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은 우리 막내의 직장과 집이 있는 곳.
막내를 보러가면서 벼루던 비토섬을 찾았고, 내킨 김에 막내와 예비사위까지 불러 함께 걸었다.
비토섬(飛兎島)은 섬의 모양이 ‘날아오른(飛) 토끼(兎)’를 닮았다고 생긴 이름이다.
거북섬, 토끼섬, 별학도(別鶴島) 등이 별주부전의 스토리와 딱 들어맞는다.
별주부전(鼈主簿傳)은 거북이의 꾐에 용궁으로 따라간 토끼가 간을 뺏기게 될 위기에 처하자 기지를 발휘해 뭍으로 빠져나온다는 스토리다.
비토섬에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덧입혀져 별주부전을 테마로 ‘토끼와 거북이길’이라는 약 8.5km의 걷기길이 만들어졌다.
이 길은 사천시가 조성한 이순신 바닷길 5코스 중 3코스의 일부이다.
그 중에서 비토섬 해안길과 월등도를 국제신문 근교산가이드를 따라 걷기로 했다.
비토섬은 비토교와 거북교로 연결된 섬이다.
별주부전은 해피엔딩이지만 비토섬 별주부전은 뭍으로 나오던 토끼와 거북이, 토끼 처까지 모두 죽는 새드엔딩으로 끝난다.
기지를 발휘해 뭍으로 빠져나온 토끼가 달빛에 비친 육지를 보고 성급히 뛰어내리다 죽은 곳이 월등도(月登島).
그 자리에 토끼 모양의 섬이 생겨나 토끼섬으로 불리고 있다.
하봉에서 월등도의 바닷길은 ‘신비의 바닷길’로 불리며 썰물 때만 건너다닐 수 있었으나 지금은 차가 다닐 만큼 높여졌다.
산행코스: 비토섬 휴게소 삼거리~범바위~낙지포마을~낙지포(비토해양낚시공원 입구)~삼거리~비토국민여가캠핑장주차장~별주부전테마파크 (중봉 거북정자)~하봉 정류장~월등도~토끼섬~거북섬을 거쳐 하봉 정류장
빨간 실선이 동선.
토끼섬과 거북섬은 들어가지 않았다.
<국제신문>
미리 준비한 표지기.
우선 도착지인 '하봉버스정류장'으로 함께가서 내 차는 그 곳에 대 놓은 뒤 막내차를 타고 시작점인 이곳으로 돌아왔다.
이는 차량회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
그런 뒤 '비토섬휴게소(폐업)'에서 '토끼길' 방향 50여m 건너에 노견이 풍부한 도로변에 막내 차를 댔다.
비토섬휴게소는 오래전 폐업이 된 듯. 이곳에 차를 댈려고 하였으나 마음 편하게 도로변에 댄 것.
비토섬휴게소 앞 삼거리에는 '별주부의 고향'이라는 벽화와 각종 안내판이 수두룩하다.
우리가 가는 방향은 '거북길'.
반대편 차를 댄 곳은 '토끼로(하봉·낙지포)'.
각종 안내판이 안내하는 '별주부전의 고향 비토섬'
토끼와 거북길 안내도.
곡각지점 택지가 조성된 곳으로 능선이 낮게 내려와 있어 다같이 산길로 올랐다.
석축으로 조성된 택지 뒤 나즈막한 능선에 올라서기 위해 좌측으로 조심스레 오르며...
뒤돌아 보았다.
능선에 올라서자 길흔적이 제법 뚜렷하다.
뒤돌아 본 모습.
천황봉 능선길은 '비토섬 둘레길'이라는 이름으로 꾸며져 있다.
준비해간 표지기를 매단 뒤...
키작은 싸리꽃과도 눈맞춤한다.
그 사이 청송댁 우리 아내는 고사리 꺾기에 열심.
범바위를 다녀오기 위해선 무덤이 있는 곳에서...
우측 길없는 곳으로...
20여m 치고 내려가야...
아스팔트도로에 닿아...
범바위에 갔다오기에 수월하다.사진은 천황봉 능선 무덤에서 20여m 치고 내려와(검은 화살표) 안내판 뒤로 범바위 가는 길(흰색 화살표).
범바위로 내려서는 길.
이 길은 '해안산책로'.
우리가 내려온 길은 '산책로 입구'라는 푯말로 안내하고 있다.
작은 반도 끄트머리 '범바위 가는 길'.
