산한 쌀들을 공출하고 소녀들을 전쟁터에 위안부로 끌어가고 신사 참배를 거부하는 조선의 기독교인들을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불순분자로 몰아 감옥에 집어 넣고 온갖 방법으로 고문하고 죽였으며, 저 간도 지역 하얼빈에서 인간을 가지고 생체실험을 일삼았던 731부대라는 세균부대를 운영하는 등 온갖 악을 자행하였습니다. 일본인 개인은 그렇게 악하지 않을지 몰라도 국가적으로는 이렇게 악랄하고 이기적이고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가적 차원이나 집단적 차원에서 종종 악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이념적 갈등 국면에서 국가라는 이름으로 사실 확인 없이 부역자라고 국민을 함부로 죽이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날 정치 감정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흔히 자기가 추종하는 정파에는 무조건 봐주고 자기가 싫어하는 정파에 대하여서는 무조건 비판의 날을 들이대고 서로 미워하고 저주하는 정파주의에 잡혀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선량하고 질서도 잘 지키고 순수합니다. 하지만 정치 얘기만 나오면 균형을 잃어버리고 강렬한 분노와 미움을 솟구쳐 내는 모습들을 보곤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보면 인간은 다 죄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개인이건 공동체이건 다 죄에 팔려 있는 존재들입니다. 깊이 죄에 잡혀 있습니다. 누가 선하고 의로움으로 자기를 구원할 수 있습니까? 모든 인간은 죄로 인하여 결국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선하고 의롭고 정결하다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스스로 구원에 이를 자가 없습니다.

둘째로, 인간은 진노의 자녀입니다.

로마서 1:18 말씀에 보면, “하나님의 진노”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에베소서 2:3 말씀에서도 이르기를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따라 지내며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

라고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인간을 향하여 하나님의 진노의 아들이라는 단어가 종종 나옵니다. 하나님의 진노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진노란 인간의 감정적이고 균형없는 분노와 미움과 다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의 지극히 거룩한 본성에 따라 인간의 죄에 대한 그의 인격적인 불쾌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지극히 거룩하시고 악을 본성적으로 싫어하시기에 하나님은 죄에 대하여 불쾌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죄를 차마 눈을 뜨고 보실 수조차 없으신 거룩하신 분이 어찌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수많은 죄악들과 세상에 편만한 악들에 대하여 어찌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성경에 드러난 하나님은 인간의 죄악을 보고 여전히 마음이 무감각하고 아무런 마음의 동요가 없는 분이 아니요 악을 미워하시고 불같이 그 불쾌함이 솟아나 응징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시편 7:11 이하에 이르기를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심이여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 사람이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가 그의 칼을 가심이여 그의 활을 이미 당기어 예비하셨도다 죽일 도구를 또한 예비하심이여 그가 만든 화살은 불화살들이로다”(시편 7:11~13)

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악에 대하여 크게 분노하시는 분이시기에 이 땅에서 악인들은 그 대가를 반드시 받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설령 이 땅에서 그 대가를 받지 아니할지라도 그는 장차 더 무서운 진노가 그를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로마서 2:5 말씀에 보면,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곧장 그 영은 그 죄값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진노의 사자들에 의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형벌의 장소로 끌려갈 것입니다. 저 지옥불은 바로 하나님의 죄에 대한 거룩한 진노가 끝없이 타오르고 꺼지지 않는 장소인 것입니다. 지옥의 그 무서운 불길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꺼질 줄 모르는 진노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꺼질 줄 모르는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자는 아담 이래로 아무도 없는 것이 인간의 실존적인 상태입니다. 사람 중에 그 누가 스스로의 힘과 스스로의 의로움과 공로를 가지고 이 무서운 하나님의 진노의 불길에서 빠져나올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모든 인간은 비참한 형편에 처해 있습니다.

셋째로, 모든 인간은 사망의 권세에 잡혀 있습니다.

