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가는 날 비온다고 어린이날인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니 야외 활동은 다했네요. 우리시절은 절기란 절기를 목숨 걸고 지켰어요.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라난다" 소파 방정환이 떠오르고 에예공 선물 고르느라고 행복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비가 와서 휴가를 냈어요. 천천히 봄비를 느끼면서 릴렉스하게 시간표를 채울 생각입니다. 커피가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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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를 짚고 간 김에 세익스피어를 정리하려고요. 세익스피어는 영국의 보물이지만 개인적으로 에스더 졸전 타이틀로 더 중요합니다. 에예공이 학부를 마치면 영화 디렉터를 공부해야 하는데 롤모델을 세익스피어로 삼기를 추천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그는 영국 왕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빅벤과 더불어 영국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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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2세가 지배하던 잉글랜드의 16세기 후반은 문예 부흥기일 뿐 아니라 국가적 부흥기였어요. 동시에 사회의 제반 양상들이 요동치고 변화하는 전환기이자 변혁기이기도 했습니다. 성숙한 문학적 또는 문화적 분위기, 역동적인 사회가 던져주는 풍부한 소재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곳곳에 녹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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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가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게 된 데에는 운 좋게도 문학적 자양분을 풍부하게 제공하는 시대에 태어났다는 점도 한몫 했다고 봅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잉글랜드를 내줄 지언정 세익스피어를 안 준다고 했대요. 오늘날도 수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 덕분에 먹고 산다고 보는데 그의 지혜를 흡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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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에게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학위는 없지만 세익스피어 때문에 먹고 산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오늘날 학술· 엔터테인먼트· 출판에 종사하는 수많 정치·경제·경영은 빵과 직결돼 있습니다. 인문학 또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마음·영혼의 영역에 더 가깝습니다. 인문학이 힘을 발휘하려면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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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아는 것이 힘이다’, ‘시간은 돈이다’를 기억하는 것처럼 문사철의 지혜를 외다시피 기억해야 합니다. 에에공! 셰익스피어 작품 5개만 말해보시라. 셰익스피어는 희곡 38편, 소네트 154편, 서사시 2편을 쓴 영국의 대문호에요. 그는 영국 왕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빅벤과 더불어 영국을 상징하지요. 표준국어대사전은 우리에게 셰익스피어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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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극작가·시인(1564~1616). 희극, 비극, 사극 등 많은 명작을 남겼다. 작품에 비극 <햄릿>, <리어 왕>, <맥베스>, <오셀로>, 희극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사극 <헨리 사세>, <줄리어스 시저> 따위가 있다.” 그의 작품은 <킹 제임스 바이블(1611)>과 더불어 영국의 굴기, 대외 팽창의 지적 토대를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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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집필 상의 필요에 따라 영어 단어 3000개를 만들었다고 해요. 그의 희곡에 나오는 1221명에 달하는 인물들의 입을 빌어 인생의 이모저모를 드러냅니다. 얄궂게도 동시대 작가들은 셰익스피어를 별로 인정하지 않았대요. 또 일부 식자층은 그를 ‘표절꾼’이라고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의 연극을 공연하는 3000석 규모 극장은 꽉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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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인구가 20만이던 시절에 말입니다. 재주만 있으면 ‘가방 끈’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한 대표적인 인물이 세익스피어입니다. (IQ를 190~230정도로 추정) 셰익스피어는 태어나고 사망한 인구 1500명의 작은 읍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에서 그래머스쿨(grammar school)을 다니며 라틴어와 그리스 고전을 배운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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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학위는 없지만 오늘날 학술·엔터테인먼트·출판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 덕분에 먹고 산다는 것 아닙니까? 다산 정약용(1762~1836)을 가톨릭과 유교가 서로 끌어들이려고 하듯이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성공회와 가톨릭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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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작품에서 성경을 약 1000번 인용한다.스티븐 그린블랫 하버드대 인문학 석좌교수는 자신의 저서 『세계를 향한 의지(Will in the World: How Shakespeare Became Shakespeare)』(2004)에서 셰익스피어가 가톨릭 신자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셰익스피어를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의 지혜를 흡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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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켄 러드위그는 『How to Teach Your Children Shakespeare(어떻게 셰익스피어를 여러분 자녀에게 가르칠 것인가』(2013)에서 자녀들이 셰익스피어를 알게 되면 또래에 대해 ‘헤드스타트(head start)’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해요. 그가 권장하는 방식은 자녀들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명문장을 외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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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작품 속에서 “자기 자식을 아는 아버지는 현명한 아버지다”라고 말합니다. 부모와 자식이 셰익스피어 문장을 함께 외우고 토론하는 가운데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포드 브라운이 그린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모든 종류의 사랑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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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구절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인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왜일까.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timeless)’ 속성이 있습니다.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말들이지요. 셰익스피어는 사랑 전문가입니다.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사랑의 기예다”라도 말한 소크라테스와 쌍벽을 이룹니다. 그의 주옥같은 어록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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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 뭔지 알기에는 사랑은 너무 어리다.”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랑을 청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청하지 않고 얻는 사랑은 훨씬 더 좋다.” "사랑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 “양심은 겁쟁이들이 사용하는 단어에 불과하다. 양심이라는 말이 처음 고안된 것은 강자를 두려움 속에 빠트리기 위해서였다.” “위대하게 옳은 일을 하려면 약간의 그른 일을 하라.”· “비참한 사람에게는 희망밖에 다른 약이 없다.” “치통을 인내심 있게 참을 수 있는 철학자는 아직까지 한 명도 없었다.”
2024.5.5.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