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르는 풀꽃
강화도에서 연육교를 건너면 석모도라는 섬이 나온다.
가을의 어느 날 , 작은 어항의 어느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식당 안을 잠시 둘러본다.
특이하게 생긴 다육식물의 화분 하나가 눈에 띈다.
주인이 보든지 말든지 개의치 않고
식물 두세 매듭을 취하였다.
그것은 죄책감 없이 그냥 가진 것이다.
집에 와서 묵은 화분을 씻은 뒤 곱게 심었다.
시나브로 겨울이 오고 엄동이 곁을 스친다.
가끔씩 베란다를 기웃하면
어디에 숨어 있었던지 다육식물은 보이지 않고
이름모를 풀꽃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것들은 다육식물보다 더 무섭게 자랐다.
어쩌나,
내가 목적한 것은 저것들이 아닌데.
어떻게 하지.
이 난감한 현실 앞에 망연히 서 있다.
첫댓글 어쩌겠나
인연따라 자네 집을 찾아온 푸른 생명을~
공간만 충분하다면 그냥 두시게나
잔디 푸른 정원에 온갖 풀씨들이 날아든다.
한 몇 년을 그대로 두었다.
이른 봄에는 아주 작은 식물의 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지고는
조금 큰 키 식물의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그것들이 지고 나면 바야흐로 잔디가 자기의 세를 과시하기 시작한다.
그런 광경을 완상하며 계절을 실감하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아내의 지청구가 산처럼 쌓인다.
가끔씩 감내하기 힘든 험담도 날아든다.
그렇게 세월이 가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이다 !
코로나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나도 몇번인가 주인 몰래, 승인 받고 몇 마디 취한 적이 있다. 지금은 이름이 가물가물...
화분의 잡초 이름을 추정해 보면, 선명한 사진이 아니라서 좀 그렇다.
이삭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 '새포아풀' 이라는 잔디처럼 혼동되는 잡초.
꼽사리 껴 잎이 달린 작은 개체는 길 가 화분 등에서 만ㅁㅎ이 볼 수 있는 '~냉이'로 짐작.
새포아풀을 잘 관찰하면 이삭이 곱게 색을 입을 때 한 컷.
~냉이도 하얀 꽃을 피운다. 볼팬 점보다 작은 예쁜 꽃이다.
직접 보면 쉬운데.... 내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다.
그렇구나.
그 이삭처럼 보이는 것이 '새포아풀' 이로구나.
하늘은 인연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내지 않는다.
이 세상에 이름없는 풀이 어디 있겠느냐.
오직 사람이 그 이름을 모를 뿐.
눈 밝은 이를 만나 이름 없는 풀이 새포아풀이 되었다.
새포아풀의 발아와 개화로 인하여
이렇게 서울에 봄이 왔다.
아니, 온 천지에 봄이 당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