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족이라고 무조건 비싼 제품만 고집하지 않는다. 플리마켓(벼룩시장)을 돌아다니며 개성 넘치는 각종 생활명품을 값싸게 수집하는 알뜰파도 많다. 웰빙족에게 인기있는 유명 벼룩시장을 소개한다. ▲중고명품이 단돈 1만원, 압구정동 그린마켓 DKNY 코트 9,000원. 아르마니 회색 여성정장이 2만원, 돌체앤가바나 핸드백은 4만원. 패션 1번지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옥상에 위치한 하늘공원에는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 유럽식 벼룩시장 '그린마켓'이 열린다. 고객과 협력업체들이 기부하거나 싸게 내놓은 각종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 중고품이지만 깨끗하게 사용해 새 것과 다름없는 2,000여종의 명품이 1만~1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어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중고명품 시장인 그린마켓이 처음 열린 것은 지난해 4월, 여성 패션칼럼니스트 한영아씨(39)와 지인 5명이 모여 만든 벼룩시장 자선단체 '안나의 바자'를 통해서다. 안나의 바자가 현대백화점 본점 하늘공원을 빌려 진행했던 행사가 반응이 좋은 데 착안, 지난달 21일부터 백화점측이 직접 나서서 대규모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중고명품은 주로 패션회사 바이어, 홍보담당자,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등 안나의 바자에 가입한 200여명의 패션관련 전문직 및 일반인 회원들에게 싼값에 기부받은 것이다. 제품이 한정돼 있어 선호하는 디자인은 빨리 팔리므로 그야말로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 지하 식품매장에 장을 보러 왔다가 그린마켓에 우연히 들렀다는 주부 권희선씨(34)는 "백화점에서 봤던 35만원짜리 금색 발리구두를 샘플제품으로 8만원에 구입했다"며 기뻐했다. 직장인 김우중씨(29)도 "경제적 여건상 구입하지 못했던 프라다 백을 중고로 5만원에 살 수 있어 횡재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측은 그린마켓에서 거둬들인 수익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대중성 살린 예술품이 가득, 홍대앞 예술시장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 놀이터 공원은 예술가들의 '작은 전시장'이 된다. 나이,국적, 전공에 관계없이 자신이 직접 만든 '예술품'을 팔려는 사람들로 130여개의 톡톡 튀는 좌판이 벌어진다. '홍대 예술시장 플리마켓'이다. 인터넷상에서는 cafe.daum.net/artmarket으로 찾아가면 된다. 실제 미술을 전공한 전문 작가도 있지만 취미로 플리마켓에 참여한 아마추어 예술가들도 많다. 판매되는 물건도 손수 천을 이어 만든 수공예 가방, 전깃줄과 컴퓨터 칩으로 제작한 목걸이, 십자수 인형과 노트, 가죽으로 된 안경집을 비롯해 작가의 이름을 딴 의상, 각종 미술품 등 천태만상. 가격도 3,000원짜리 액세서리부터 3만원짜리 치마, 10만원짜리 인형까지 다양하다. 판매되는 물건 중에는 '말봉이네 집' 'mulu' 등 자신의 로고나 별명을 타이틀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한 작품도 많다. 또 물건을 산 손님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연말에 자신의 인터넷사이트에 사진을 올린 뒤 포토상을 뽑아 선물을 주는 신세대다운 기발한 마케팅도 눈에 띈다. 대학생 강유빈씨(22·여)는 "지난주 아크릴 물감과 구슬장식을 이용해 만든 티셔츠를 2만5,000원에 샀는데 친구들이 어디서 샀느냐며 부러워했다"면서 "유행을 타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마음껏 고를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홍대 플리마켓이 생긴 것은 지난 2002년 5월. 월드컵과 함께 서울시와 홍대신촌문화포럼이 문화운동 차원에서 홍대지역의 특징을 살린 행사를 마련한 게 시작이다. 현재는 '홍대 플리마켓 사무국'이 시장을 운영하며 심사를 통해 참여자를 받고 있다. 독창성을 중시하는 취지 때문에 순수 창작품에 한해 등록을 받는다. 따라서 대량 생산되는 이른바 '시장통 물건'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목혜균 사무국장(31)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개성'이 이곳의 최대 매력이라고 말했다. 홍대 예술시장은 야외에서 열리기 때문에 3∼11월 말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까지만 장이 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