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블로그를 폐쇄하기전까지는 매일 찾아주는 팔로워가 있어 하루에 뭣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에
되지도 않는 넉두리를 늘어 놓기도 했으나 팬데믹이후 카페는 손님이 별로 없어 문을 열지 않는 경우도 많아졌다.
백수가 오라고 하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다고 하는 말은 자기합리화로 해석된다. 시간은 많지만 열정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식은 탓이다.느는 것은 게으름 뿐이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 [아무튼, 주말]에 "이게 대학인가요?"라는 타이틀이 눈에 띄었다.
5년간 나라를 말아 먹고도 잊혀진 사람으로 남고자 했던 인간이 얼마전에 책방을 연다고 했다.
그가 했던 말이 "이게 나라냐?"였다. 그들의 속셈은 나라야 망하든말든 자기들 잇속이나 챙기고 권력만 챙기면 된다는 주의다.
모택동의 게릴라 전법이 전형이다.
나는 차를 몰고 진주를 가끔 지난다. 지리산이나 삼천포, 남해를 갈 때 마창대교를 거쳐 진주로 가는 국도를 탄다.
지수를 지나면 월아산에 둘러싸인 대학캠퍼스가 그림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 바로 4년제 사립대학인 한국국제대학교이다.
내가 대학에 적을 두고 있을 때에도 저런 곳에서 근무해 봤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을 정도다.
현장을 찾았던 기자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지난 25일 찾은 이곳은 시간이 멈춘 듯했다. 본관 1층 유리문에 붙은 봉사동아리 홍보 포스터의 날짜는 ‘2019년 3월 4일’. 한 층 돌아 올라가면 나오는 주차장에는 총장 업무 차량으로 쓰던 에쿠스 승용차 두 대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중간고사 기간이지만 중앙도서관 열람실은 불 꺼진 채 아무도 없었다. 도서관 로비 ‘신간 코너’에는 2018년 1월 도장이 찍힌 책들이 빽빽했다. 교정에는 가지치기를 못한 나무들이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고 농구 골대와 벤치에는 녹이 두껍게 슬었다. 폐교된 대학 아니냐고 물을 법하지만 아니다, 아직은.
대학가에서 ‘1000원의 아침밥’이 유행이라지만 이곳과는 상관없는 얘기다. 하나 있던 학생식당은 지난해 문을 닫았고 기숙사식당도 올해부터 운영을 접었다. 컵밥집과 돈가스집, 카페도 있었지만 전부 폐업했다. 식당이랄 수 있는 건 학생복지관에 휑뎅그렁하게 불 켜진 프랜차이즈 편의점. 점심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컵라면과 삼각김밥, 도시락을 집어들고 편의점 간이 테이블에 앉았다. 특수교육학부 4학년 남학생은 “일주일에 세 번 등교하는데 매번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경찰행정학과 학생은 “복학해 보니 학생식당도, 진주 시내까지 다니던 통학 버스도 없어졌다”고 했다.
한국국제대는 지난달까지 수개월째 공과금을 못 내 전기와 수도가 끊길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18년 4월부터 밀리기 시작한 교직원 임금은 체불액이 1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신입생은 27명. 모집 인원은 393명이었는데 충원율이 6.9%에 그쳤다. 축제도, 동아리도, 학생회도 없다. 한 대학 탐방 유튜브는 이렇게 평가했다. “당장 내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대학.”
한국국제대는 1978년 전문대학인 진주여자실업전문학교로 개교했다. 이후 남녀공학 개편(1980년)을 거쳐 2003년 4년제로 다시 문을 열었다. 대학 설립 조건이 완화되면서 신생 대학들이 줄줄이 개교하고 대학 진학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였다. 당시 이 대학 입학 정원은 1265명. 지금까지 남아 있는 교수와 직원 대부분은 학교 규모가 가장 컸던 그때 들어왔다고 한다.
이 지경으로 몰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8년 교육부가 실시한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것이었다. 설립자의 장남인 전 이사장이 교비 횡령 등으로 수차례 구속된 이력 때문에 감점을 4배 받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때부터 교육부 보조금이 모두 끊겼고 학생들은 국가 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2018년 80.5%(738명 모집에 594명 등록)였던 신입생 충원율이 2019년에 42.6%(664명 모집에 283명 등록)로 고꾸라졌다. ‘부실 대학’으로 낙인 찍히며 교수 채용이 어려워지고, 가을이면 교직원 일동이 고교를 돌아다니며 입학 설명회를 하는 ‘신입생 영업’조차도 사치가 됐다.
임금 체불이 길어지자 교수와 직원들은 하나 둘 떠났다. 155명이었던 교수는 5년 만에 48명으로 줄고 행정 직원은 80명에서 8명이 됐다. 이 대학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한 교수는 “잘못은 법인이 했는데 피해는 교직원과 학생들이 감당하고 있다”며 “비리 사학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부실 대학 낙인을 찍어 팔다리를 잘라놓고 법인 정상화를 후속 지원해주지 않은 교육부도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했다.]
학령인구감소로 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지방대부터 서서히 문을 닫게 된다는 말이다.
금년에 신입생이 하나도 없는 초등교가 수십개요 50명 미만도 수두룩하단다. 학생수보다 교사수가 더 많은 학교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교육부에선 혈세를 받아 물쓰듯 한다니 말이 되는가? 예전엔 대학 깃발만 꽂으면 장사가 됐으나 지금은 옛말이다. 필요없는 교육부부터 없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