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대학]숭실대 이경수 감독, "선수들이 상지대 전을 계기로 분발해줬으면 한다" 기사입력 2015-07-16 오전 8:50:00 | 최종수정 2015-07-17 오전 8:50:52
▲16일 국토중심의 산소도시 강원도 태백시 고원2구장에서 열린 '제4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15조 1차전 상지대와의 경기에서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무승부를 이끌어낸 숭실대 이경수 감독의 모습 ⓒ K스포츠티비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은 강팀의 중요한 덕목이다. '토너먼트의 강자' 숭실대가 패배 위기에서 가까스로 구사일생했다. 난적 상지대를 맞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값진 무승부를 보탰다. 말 그대로 '절반의 성공'을 이룬 셈이다.
숭실대는 16일 태백 고원2구장에서 열린 제46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15조 첫 경기에서 민현홍(2학년)의 1골과 상대 자책골을 묶어 상지대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3년 대회 우승팀인 숭실대는 상지대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에 먼저 2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는 듯 했으나 후반 중반 이후 제 페이스를 되찾으며 승점 1점 획득에 위안을 삼았다. 같은 조 충북대, 인제대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어 36강 진출은 낙관적이다.
매년 토너먼트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어렵게 치르는 숭실대의 달갑지 않은 징크스는 이날도 계속됐다. 제96회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 결승을 치르고 곧바로 태백에 입성한 숭실대는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에 전반 초반부터 무거운 움직임을 나타냈다. 장기인 빠른 원-투 패스는 번번이 상지대 수비라인에 차단당하기 바빴고, 상지대의 역습에 측면이 쉽사리 뚫리면서 답답함을 지우지 못했다. 최전방부터 수비까지 선수들이 한 지역에 겉도는 모습이 많았다.
심리적인 압박감은 후반 초반 잇딴 실점이라는 대형 참사를 낳았다. 후반 6분과 8분 김종석(3학년)과 박병현(4학년)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앉았다. 2골 모두 맨마킹과 협력수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초래된 결과였다. 그럼에도 숭실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인 이건희(2학년)를 미드필더로 내리고 '캡틴' 임동혁(4학년)을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포진하며 분위기 반전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이러한 숭실대의 변화는 절묘하게 들어맞았다. 임동혁이 190cm의 큰 키를 이용해 상대 수비를 페널티지역 밖으로 끌어내자 양성식(3학년)과 민현홍 등의 활동 반경은 더욱 자유로웠다. 후반 23분 민현홍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의 고삐를 당긴 숭실대는 빠른 공-수 전환을 앞세워 상지대 수비라인의 집중력을 흔들었다. 결국, 후반 41분 문전 앞에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단번에 균형을 맞췄다. 이후 임동혁의 포스트플레이를 바탕으로 내친김에 역전까지 노렸지만, 아쉽게 승점 1점에 만족했다.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 결승전 고려대 전 패배가 오늘 경기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플레이에 자신감도 없었다. 상지대 스타일을 경기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점 1점을 이뤄낸 부분은 다행이다. 오늘 드러난 문제점을 좀 더 보완해서 다음 인제대 전 때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0-2 상황에서의 변화무쌍한 패턴은 상지대 벤치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그 중 '캡틴' 임동혁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진은 '신의 한 수'였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임동혁은 후반 중반 한남규(3학년)와 교체투입돼 강력한 포스트플레이로 상대 수비에 큰 공포감을 심어줬다. 임동혁으로 인해 나머지 선수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전체적인 템포도 안정을 찾았다. 스트라이커 자원인 이건희도 후반 중반 미드필더로 내려와 안정된 볼 배급과 경기운영 등으로 팀 플레이에 활기를 띄웠다. 멀티플레이 능력을 마음껏 표출하는 등 제 몫을 다해냈다.
"(임)동혁이가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스트라이커로 넣었다. 워낙 신장이 좋은 선수라 공중볼을 통한 득점을 노렸는데 상대 수비가 많은 부담을 느꼈다. (이)건희의 경우 (한)남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후반 미드필더로 내려와 플레이를 시켰는데 뒷공간을 잘 열어줬다. 가지고 있는 장기가 많은 선수인데 플레이를 원활하게 만들어줬다. 오늘 경기에서 상대 역습 때 볼 커버링이 매끄럽지 못해 위기가 계속됐다. 선수들이 상지대 전을 계기로 좀 더 분발해줬으면 한다."
올 시즌 춘계연맹전 3위를 달성한 숭실대는 토너먼트 대회의 절대 강자 중 하나다. 매번 조별리그를 어렵게 치르면서도 특유의 '승리 DNA'가 단기전에 거듭될수록 강력한 위력을 발산하며 상대에 큰 위협을 준다. 현재 주축 선수들의 잔부상이 많아 정상 스쿼드 구축에 어려움은 뒤따르고 있지만, 숭실대를 우승후보 0순위로 꼽는데 이견을 다는 이는 아무도 없다. 2013년 대회에서도 강팀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등 태백과의 남다른 인연도 숭실대에 큰 힘이다.
"태백에서 2012년 3위, 2013년 우승 등 유독 좋은 기억이 많다. 지난 시즌에는 고려대에 져 16강에서 탈락했는데 올 시즌 2년 전의 영광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이 목표다. 여러모로 팀 운용에 어려움은 많지만, 매 경기 방심하지 않고 똘똘 뭉쳐서 우승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상 숭실대 이경수 감독
[K스포츠티비ㅣ허 지 훈 기자] hjh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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