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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재는 현실 세계에서 어떠한 하나의 지점인 경계를 기준으로 자신들의 삶과 환경, 행동양식에 영향을 주고받는 주체들이다. 거기에는 인간의 오감으로 느끼는 부분도 있고,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지는 것도 있다. 삶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후 지속적으로 마음속에 품게 되는 생각들이나 처해진 환경을 극복할 방법이 제시되지 않을 때 인간은 자신의 심연속 내용을 얼굴과 몸짓으로 드러내게 된다.
이동준의 사진이미지에는 인간관계 또는 사회적 상황에 따른 이해관계로 생기는 미묘한 변화들이 포착되어 있다. 창 너머로 시선을 주고 있는 스님의 표정, 부인인 듯한 여성을 뒤로한 채 돌아서 있는 남성의 모습, 하늘에 걸린 흰 구름에 짓눌린 듯이 고개 숙이거나 외면하고 있는 사람, 천막 포장의 끝을 쥐고 있는 아이의 눈 등에서 상념의 이미지들을 읽게 된다. 그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후의 느낌을 갖게 하는 호소력을 지닌 이미지들이다. 그래서 이미지들은 인간의 욕망 혹은 추구하는 것, 얻고자 하는 것을 상실했을 때, 마음속에 품게 되는 여러 생각의 편린들처럼 보이게 된다.
사진가가 발견했던 것은 그러한 인간 군상의 표정과 행동들 속에 숨어있는 현실이다. 작가는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만의 시각 형상을 드러낸다. 그것은 하나의 화각을 갖고서 대상에 군더더기 없이 다가가 정적인 정점에서 피사체를 배열해 노출을 주는 독창적 관점이다. 이러한 구체적 형식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이해한 인간관계와 환경에 따른 인간 삶의 제반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고 들어, 비유적이면서 절박한 향기를 피워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체험을 기초로 한 사회적 현실의 생활 형태에 대한 형상적 인식으로, 이미지 속의 대상들 자체가 지닌 실존적 감각을 세밀히 재현해 내고 있다. 이것은 인간이 지닌 강한 물질적 디테일에서 대상 그 자체가 갖는 현실성을 웅변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이 사진가의 주관에 의해 재구성되는 표현이라면, 그 안에서 보여지는 것은 본질적으로 사진가가 추구한 개인적 이해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념(想念)”展은 한 경계저머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들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내면 의식의 드러냄’이라는 인간 존재의 실존적 몸짓에 대한 작가의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 태 욱 (사진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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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대구미래대학 방송영상사진과 교수
개인전 1991_"변화되는 풍경" 대구 동아갤러리, 서울 한마당화랑 1997_"영원을 향한 멈춰진 시간" 대구문화예술회관 1998_"Reality through Myth" 서울 인테코화랑 2000_"이동준 초대전" 부산 영광갤러리 2004_"아웃도어전" 대구 Wes 2006_"상념" 대구 수화랑
그외 단체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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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 전시작가 이동준 | |