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뒷북치기인 것 같은데,
이사람 저사람 부분적으로 말을 해놔서,
종합정리도 할 겸 보충해서 올립니다.
먼저, 채수연(심은하), 오승민(염정아), 기현(?)은 모두 공범입니다.
물론 모든 범죄를 최초에 기획한 것은
의붓아버지의 성적횡포에 깊은 상처를 받은 채수연이었지만,
시체를 토막내고 다시 조합하는 등의 일과
정정한 남성들을 해치우는 등의 잔인한 살해수법을 관철시키기 위해,
의사인 친구 오승민과 옛연인 기현을 이용한 것이지요.
염정아가 공범이라는 것까진 잘아시는데 기현이 공범인 줄은
잘 모르시는 것 같더군요.
비록 염정아보다 일찍 심은하에게 희생을 당했지만, 분명 공범입니다.
첫번째로 파리에서 유학은 커녕 발을 디딘 적도 없는 심은하의 얘기에,
기현은 수사관 앞에서 장단을 맞춰줍니다.
자기가 심은하를 따라서 유학간 사실에 시인을 함으로써 말이지요.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희귀약품도 실은 셋의 범죄에
사용되기 위함이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수사관에게 취조를 받는 동안 이상하리만치 침착한 기현의 표정과
감시카메라를 쫓는 눈빛을 그냥 둘 순 없겠지요?
그리고 기현이 죽은 후 그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희생자의 머리는,
처음에 경찰로 하여금 그를 범인으로 몰았지만,
자세히...기현이 전화받고 나가던 장면의 카메라 워크를 보시면,
심은하가 그랬다는 것을 아실텝니다.
(걸으면서 흔들리는 핸드헬드를 사용)
그녀가 유령이 아닌 이상 기현과 그녀는 그 집에 함께 있었던 거지요.
기현이 나가고 난 다음 조심스레 머리를 냉동실에 넣어둔 거지요.
720호의 비밀작업실로 오라고 한 것은 염정아일텝니다.
기현은 심은하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 일에 가담했겠지만,
오승민은 왜일까요?
심은하의 어릴적 회상장면에서 나온 것처럼,
오승민은 심은하가 감금당한 옆집에 살던 유일한 말동무였습니다.
선머슴같았던 그 아이였죠.
관객들은 그 아이가 남자였으려니 하고 으레 짐작을 하지만,
다시 영화를 찬찬히 보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감독은 잘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심은하도 '그아이'라고 하지,'그 남자애'라곤 하지 않습니다.
증거는 회상장면에서 심은하가 의붓아버지에게 들려나가고,
남은 아이의 다리에 불이 붙은 장면과
나중에 승민이가 심은하를 죽이기로 결심했을 때,
스타킹을 올리는 장면에서 보이던 흉칙한 화상 장면이 그것이지요.
승민은 심은하에게 연민과 동정심을 느꼈고,
그렇게 심은하를 도와줬겄만,
점점 잔인해져가는 심은하에 대한 두려움과
좁혀들어오는 경찰의 수사망에 위협을 느낀 겁니다.
"너는 절대로 자살할 아이가 아니야."라고 하던 승민과,
"승민아"하고 질책하듯 바라보던 심은하의 대화가 생각나지요?
그렇게 엽기적이고 잔인한 사건을 진행시키는 채수연을 보고,
오승민이 진심을 털어놓은 겁니다.
이미 기현을 죽였으니 자기도 언젠가 죽임을 당할 거라고 믿은 거였지요.
실제로 심은하는 한석규에게 승민을 만난다는 메세지를 넣음으로써,
승민을 함정속에 빠뜨렸구요.
타워레코드에서 심은하에게 음악을 들려주던 승민의 표정을 보면,
두려움과 회한이 가득한 시선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널 먼저 죽이고 이 모든 일을 정리하겠다...'
이런 뜻이라고 해석하면 될 겁니다.
그리고 텔레비젼 방영시 삭제가 된 마지막 장면,
심은하가 물에 빠져 가라앉은 그림의 뒤에는,
포르말린으로 가득찬 거대한 수조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이제까지 희생된 사람들이 신체 각부분을 조합하여,
완전 괴물을 만들어 놓고 있었던 거지요.(의붓아버지 아닙니다.)
포르말린은 마취성분이 강하기 때문에,
나중에 한석규가 기진맥진해서 집밖으로 기어나온 거구요.
모든 스릴러 영화는,
관객들이 열심히 머리굴리기에 열중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 겁니다.
다음주 <모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여고괴담2>도
무척 재밌을테니 꼭 챙겨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