로마서 6:23 말씀에서 이르기를

“죄의 삯은 사망이요”

라고 하였습니다. 죄는 반드시 그 보상으로 사망을 받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6:16 말씀에서도 이르기를

“너희 자신을 종으로 내주어 누구에게 순종하든지 그 순종함을 받는 자의 종이 되는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혹은 죄의 종으로 사망에 이르고 혹은 순종의 종으로 의에 이르느니라”

고 하였습니다. 아담 이래로 원죄의 결과와 자기 스스로 지은 자범죄의 결과로 모든 인간은 죄의 종으로서 사망에 이르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의 사망은 단지 육체적 생명이 끝나는 육신의 죽음만 가리키지 않습니다. 그렇게 육신의 죽음으로 육체가 흙으로 돌아가고 그 영혼은 평안히 쉬는 것을 가리키는 사망이 아닙니다. 여기서 사망은 육체의 죽음뿐 아니라 죽은 뒤에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으로부터 영원히 단절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그 영혼이 생명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끊어져서 영원한 사망 곧 영적인 슬픔과 고통과 절망에 영원히 처하게 되는 상태를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의 삯은 사망이라는 말씀에서의 사망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요 매우 공포스러운 재앙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죽음을 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고린도전서 15:55,56 말씀에서 이르기를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게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이 쏘는 것은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고 이르고 있습니다. 죄로 인하여 모든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진 존재로서 벌이나 전갈이 쏘는 것과 같은 사망의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2:1, 말씀에, “너희는 허물과 죄로 죽었다”라고 사도 바울은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 죽음은 곧 궁극적인 죽음의 장소인 영혼의 감옥소인 지옥의 형벌과 이어지는 말씀입니다. 그 지옥에서 사망이 왕노릇하면서 하나님의 생명에서 떨어져나온 영혼들을 영원히 쏩니다. 전갈과 뱀이 쏘는 독이 있듯이, 이 사망 아래 처한 자들은 죽음의 쏘는 독으로 영원히 고통당합니다.

얼마전 제가 유트브에서 십년 전에 한번 보았던 유병기 목사님의 간증을 다시 보고 들었습니다. 그분은 젊은 시절에 하나님께 천국과 지옥을 보여달라고 청하였는데 주님께서 그에게 환상을 보여주었답니다. 그가 성전에서 기도하던 중인데, 환상이 열리면서 자기 영이 빠져나가 지옥과 천국을 보게 되었답니다. 지옥에 갔는데 곧장 어떤 사람들이 보이는데, 악마가 그 사람들을 하나씩 붙잡아서 똥통과 같은 극히 더러운 오물통에 거꾸로 잡아 집어 넣다가 뺐다가 하더랍니다. 또 한 장면을 보여주는데 뜨거운 불길 속에 사람이 던져져서 그곳에서 고통 속에 소리를 치는데 그 사람의 몸이 태워지는데도 죽지 않더랍니다. 또 한 장면이 보이는데, 실낱같은 빛도 없는 완전히 캄캄한 동굴 속에 사람들이 갇혀서 그 어둠 속에서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고통을 겪더라는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큰 뱀에게 칭칭 동여매어 꼼짝 못하는데 그 뱀이 그 사람의 얼굴을 딱 마주보면서 그 혓바닥으로 귀나 입이나 콧구멍에 집어넣어 독을 쏘아 그 사람을 심히 괴롭히더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곳이 지옥입니다. 캄캄함과 뜨거운 불이 공존하면서 괴로움만이 영원하며 죽지도 못하면서 영원히 죽음보다 더 깊은 절망 속에 영원히 사는 곳이 바로 이 지옥인 것입니다.

지옥에 대하여 주님께서 마가복음 9장에서 세 번이나 반복하여 이르시기를,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 사람마다 불로서 소금치듯 함을 받으리라”(마가복음 9:48,49)

고 증언하셨습니다. 저렇게 꺼지지 않는 불을 영원히 끓어오르게 하는 에너지는 어디에서부터 나오는 것입니까? 그것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불쾌함 곧 하나님의 진노가 그렇게 지옥을 영원히 끓어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마가복음 9장에서 말씀하신 대로 모든 사람은 한 손이 잘리더라도, 한 눈이 뽑히더라도, 한 발을 자르는 것과 같은 굳은 각오와 결단으로 죄를 피하고 결단코 이 지옥에는 가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옥에만 하나님의 진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이 땅에서도 죄인들과 악인들에게 쏟아집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에 이르시기를

“아들을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아들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요한복음 3:36)