좌측으로 갯벌이 드러난 만(灣)이 옴폭하게 보인다.
끄트머리 뭉툭한 곳 무덤 한 기는 氣가 모인 혈(穴)자리(?).
바닷가 범바위에 올라서 "어데가 범바위고?"
온통 굴양식장인 듯.
바닷가에 완전히 내려섰더니 비로소 범바위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즉석에서 표지기를 급조하여 범바위 위 소나무에 걸었다. 굳이 '호암(虎岩)'이라 적었다.
그리곤 범바위 위에서 군고구마와 담금주로 요기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해안길로 돌아 오르자....
또 '바다 내려가는 길'이라는 푯말이 걸려있다.
다시 10분이 채 걸리지 않아 도로에 올라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우측으로 조성중인 시설들은 캠핑촌(?). 바다에 떠있는 섬들은 진도와 소진도, 그리고 굴섬.
명승횟집을 지나고...
별섬인 진도(辰島)를 바라본다.
우측 다리가 연결된 섬은 해양낚시공원인 별학도(別鶴島).
폐교인 듯한 곳에 꾸며진 '어촌체험휴양마을'.
바닷가쪽으론 별학도.
'J글렘핑장'을 지나고...
'이순신 바닷길' 낡은 표지판에 '3코스' '토끼와 거북이길'을 안내하고 있다.
중봉으로 오르는 입구는 '국민여가캠핑장'.정자 지붕이 보이는 봉우리가 중봉이고, 흰색 토끼상 뒤 커다란 토끼장에 토끼들이 있다.
토끼상 뒤 토끼장엔...
여러 마리의 토끼들이 굴을 파고 살고 있었다.
구불구불 포장임도를 따라올라...
2층정자가 있는 곳이 중봉. 2층정자는 머리와 꼬리가 선명한 거북이를 형상화하였다.
표지기를 건 뒤 야자매트가 깔린 숲체험길로 돌아 내려왔다.
정자에 올라 요기를 하려다가 바람이 세차 그만 내려와...
국민여가캠핑장에서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비토국민여가캠핑장 이용시간 및 추가요금표.
덩쿨나무꽃.
막내딸에게 '갈등'이란 단어를 설명하였다.
‘갈등(葛藤)’은 ‘칡(葛)’과 ‘등나무(藤)’로 칡은 오른쪽으로 휘감아 오르고, 등나무는 왼쪽 방향으로 휘감기 때문에 이 둘이 같은 나무를 타고 오르게 되면 서로 목을 조르듯 얽히고설키게 된다는 것.
이를 인생사에 빗대어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적대시하거나 충돌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정치판엔 유달리 갈등이 심해 "니죽고, 나살자" 하며 사생결단이다.
비토바다펜션 100여m 건너 하봉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다.
그곳엔 거북이 등에 올라탄 토끼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다. 우리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월등도(토끼섬,거북섬)로 내려간다.
바다로 이어진 길 건너에 월등도가 보인다.
신비의 바닷길이라더니 어느정도 정비된 길.
표지판.
월등도의 낡은 선착장.
월등도로 들어왔더니 널따란 '월등도 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좌측으로 길을 따랐더니...
갯벌이 드러난 곳에 섬속의 섬인 토끼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면으로 토끼섬을 쳐다보다...
야자매트와 데크가 깔린 우측 거북섬쪽으로 들어간다.
갯벌이 드러난 곳에...
빤질빤질 길이 나있다.
데크가 끝난 지점에서 데크로 둘레길을 만들어 놓은 토끼섬을 바라보다 그만 돌아섰다. 은근히 힘들어하는 아내와 막내.
우리는 바닷가 굵은 원목둥치에 앉아 잠깐 쉼을 한 뒤 바닷길을 건넌다.
사천은 낙조가 아름답다고 소문난 곳. 어느덧 서쪽으로 해가 기울고 있다.
네 사람이 함께 차량회수를 한 뒤 막내차마저 회수를 하였다.
막내가 내 스마트폰을 가져가 네비게이션을 설정한 뒤 건네 줘 어딘지도 모르고 따라갔더니...
'사남오리하우스'란 식당이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어선지 식당은 그야말로 성업 중.
아이들이 예약해 둔 음식은...
내 입엔 달달해서 그저그랬지만 지금 무엇이 맛이 없으랴.
소주 일병에 뽂음밥까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하였다.
집에 돌아온 다음날 수확물을 확인하여 데쳐 늘었더니 "에게게 3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