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하은 군과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어떻게 챙기면 좋을지 의논했다.
부모님께 어떻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다.
“하은 군, 2023년 하은 군 책을 선물하는 건 어떻습니까? 작년 한 해 부모님 덕에 잘 살았고, 작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낳아주고 길러주신 덕에 잘 살고 있다고 감사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은 군도 좋은지 직원이 건넨 책을 잡고 이리저리 살피며 웃는다.
선물할 생각에 기쁜 마음이 든 것 같았다.
하은 군과 다이소에 들렀다. 책을 근사하게 포장할 재료를 사자고 했다.
이왕이면 하은 군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글자나 그림이 담긴 포장지, 스티커가 있으면 좋겠다 말했다.
한참을 둘러보다 포장 코너 아래, 리본들이 줄 지어 있는 곳에서 딱 마음에 드는 리본을 찾았다.
일정한 간격으로 쓰여져 있는 ‘사랑합니다’라는 문장이 꼭 하은 군이 하는 말인 것 같아
리본을 들어 하은 군에게 건넸다.
하은 군도 좋은지 계산대에 도착할 때까지 손에 꼭 쥔 리본을 놓치지 않았다.
리본을 사고 며칠이 지났다.
어버이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와 이제는 책을 포장하고 구미 부모님 댁으로 선물을 보내야 한다.
“하은 군 다이소 갑시다.”
하은 군이 하교하자마자 다시 집을 나선다.
지난번 사놓은 리본이 있지만, 거기에 더 필요한 것이 생겼다.
최근 하은 군이랑 아래층에 사는 이웃 김민정 씨가 아버지께 선물한 책 사진을 보게 되었다.
예쁜 리본에 꽃이 묶여져 있었다. 사진을 보는 하은 군이 마음에 들었는지 싱긋 웃었다.
올려다보는 눈빛이 이것도 하자 말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하은 군의 적극적인 눈빛에 하지 말자고 말할 수가 없었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이렇게 리본에 꽃을 묶어 함께 보내기로 한다.
꽃 구입처는 김민정 씨를 도운 서지연 선생님께 여쭈었다.
하은 군이 찬찬히 유심히 진열된 꽃들을 살핀다.
하은 군 눈길이 많이 머문 곳의 꽃을 꺼내 손에 들려준다.
꽃을 들 때마다 하은 군 반응이 다르다. 가까이에서 보니 어떤 것이 예쁜지 확실히 보이는 듯하다.
하은 군이 지금 계절과 꼭 맞는 화사한 노란 꽃을 고른다.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계산대에 도착해서도 점원에게 꽃을 건네지 않아 계산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차 안에서도, 집에 도착해서도 하은 군이 꽃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아마 꽃이 너무 예뻐서 그런 것도 있고, 이런 예쁜 꽃을 부모님께 선물한다는 게 믿기지 않거나, 너무 기뻐서 눈을 떼지 못한 것 같다.
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운동재활 시간이다.
서둘러 씻고 책과 꽃, 리본을 챙겨 물리치료실로 내려간다.
물리치료사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하은 군 옆에서 리본을 묶고 하은 군에게 틈틈이 보인다.
깐깐한 하은 군이 꼼꼼히 살피고 잘 되었다고 웃는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시계를 보니 우체국에 갈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
하은 군과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연락하며 소식 알리고 택배는 추후에 시간 되는 대로 보내기로 한다.
2024년 5월 7일 화요일, 박효진
“하은 군 책을 선물하는 건 어떻습니까?”, '하은 군도 좋은지 계산대에 도착할 때까지 손에 꼭 쥔 리본을 놓치지 않았다.‘, ’하은 군이 찬찬히 유심히 진열된 꽃들을 살핀다.‘, ’하은 군 눈길이 많이 머문 곳의 꽃을 꺼내 손에 들려 준다.‘,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계산대에 도착해서도….‘ 문장 속에서 하은 군 돕는 일을 어떻게 하는지, 어디에 시선을 두고 무엇을 보려고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야 합니다.‘라는 한 문장을 실제에 닿게 하기 위해 얼마 만큼의 수고가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기꺼이 감당하며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진호
하은이가 이렇게 꽃을 좋아하는지 몰랐네요. 책이 더 근사해졌습니다. 신아름
하은 군이 꽃을 참 좋아하는군요. 꽃을 든 모습이 아주 근사합니다. 꽃과 잘 어울리고요. 꽃을 든 남자, 하은 군의 사진이 부모님께는 카네이션보다 반가울 것 같습니다. 하은 군이 어버이날 인사드리게 주선하고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 선물을 의논하고, 리본과 꽃을 사고 계산하고, 포장하는 모든 과정에 하은 군이 주체이게 주인되게 거드려는 박효진 선생님의 말과 행동에 감탄 감동 감사합니다. 사회사업, 사회사업가를 배우며 깨닫습니다. 월평
하은, 가족 24-1, 나도 꼭 하은 군을
하은, 가족 24-2, 잘 부탁드린다는 말밖에
하은, 가족 24-3, 은이는 이렇게
하은, 가족 24-4, 컨디션 만땅
하은, 가족 24-5, 은이 개학 날
하은, 가족 24-6, 이삐 중졸
하은, 가족 24-7, 고등학생답게
하은, 가족 24-8, 그게 좋을 것 같아서
하은, 가족 24-9, 저희도 가겠습니다
하은, 가족 24-10, 우리 은이
하은, 가족 24-11, 1장은 저희가
하은, 가족 24-12, 아침에 지은거라
하은, 가족 24-13, 재활의학과 정기 진료
하은, 가족 24-14, 이 소식도 저 소식도
하은, 가족 24-15, 좋은 아들 하은
하은, 가족 24-16, 수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