고 말씀하셨으니, 악인들과 주님을 거부하느 자들에게 현재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진노가 항상 그들 위에 머물러 따라다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늘날 죄는 단지 감정적인 불안함과 유쾌하지 않음이요 잠시 심리적 치료와 위로만 받으면 사라질 것이라고 치부하는 세상인데, 과연 누가 이러한 무서운 형벌의 장소가 있다는 것을 믿겠습니까? 사망이 단지 육신의 죽음만이 아니요 그 육신의 죽음을 넘어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나간 자들에게 주어지는 지옥 형벌의 고통에 처하는 두 번째 사망이라는 것을 누가 깊이 이해하겠습니까? 이러한 분명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자들은 결국 이 사망의 깊은 늪에 빠져들고 말 운명입니다. 참으로 사망은 모든 인간 위에 군림하는 강력한 폭군이니 누가 이 죽음의 권세와 맞서 죽음을 면할 수 있게 하겠습니까?

그래서 사도 바울은 로마서 7:24 이하에서 이렇게 애절하고 비통하게 부르짖었던 것입니까?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사도 바울도 처음에는 믿지 않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단의 괴수로 알고 교회를 핍박하였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을 다 잡아 죽일 생각으로 분노하여 다메섹 성으로 달려가던 중에 한낮에 햇살보다 더 강력한 초자연적인 빛 가운데 찾아오신 부활하신 영광의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주여 누구시니이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이 말씀을 듣고 부활의 주님을 마음으로 영으로 만나 뵌 후에 그는 영안이 열렸습니다. 구약 성경에서 그토록 예언하였던 그리스도가 바로 목수의 아들로 오신 나사렛 예수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그가 얼마 전에 예루살렘 골고다 언덕 위에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신 것은 바로 모든 인간의 모든 흉악한 죄를 짊어지고 그 죄를 다 청산하시고자 십자가를 지신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가 모든 사람이 지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무섭게 타오르는 진노를 온 몸으로 다 당하신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죄로 인하여 영원한 사망의 운명을 피할 수 없고 저 지옥의 영원한 죽음 둘째 사망의 해를 영원히 당할 운명인 우리를 건져내시고자 그 십자가에 달려서 그토록 영원한 죽음을 대신 당하심도 알았습니다. 그의 죽음은 대속의 죽음이요 그의 죽음으로 인하여 지극히 비참한 처지에 있는 자들이 영생을 얻는 길이 열린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할렐루야.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속의 십자가에 죽지 아니하였더라면 인간은 아무 희망이 없었던 것입니다. 로마서 7:24 말씀에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 비참한 사람, 슬픔과 고통의 사람이로다”라고 사도 바울이 탄식하였습니다. 이 절규는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메아리조차 없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모든 인간들의 절규로 끝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십자가에서 대속의 죽음을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보앆기에, 그의 영광을 체험적으로 알았기에, 로마서 7:24에 이어서 25절에서 이렇게 큰 소리로 선포하였습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그렇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죄의 무서운 결박에서 우리를 자유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진노의 자식에서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로 바꾸어주셨습니다. 영원한 사망의 몸에서 우리를 건져내시고 다시는 죽음이 이길 수 없고 지옥의 둘째 사망이 범접하지 않는 영생과 영광의 몸을 입게 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고린도 성도들에게 쓴 편지에서 이르기를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고 힘있게 선포하였습니다. 또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고린도전서 1:22,23)

라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담 이래로 범죄함으로 인하여 지극히 비참한 상태에 떨어져 아무 희망도 없는 모든 인간을 살리기 위하여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박히셔야 했습니다. 이 일은 필연이지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은 하나님께서 미리 작정하신 구원의 유일한 행동이셨던 것입니다. 이 지극히 비참한 상태에 굴러 떨어진 인간을 구출할 다른 길이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그 영광의 보좌를 버리시고 이 세상에 오셨고 그리고 십자가를 향하여 그렇게 우직하게 걸어가신 것은 우리를 살리기 위하여 피할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워도 그 길만이 우리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피 묻은 십자가는 내 생명이요 내 보물이요 내 능력이요 내 영광입니다. 죄인 된 우리를 위하여 자기의 외아들을 내어주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를 구원하려고 그 좁고 험하고 수치스럽고 외로운 십자가의 그 캄캄한 길을 홀로 끝까지 걸어가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