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성지순례를 다녀 오다>
-2014.6.18. 14:39분 27초
세월이 가면
우리 순례단의 마수코트 준의 얼굴도 早生華髮이 되겠지
날렵했던 찍사 카타리나도 ,앵앵이 소피아도, 서왕모 율리안나 도
여전히 제비같고 앵무같고 신사임당같고 허난설헌같고
여전히 서왕모같고 ,맹모같고 왕소군 같고 , 서씨같고 초선같고 양귀비 같을까
세월이 가면
탄식의 다리위에서 흐르던 가슴마다의 그 연민
산 비탈레 ,포폴로 광장의 경탄, 만자탑 앞에서 떠오르던 세월호 참사
외로이 건져 올려진 어린 시신의 절규 "son of beach, ~, ~ " <씨발,씨발,씨발">
살아 나올 수 없는 지하 감옥을 향하여 탄식의 다리위를 걸어가던
그 죄수의 탄식과 어떤 차이를 읽을 수 없다면
우리는 영원한 이 시대의 이방인
세월이 가면
오상의 경당 아득한 절벽 위의 그 경이로움과
아름다운 성가를 들려 주던 그 이방의 순례단원도
어딘가에서 우리처럼 나이들고 늙어가면서
작심 삼일의 경건한 삶을 다짐하고
또 망각하며 나이를 먹어가겠지요
세월이 가면
82세 라던 미카일 형제의 반추속에
베드로,가브리엘 형제와 ,글라피라 자매의 사진기 앞에
저마다 예쁘고 멋진 추억을 위해 옹기 종기 앉고 서며 모여들던
그 얼굴들이 엘범속에서 변하지 않은 젊은날을 붙들고
"그 때는 나도 예뻤네" 하며 미소를 지을까요
세월이 가면
베내치아 가던 길 돈을 손에 쥐고도 동전이 없어서
화장실 입구에서 계산대를 기고 넘으며 동동이던 날도
바쁜 순례 일정속에 출발 할 때마다 호텔방 열쇠를 갖고 차에 올랐던 이도
손수건 씻어 유리창에 붙여두고,가방두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달려오던 일도
Agriturisumo 농가 숙소에서 종아리에 쥐가나서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몬테수비아코 수도원의 그 까마득한 절벽 동굴앞에서 저절로 나오던 경탄도
서로의 추억속에 되살아 날 추억이 되겠지요
세월이가면
성지마다에서의 천길 낭떨어지 위의 수도원을 만날 때마다
성인의 인고의 금욕의 신비로운 삶에 대한 경건함과 존경심보다
스마트폰으로 성인들이 외형만 담으려고 노심 초사하던 일도
떠오르는 이국의 경치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겠지요
세월이 가도
드레이비 분수에 동전 던지며 함께 웃고
나바나 분수 앞에서 아이스크림 한입 베어물고
어린 학동처럼 길거리 화가의 그림 감상하고
로마 밤거리를 거닐면서 세계 最高價라는 커피를 마시며
1,500 년이 넘는 돌 집들을 쳐다보면서
<선 장강지 무궁(羨 長江之 無窮)>하던 날을 잊지 못하리
세월이 가도
모두에게 늘 웃음을 선사하던 two 마태오 형제,
한결같은 미소 속에 언제나 헌신적이던 시몬 형제. 그리고
차를 나누어 마시고 ,옹기 종기 손가방 속에 챙겨온 먹을거리로
현지 식에 적응하기까지 갖가지 손 맛 고향 맛을 선사하던 옆자리의
비단 결처럼 고운 마음씨의 자매님들도 그립겠지요
세월이 가면
라테란 성요한 대성당에서
요한 신부님과 로엘 신부님의 공동 집전으로 드리던 9번 째의 미사에서
< 프란치스코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 10명의 형제님들, 23명의 자매님들
11일간의 성지 순례를 무사히 마치기를 기도하던 일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겠지요
세월이 가면
쏘렌토 해변의 황혼 속에 마시던 그 칵테일 한 잔의 추억도 그립고
아말피 해안의 산동네, 비탈진 골목,길을 걸으며, 예쁜 꽃을 만날 때마다
집 주인의 아름다운 마음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파아란 쪽빛 바다,위를 달리던 뱃전에서, 해안 마을을 바라보며
휘날리는 머리 결 쓸어 올리면서 카메라 앞에서 미소짓던 자매님들
함께 웃고 웃으며, 하나같이 유서깊은 수천 년 역사의 대 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올리면서 기도하던 일행들의 면면들이
하루에 1만 6천보를 걸었다며 스스로 대견해 하던 일도
오래 잊지 못하리
세월이 가도
밀라노여 폼베이여 !
파도바, 베니스, 라벤나 . 피렌체, 라베르나, 시에나, 아씨시,
오르비에토, 반뇨레죠, 수비아코, 나폴리 소렌토여!
너와 함께한 일들이 꿈은,추억은 되겠지만
우리는 의지의 대한민국 인이라네
세월이 가도
우리는 의지의 한국인 50년만에 다른 이들 100년 공적을 따라잡아
한강의 기적을 일군 사람들이라네
반 만년의 은근과 끈기속에 풍찬 노숙하면서
김치와 된장 고추장을 즐기면서 9 천년을 살아 온
홍익인간 단군 성조의 후손이라
세상 어디를 가도 솔직히 부러울게 없었다네
로마여 안녕!
우리는 다시 활기차고 정든
구리 토평성당으로 돌아간다네
폼베이여 ,트레이비 분수에 던져 둔 추억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